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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 ⓒ 연합뉴스 | ||
암호화 메신저 텔레그램 창업자 ‘파벨 두로프’가 한국의 테러방지법이 ‘빅 브라더 사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파벨 두로프는 지난 23일(현지시각)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이 끝난 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테러방지법을 알고 있다”며 “이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Big Brother)’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빅 브라더’는 소설에서 모든 정보를 감시하고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기관이다.
파벨 두로프는 “테러리스트는 자신들의 정보 및 메시지를 전달하고, 유통할 수 있는 많은 통로를 갖고 있다. 테러방지법을 통한 도·감청 확대는 한국 정부가 원하는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며 “정보기관의 권한 강화는 개인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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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일 밤 국회에서 열린 본 회의에서 테러방지법안이 통과 됐다. 2016.3.2 ⓒ 연합뉴스 | ||
하지만 파벨 두로프의 주장이 테러방지법을 지나치게 비약한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일 통과된 테러방지법안에 따르면 테러위험 인물은 테러단체의 조직원이나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로 규정, ‘테러단체’는 유엔이 지정한 테러단체(올해 1월 현재 79개)로 한정돼 있다.
국가정보원이 테러위험인물의 휴대전화 등을 감청하려면 법원의 영장이 필요하다. 통신비밀 보호법 7조에 따라 근거를 확실히 입증하고 고등 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국가정보원이 무작위로 감청할 순 없다.
또 현행법상 국정원은 금융거래 정보를 마음대로 추적할 수 없다. 현행법상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문서로 정보 제공을 요청하고, FIU가 수집한 정보를 서면으로 받는다. 반면 FIU로부터 금융정보를 요청, 열람할 수 있는 기관에 국정원은 제외돼 있다.
특히 야당이 우려한 인권 침해 부분에도 여야 협상 과정에서 야당의 제안을 수용해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 ‘대테러 인권보호관’을 배치하도록 하고 누구를 감청했는지 공식 기록으로 남게 해 국정원의 무고·날조를 보완할 수 있다.
지난해 IS, 파리 테러 이후 국제적으로 테러에 대한 위기의식이 고조되면서 국내에 테러방지법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파벨 두로프가 한국 통신법 현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채 주장하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테러방지법을 매도해 지난 2014년 카카오톡 사찰 논란으로 텔레그램으로 이동한 ‘사이버 망명’처럼 자사 메신저 이용자를 확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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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 기자 msjs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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