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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엔 안보리에서 초강력 대북 제재가 결의된 3일 오전 중국 랴오닝성 단둥 압록강대교 인근에서 중국 상인들이 기념품용 북한 모조 지폐를 들어보이고 있다. 단둥의 중국 각 은행 창구에서 만난 은행 관계자들은 북한 은행들과 달러, 인민폐(위안화) 등 모든 화폐를 통한 거래를 중단하라는 금융당국의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다. 2016.3.3 ⓒ 연합뉴스 | ||
북한 정부가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담당하는 사업부서에 ‘현지인 명의의 대포통장’ 확보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비영리 시민 안보단체 블루유니온(대표 권유미)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최근 해외사업 담당 부서에 중국인, 중국과 거래하는 해외 현지인·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과 대포폰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돈줄’이 막힌 북한이 국제사회 감시망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송금통로로 대포통장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불법 행위에 연루된 북한 정부나 노동당 관련 자산을 동결하는 내용이 담긴 대북 제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중 제재 대상에 북한 외화벌이를 총지휘하는 노동당 39호실도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중국도 북한은행들과 모든 화폐 거래를 중단했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이어 EU·호주에서도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8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2270호와 별개로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는 해운 제재와 해외 북한 식당 출입금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관여하는 단체와 인물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안을 발표한다.
북한 해외사업 부서는 무역, 북한식당, 무기·마약 거래 등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이 외화는 사업부서가 있는 현지 은행에서 중국은행으로 보내져 다시 북한으로 송금된다. 북한은 홍콩, 캄보디아 등지에 만든 페이퍼 컴퍼니 명의 계좌나 중국은행 개인 명의 계좌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북한 문제 전문가는 “북한은 그간 해외사업 부서가 이용한 계좌가 우리 정보 당국이나 현지 기관에 노출돼 ‘계좌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새로운 송금 루트 확보를 위해 대포 통장을 만들고 현지 정보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해외 사업부서 직원도 대포폰을 사용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권유미 블루유니온 대표는 “과거에도 일부 북한 해외 사업부서 직원이 중국인 사업 파트너 명의로 통장을 만든 경우가 있었지만,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대포통장을 만들라고 지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해외 각지에서 송금된 돈을 중국에서 현금화하고 인편으로 북한에 돈을 보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대부분 중국을 거쳤지만, 이번에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비교적 감시가 덜한 러시아를 통해 북한의 사이버 테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사이버 테러 외에도 온라인 도박, 해킹, 보이스피싱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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