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다이하드2 캡쳐
▲ 다이하드2에 속지 말라.
영화 ‘다이하드2’의 마지막 장면이다. 여객기를 타고 도망가는 나쁜 놈을 잡기 위해, 부르스 윌리스는 비행기 날개에 달라붙어 기내 진입을 시도하지만, 저지당한 뒤 활주로에 나뒹굴어진다. 그러나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주인공에게는 마지막 반전의 카드가 남아 있었다.
엔진 부위가 손상을 입어 연로를 줄줄 흘리며 이륙을 시도 하는 비행기를 보며 부르스 윌리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지퍼라이터를 꺼내 새고 있는 기름에 불을 붙인다. 불길은 땅에서 벗어난 비행기를 따라 하늘위로 올라가면서 결국 악당은 마지막에 죽는다는 헐리우드의 법칙을 다시 한 번 재확인해 주었다.
아무 생각 없이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연료탱크의 폭발로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를 보면서 희열을 느껴을 테지만 기름에 대해 아는 사람이 봤을 때에는 “피씩~” 하며 비웃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항공유는 발화점이 높아 절대로 영화에서처럼 불길이 비행기를 따라가지 못할뿐더러 고작 라이터 불로는 점화가 안 되기 때문이다. 과학을 무시한 영화이지만 관객의 재미를 위해서라면 이정도의 꼼수는 봐줄만 하다. 영화는 영화일 뿐 현실과는 다르다.
▲ 한겨레의 천안함 기뢰 침몰설 기사 및 논설
한겨레는 지난 8월 27일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의 논문을 통해 또다시 천안함 음모론을 제기하였다. 오전 9시 46분 제일먼저 기사를 내 보낸 뒤 오후 3시 57분에는 후속기사를 통해 누리꾼들이 천안함의 진실을 못 믿는다며 재조사를 요구한다는 여론동향 기사를 게재했고, 저녁 7시 8분에는 사설을 통해 천안함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한겨레의 기사와 사설은 천안함을 믿지 못하는 네티즌들과 일부 언론사에 영감을 주었고 검증되지도 않은 사실에 국민을 또다시 분열로 갈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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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겨레에서 같은 날 게재한 천안함 기뢰 설 기사 및 사설 ⓒ 한겨레 캡쳐 | ||
▲ 김소구 박사의 실험은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을까?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장은 ‘지진파, 공중음파, 수중음파’의 여러 데이터를 종합하여 분석한 결과 천안함 사건 당시 폭발의 지진 규모는 2.04, 폭발 수심은 8m, 폭약량은 TNT 136kg에 이르며 이는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수심 6~9m에서 TNT 250kg의 폭약량과는 다르다고 소개 하였다.
과거에 해군이 TNT 136kg의 기뢰를 해저에 설치한 기록이 있고 그 기뢰가 현존하기 때문에 자신의 연구 결과로는 어뢰가 아니라 기뢰에 의한 침몰이며 시뮬레이션 확인 결과 딱 맞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 하였다. 김 박사는 이 같은 연구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하였다.
얼핏 보면 김 박사의 인터뷰 내용이 진실인 것 같다. 물론 자신의 전공 분야를 바탕으로 조사 하였으니 김 박사의 논문 자체가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떤 기준으로 측정했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특히 버블 주기에 대해서도 어떤 방식으로 측정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합조단에서 발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수심 6m에서는 TNT 250kg의 폭약이 필요하고, 7m에서는 300kg, 9m에서는 360kg의 TNT 폭약이 필요하다. 이는 김 박사의 수심 8m에 TNT 136kg과는 확연히 차이나는 부분이다.
▲ 2차 대전 초기에 개발 된 MK-6 폭뢰는 둔감성 화약으로 제조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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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K-6 폭뢰 그림 | ||
MK-6 폭뢰의 역사는 매우 길다. 2차 대전 초 영국에 의해 개발 되었으며 독일의 유보트를 주 타겟으로 삼았다. 수중음파탐지로 유보트가 발견 되면 그 일대를 폭뢰를 살포하여 공격했던 것이다. MK-6 폭뢰는 초기 모델로서 주 장약은 TNT 136kg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TNT 136kg 급이 아니라 TNT 136kg 이라는 얘기이다. TNT 명칭은 폭탄이기도 하지만 폭약량을 계산하는 단위이기도 하다. 히로시마에 사용 된 원자폭탄의 위력은 TNT 2만 톤급이었는데, TNT 폭약 2만 톤을 한 지점에 폭발 시켜야 그만한 위력이 나온다는 뜻이다.
천안함을 인양하면서 검출 된 화약들 중에는 TNT 뿐만 아니라 RDX등의 화약도 있었다. RDX 화약은 폭발력이 강한 민감성 이다. 기름으로 비교하면 휘발성이 매우 강한 휘발유에 해당 되는데 TNT는 이와 반대로 둔감성에 속한다. 둔감성은 발화하기가 어렵지만 취급이 쉽고 위력이 약해 사용자가 원하는 만큼의 폭약량을 설정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민감성 화약은 위력은 강하지만 잘 못 취급하면 폭발하기가 쉬워 사용에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MK-6 폭뢰는 둔감성 화약인 TNT로 채워져 있다. 2차 대전 당시 군함에 항시 적재하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안전한 TNT 화약을 사용 한 것이다. 또한 폭뢰의 특성상 수면에 살포 후 얕은 수심에서 폭발할 경우 자함이 피해 받을 우려도 있어 사용이 간단한 TNT를 사용한 것이다. 게다가 상대는 70년 전에 생산 된 잠수함의 할아버지 격인 독일의 유보트였다. 잠수함은 특성상 약한 충격만 받아도 수압에 의해 큰 손상을 입는다.
MK-6 와 같은 둔감성 화약을 사용한 폭뢰는 기폭장치의 작동 없이 충격만으로는 폭발하지 않는다. 수류탄을 안전핀을 부착한 상태에서 바위를 향해 힘껏 던져도 폭발하지 않는 이유가 다 화약의 특성 때문이다. 한마디로 말해 기폭장치도 없이 충돌만으로 기뢰가 폭발했다는 것은 영화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 김소구 박사의 착각
김 박사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구했더니 폭약량이 136kg이고 이것과 유사한 것은 해군이 설치한 기뢰인데, 이 기뢰는 현존한다고 답변 하였다. ‘현존’ 이라는 의미가 서해바다에 매설되었는지, 해군이 보관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가설명은 없었지만 글의 정황상 아직도 서해 바다에 매설 되어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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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제삼각지지대에 설치 된 MK-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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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이 후 서해에 남게 된 기뢰 본체는 2008년 해군이 OO발을 회수 하였다. 기뢰제거는 평균 수심 6m인 지역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천안함이 침몰한 수심 47m 지역으로 기뢰가 유실 되었다면 해군 측에서 제거하지 못했을 것이나 실종자 수색이나 천안함 인양시 기뢰의 잔해는 발견 되지 않았다.
▲ 뇌관 없는 MK-6 기뢰는 폭발이 가능할까?
거세 된 환관이 아이를 출산할 수 있을까? 불가능한 것처럼 기폭장치가 제거 된 MK-6 기뢰는 폭발하지 않는다. 물론 특수한 상황 속에서 극히 미약한 확률로 폭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합동조사단은 MK-6 기뢰의 폭발에 대해서도 조사를 했었다. 뇌관에 연결 된 전선이 단선 되어 바닷물에 노출 될 시 볼타전지의 원리에 의해 전압이 발생하여 전기뇌관이 기폭될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1v의 전압과 5~10mA의 전류가 발생하게 되면 전기뇌관이 작동할 수 있는데, 합조단의 실험을 통해 전압은 0.47v 발생했지만 전류는 발생되지 않았다. 즉 MK-6는 씨없는 수박이라는 것이 증명 된 것이다.
▲ 만에 하나 MK-6 기뢰로 천안함을 두 동강 낼 수 있을까?
합조단은 기적 같은 확률로 인해 유실 될 수 없는 기뢰가, 47m 해저에 가라앉았다가 천안함이 지나자가 저절로 부상하여 천안함을 공격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MK-6 기뢰가 폭발했을 경우를 가정하여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을 진행 하였다. 영국 조사팀의 분석결과 20개의 기뢰가 한 곳에서 동시에 폭발해야지만 천안함과 같은 손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참고로 MK-6는 2차 대전 초기 때 개발 되었고, 잠수함의 원조는 독일의 유보트를 상대하였다. MK-6 폭뢰에 의해 침몰 된 초창기 잠수함의 사진을 보면 천안함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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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K-6 폭뢰에 침몰한 독일의 유보트 인양 후 모습 ⓒ 빤스지기 블로그 캡쳐 | ||
▲ 믿을 수 없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은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다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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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한겨레 사설 캡쳐 | ||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천안함 사건 후 2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이라 하였다. 이 사설을 작성하신 분에게 정중하게 합동조사단이 발표한 ‘천안함 최종보고서’를 읽어 보라고 권해 드리고 싶다. 영문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글판도 있으니 읽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참여연대는 한겨레의 기사 후 천안함 침몰 원인 전면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8월 27일 논평을 발표했다. 참여연대의 발 빠른 행보에 기가 막힐 뿐이다.
그동안 언론에서 제기했던 천안함 음모론들에 대한 것들도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설명되어 있다. 그것을 읽었는데도 믿지 못하겠다는 것은 자신이 천안함 종교에 빠진 것은 아닌지 스스로를 관찰해 봐야 할 것이다.
▲ 북한도 인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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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포스터와 천안함 사진 | ||
사업차 북한을 방문한 한 중국인이 천안함 침몰 후 북한에서 선전하고 있는 포스터를 사진 촬영하여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 제공 하였다. 포스터에는 천안함으로 보이는 군함을 주먹으로 내려치며 천안함과 유사하게 두 동강난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포스터의 선수 부분에 두 개의 포신이 보이는데 천안함의 실제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도 북한이 저질렀다고 발언 한 바 있으며, 천안함 침몰 직 후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도 “남북 관계를 잘 했으면 천안함이 침몰했겠느냐” 며 이명박 정부를 비난 하였다. 모두가 천안함이 왜 침몰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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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뢰 공격으로 침몰 하는 호주의 구축함 | ||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결정적 증거는 천안함 자체 말고도 또 있다. 1999년 호주의 콜린스급 잠수함이 퇴역하는 에스코트 구축함에 MK-48어뢰를 발사하는 장면이다. 단 한발의 어뢰 공격으로 구축함은 두동강이 나며 침몰 하였는데 그 모습이 천안함과 놀라만 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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