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 속에 붕어 없고, 가래떡에는 가래가 없었고, 칼국수에는 칼이 없었다.
18세기 중반에 영국에서 시작 된 산업혁명은 생산량의 증대를 가져왔고 사회 여러 분야를 급속도록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본주의의 더러운 돼지들에게 착취당하는 가난하고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는 근로자들이 있었다.
근로자들의 착취를 통해 성장한 자본주의를 점차 이성을 되찾으며, 기계 대신 사람을 보기 시작하였다. 법은 약자들을 보호하였고 약자인 근로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어 자본가에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 하였다. 노동조합의 탄생은 700년 전 영국에서 시작 된 민주주의의 원류인 ‘마그나카르타’를 연상하게 한다. 왕의 절대권력에 맞서 의회의 동의 없이는 왕이 전권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제동장치를 건 것이다.
이처럼 노조는 세력이 약하고,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한국에서 접하는 노조에 대한 소식은 약자가 아니라 강자의 집단으로만 보인다. 고액 연봉과 각종 복지혜택이 보장 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권력화 되어 있으며 심지어 헌법에 신분이 보장 된 공무원들까지 노조를 만들었다.
권력을 쥔 노조들만 있어서인지 매스컴을 통해 접하는 노조에 대한 소식은 정치활동이 주류를 이룬다.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공무원 노조는 어떤 활동을 하는지 전공노의 ‘성명/논평’을 통해 확인 해 보았다.
전공노 홈페이지에는 2009년 9월 23일 ‘[공동성명]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부는 공무원노동조합 총투표 방해를 중단하라’ 라는 제목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374편의 성명·논평을 게시 하였다. 그 중 128개의 게시물은 노조활동과 직접 적인 관련이 없는 정치적 발언 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책에 대해 반대를 하며, 새누리당 지자체장들을 원색적으로 비난 하는 글들이 주류를 이었다. 4대강 사업, 제주해군기지 건설, 한미FTA, 광우병을 거짓 보도한 PD수첩에 대한 옹호, 타 노조들의 파업에 대한 지지선언들도 있었다. 장관들의 인사 청문회에 대한 의견도 적극적으로 표현 하였는데 이는 국회의원들의 고유권한으로서 일반 시민의 신분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개입하는 것은 월권행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정당에 대한 전공노의 편파적 비난은 극에 달 하였다.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前서울시장에 대한 비난과 여당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성명 발표가 있었지만 야권에 대해서는 단 두건의 비난만 있었을 뿐이다. 인천대 법인화법 처리에 합의한 민주당을 규탄한 것이 1건(2011. 8. 23), 인천시의 재정위기 해소를 위해 공무원 수당 삭감을 시행한 것에 대한 송영길 인천시장을 비난 한 것 1건(2012. 3. 22)만이 있을 뿐이다.
2012년 6월 9일 조갑제닷컴에서 보도한 이해찬 대표가 1995년 서울시 정무부시장 시절 자신의 형 부동산 등기서류를 잘 못 작성했다는 이유로 송파구청 하위직 공무원의 뺨을 때린 것에 대한 전공노의 성명은 없었고, 2011년 2월 자신의 이름을 모른다며 동사무소의 연약한 여직원에게 행패를 부린 前 민주노동당 소속의 이숙정 성남시의원에 대한 논평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공무원을 위한 노조를 만들겠다고 탄생한 전공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전공노의 진정성을 알 수 있는 두 건의 논평이 있는데 하나는 리영희 선생의 타계를 애도 한 것이다. 故 리영희 선생은 생전 “이북에서는 새 나라 건설을 위해서 새 술을 새부대에 담는 민족정기가 넘쳐 있는데, 같은 시각 남한은 썩은 술을 낡은 부대에 그대로 담고 있는 꼴이었어”, “6.25를 전후로 해 진정한 애국자는 북으로 갔다.”, “한국이 한반도 유일 합법 정부가 아니다.” 등의 발언을 한 바 있다. 2011년 12월 21일에는 논평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라며 북을 향해 애도의 찬사를 보내기도 하였다.
전공노를 향해 노조가 왜 필요하며, 그들에게 있어서 애국은 무엇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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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공노 게시판 캡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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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 sagin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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