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5월 27일 창설된 육본 정보국 3과(특별조사과)는 미 제 971 CIC로부터 방첩업무를 인수함과 동시에 SIS로 개칭되었다가 CIC로 재편되어 방첩업무를 수행하던 중 정보국으로부터 독립하여 대공 전담기구인 육군특무부대로 기구가 확장됨으로써 좀더 체계적인 대공활동을 수행하게 되었는 바, 그 기능은 미 제 971 CIC가 수행하던 기능을 모방한 것으로서, 적극적인 기능과 소극적인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적극적인 기능으로는
- 간첩 및 오열 적발 처리
- 태업, 선동 및 파괴자의 적발 분쇄
- 이적행위의 적발 처리
- 반국가 및 반군 음모자의 적발 처리 등이며
둘째, 소극적인 기능으로서는
- 군사첩보, 인원, 문서 및 시설에 대한 보호
- 군과 관련된 민간시설의 보호
- 방첩사고 미연방지 등이다.
이와 같은 적극적 및 소극적인 기능 이외에도 특무부대는 상부릐 특명사항을 처리함으로써 군 발전을 도모함은 물론 정국안정에도 많은 기여를 하였는 바, 당시의 부대는 3개의 활동부서(특무과·조사과·내정과)와 2개의 지원부서(행정과·군수과)로 구성된 본부와 8개 지구대로 편성되었다.
60여년이 지난 지금 기무부대의 기능과 비교해 보면 놀랍게도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나라의 안보상황이 근본적으로 변하기 않고 있다는 반증이며, 부대의 전통을 웅변해 주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정보수사기관이 걸어온 길
1950년대 특무부대는 사실상 국내 유일의 정보수사기관으로서 국가에 공헌한 점도 많았으나, 일부 부대원들의 지나친 월권행위와 정치개입 의혹 등으로 국민들 사이에 다소 부정적으로 비춰진 것도 사실이었다.
이에 따라 1960년 4·19혁명으로 자유당 정부가 무너지고 허정 과도정부가 들어서면서 육본 작전지시 제 28호에 의해 부대는 특무교육대 및 경기지구 파견특무대(511 특무대)를 제외한 전 파견대가 관구·군사·군단·사단의 지취체계에 예속되었다.
이어서 민주당 정부가 수립되자 ‘육군방첩부대령’(국무원령 제 36호, 1960. 7. 20. 개정)에 의거 1960년 7월 20일 부대 명칭이 「방첩부대」로 바뀌고 기구와 업무가 축소되는 조치가 단행되었다. 이에 따라 방첩부대 출발 초기에는 부대업무가 크게 위축되었다.
하지만 1962년 1월 20일에 제정된 ‘군형법’과 ‘군사법원법’에 따라 방첩부대에 군사법경찰권이 부여됨으로써 간첩 검거 및 좌익세 색출을 위한 법적 여건이 보장되었다. 이후 방첩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할 수 있었고, 부대 업무가 더욱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군 안정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부대원들의 지나친 월권행위와 권위적인 자세로 군은 물론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던중 1968년 1월 21일 북한이 우리사회를 혼란 시킬 목적으로 김신조 무장공비 일당을 남파, 청와대 습격을 기도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당시 방첩부대는 간첩 침투 경로를 추적하여 피지원부대에 제공하는 등 효과적인 대간첩작전에 크게 기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장공비들이 침투하는 과정에서 방첩부대원이라고 사칭하여 검문을 통과함으로써 방첩부대에 대한 국민 감정을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동 사건을 계기로 방첩부대의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장병 및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 대통령령 제 3593호 및 국일명(육) 제48호에 의거 1968년 9월 23일 방첩부대에서 육군 보안사령부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부대기구를 개편하였다.
한편 1970년대의 국내외 정세는 군사 분야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주요 무기의 국산화를 위한 방위산업 육성,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기구개편, 국방비 과다지출 해소를 위한 경제적 군 운영 등의 자주국방태세 확립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의거 1977년 각 군 보안부대도 통합하게 되었으며, 군수산업보안부대를 창설하였다.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을 시해한 사건이 발생하자 다음날인 10월 27일 04:00를 기해 전국에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이와 함께 국군보안사령부에서는 비상사태 조치계획에 의거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고 국내의 모든 수사·정복관을 감독·조정하게 되었다.
1978년에 대통령 특별지시로 폐지되었던 일반정보 업무가 1980년 1월에 다시 부활되었다. 1979년 10월 27일 비상계엄령이 선포되고, 보안사령부에 「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되면서 사실상 국가의 모든 수사 및 정보업무를 관할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됨으로써 중단되었던 일반정보업무는 2년만에 다시 부활하게 되었으며, 정보수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국가정보수사기관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제 6공화국 정부가 출범한 후 시대 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5공화국 당시 일반 정보활동을 하던 정보처를 폐지하는 동시에 부대원도 약 15%감편하였다. 그러나 1990년 윤석양 이병 사건으로 다시 한번 시련을 겪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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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캡쳐 화면 |
이 사건으로 보안부대는 여론의 혹독한 비판을 받았으며, 국방부장관과 보안사령관이 퇴진하고 국군보안사령부라는 이름도 국군기무사령부로 바뀌었으며, 대폭적인 기구개편과 축소가 이루어졌다. 또한 보안사의 서빙고 분실도 1990년 11월 10일 철거되고 말았다.
문민정부 출범 이후 사회 각 분야에서 이루어진 개혁에 발맞추어 이루어진 군 제자리 찾기의 일환으로 국군기무사령부에서도 대규모의 기구개편을 비롯한 대대적인 개혁이 이루어졌다. 과거 윤석양 사건이후 민간사찰 논란이 많았던 2처(전력지원처)의 해체와 정부 및 각급 기관에 출입하던 요원들의 전면 철수가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기간 동안 우리사회는 노사갈등은 물론, 한반도의 안보와 통일 문제를 비롯하여 한미동맹, 과거사 청산, 양극화해소, 경제발전 전략 등을 둘러싸고 진보 좌파와 보수 우익세력간 이념적·정치적 대립양상을 보였다. ‘남남갈등’으로 표현되는 이 현상은 10년내내 지속되었다. 이러한 갈등은 군내에도 영향을 미쳤고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군의 중심축이 흔들리는 경향마저도 보였다.
이와 같은 추세와 관련, 기무사는 군의 이념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안보 위협에도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필요로 하게 되었으며, “부대 기반의 정예화와 전문화, 그리고 과학화를 달성하며 21세기 선진 군정보수사기관으로서의 도약”을 모토로 조직의 개편과 함께 혁신조치를 지속해 나갔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에는 변화된 정세에 맞게 조직을 재편하고, “국기를 보전하고 강군 육성에 기여함으로써 「군과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군정보수사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 과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 덕기 (전 기무사 방첩단장/ 현 충호안보연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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