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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대학부 : 장려상) 김하연장려상-대학부 ● 김하연 서강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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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11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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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장려상-대학부 김하연 서강대학교

1. 보수주의자 이해하기

작년, 우연한 기회로 지성과 반지성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이승만 정권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최근의 촛불시위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정치 현상에 대한 류근일, 홍진표 두 사람의 대담이 실린 책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친북 세력과 북한 인권 옹호세력이 다르다는 걸 이해할 수 있었고, 과거에 적지 않은 지식인들이 주체사상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견해에 대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일부 있었는데, 그건 류근일, 홍진표 두 사람이 최근의 반미 시위나 촛불집회와 같은 현상들을 지나치게 친북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확고히 가진, 그리고 힘든 시간을 보내며 나름의 깨달음을 얻어 도그마를 경계하고 가급적 넓은 틀에서 현상을 조망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왜 이런 문제를 꼭 남북관계의 시각에서만 바라보고자 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을 당시에는 도무지 풀기 어려웠었다.

결국 나는 그들의 그런 태도가 전문가로서의 경직된 사고방식의 일환이라 결론지을 수밖에 없었다
.

그러나 그들이 일반인의 시각으로 보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심각하게 종북, 혹은 친북에 대해 생각하는 이유를 진보의 그늘을 읽으며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진보의 그늘은 남한의 다양한 지하혁명 조직에 대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북한이 이들 조직에 대해 어떤 지령을 내렸는지, 이들 조직이 어떠한 행동을 해왔는지에 관한 자료들을 상세히 정리해서 보여준다. 때문에 자신들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대담인 지성과 반지성에서 알 수 있었던 것 보다 종북세력의 활동들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으며 우파들이 다양한 정치적 현상을 종북혹은 친북과 연계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정치적 배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있었다.

2. 색깔을 주장하기 이전에 알아야 할 현실들

사실 나를 비롯한 적잖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종북이라는 말은 너무나도 생소하게 다가온다. 전쟁이 끝난 지 60여년이 지난 지금에 있어서 적화통일이나 간첩이란 단어는 자기 분야에 몸을 담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리 큰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어려운 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1970~1980년대의 독재정권을 몸소 겪은 사람들은 국가 안보라는 미명하에 자유를 제약받은 적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누군가를 빨갱이,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태도 자체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보, 보수를 가르기 전에 분단의 역사가 진행 중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왜, 대한민국이 빨갱이란 단어에 이렇게 민감하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아보고, 이해하고자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치적 사실, 그러니까 팩트(fact) 그 자체를 부정하지 않고 받아들여야 진보와 보수를 외치는 사람들이 도그마에 빠지지 않고 건전하게 토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친북, 종북, 지하당 조직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냉소로 귀결되는 건 독재정권 시절 내 내 이런 구호를 이용해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되었기 때문이며, 또 실제로 지금도 이런 구호를 일부 보수주의자들이 정치적으로 악용하고자 하는 현상이 빈번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국민들은 실제 일어난 사건까지도 음모론으로 치부하게 되고 일부 진보주의자들 역시 이런 흐름을 정치적으로 기꺼이 악용해 모든 북한 관련 문제들을 음모론으로 몰아감으로써 자신들의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의 과장과 진보주의자들의 음모론적 태도를 넘어서 진보의 그늘은 팩트를 제시한다. 생각보다 아주 체계적으로 지하당 운동이 전개되고 있었으며, 이런 운동이 최근의 정권에까지 이어져오고 있었다는 점들을 말이다. 책은 196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의 다양한 지하당 운동들과 더불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운동의 계보들, 한의 지하당 조직이 어떤 체계를 통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어떤 지령들을 내렸는지를 말해준다.

특히 부시의 내한 시 국가적으로 분란이 일어난 것처럼 보이게 각종 시위를 촉구하라거나, 반미 운동을 추진하라는 북한의 지령들을 읽어보면 보수주의자들이 반미주의자들을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여 경계하는 게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듯이 터무니없는생각이 아님을 이해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구체적인 자료를 보기까지는 왜, 반미적인 내용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종북 세력이라 규정하는지 논리적으로 뿐 아니라 심정적으로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북한이 실질적으로 최근까지 반미를 부추기는 지령을 내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은 그러한 경계에도 타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실제로 촛불시위에 참여한 인사 중에는 남민당 출신의 인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상황들을 모두 인지하고 주시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반정부 시위에는 종북 세력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판단하는 것에는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모든 사회복지 운동, 반미 운동을 종북주의 운동으로 규정하거나 자본주의에 대한 건전한 비판까지 속칭 좌빨로 규정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건전한 태도는 아니다. 그러나 지하당 세력과 관련된 사실들에 대한 이해는 이러한 문제를 북한과 연계지어 이해하는 시각그 자체를 고리타분한 태도로 배척하거나 보수적 도그마에 빠진 노파심으로 치부하지 않으며 보다 열린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3. 과연, 모든 종북 세력이 반남, 친북주의자였을까

진보의 그늘은 다양한 종북주의 세력에 대한 계보를 밝히며 종북주의 운동 자체는 김영환의 주체사상으로부터 출발했다고 이야기한다. 지성과 반지성의 담론자로 등장하는 홍진표 역시 주체사상에 이끌려 좌익 운동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들이 생각하는 주체사상은 극히 인간적인 사상, 자본주의 체제의 인간 소외적 현상의 해결책으로서 작용할수 있는 그런 사상이었다.

진보의 그늘을 인용하자면 종북 운동의 일부는 타락한 자본주의가 아닌 고상한 사회주의가 미래대안이며, 사람을 주인으로 만드는 주체사상이 실현된 사회로 가기 위해 사람을 효율의 대상으로만 보는 신자유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변질됨으로써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주체사상을 외치며 북에 접촉하고, 나름의 단체를 만들어 활동한 모두가 소위 남한을 자본주의의 구렁텅이에서 구해내자는 혁명정신으로 움직였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남는다. 오히려 치기어린 엘리트주의, 순진하고 맹목적인 권력욕, 유치한 영웅심리, 자기가 주류가 아닌 사회에 대한 반감이 이들이 종북주의적인 활동을 하도록 만든 주요 동인이 아니었을까.

오히려 주체사상의 원조였던 김영환이 북한의 실상을 보고 전향했다는 점
을 생각한다면 종북이란 하나의 허울일 뿐, 적잖은 종북주의자들은 결국 사욕에 따라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

실제로 책에 나온 자료에 실린 ‘<통혁당>이 지원한 학생단체들을 살펴보면 이러한 의문은 더 깊어진다. <통혁당>이 꾸준히 지원해왔던 학생단체 중 최저학벌의 학생들은 동국대의 민족주의 연구회에 그친다. 그 외의 대부분의 단체는 서울대에서 운영되었다. 그러나 <통혁당>이 엘리트주의를 내세워 굳이 서울대 출신에 국한해서만 이런 단체를 운영하려고 한 것 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더불어 오로지 서울대에 재학했던 학생
들만 반외세, 반자본, 반봉건에 대한 인식이 있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결국 권력에 대한 야망’, 내가 무엇인가가 될 수 있다는 욕심이 이런 단체들이 양성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 걸 수도 있다. 요즘 대학생들이 쉽게 빠져든다는 다단계회사나 신흥 종교단체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더 쉽게, 맹목적으로 단체 활동을 했을 수도 있다. 또 지나치게 편향된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었을 거고, 자신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모르고 사탕발림에 넘어가 일부 단체에 속해서 활동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종북주의자들이 실은 진정한 반남한, 친북한주의자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견해를 들어 이러한 운동이 우리 현실과 무관하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분단 및 휴전 상황을 고려한다면 실상이 어떠하든 종북주의는 위험하다
. 그러나 지하조직의 팩트를 규명코자 하는 노력은 앞에서 말한바 대로 아무것도 모른 채종북주의적 단체에 속해 활동을 한 사람들까지 한데 묶어 위험인자로 분류하는 태도 역시 위험하다는 걸 주지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4.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자본주의 체제 자체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한다.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서 살아가는사회에서 이는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자본주의라는 체제 그 자체를 비판할 여지조차 남겨두지 않은 채 이를 모두 종북으로 규정한다면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순응하는 노예 같은 시민이 될 수밖에 없다. 분단이라는 현실 때문에 자유경제 등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행위가 비난받아 마땅할 일로 규정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태도는 자칫하면 모든 진보를 종북으로 규정하는 태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기와 다른 사상을 지닌 사람들을 종북세력이라 규정하고 배척하는 행위는 애초부터 건전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토론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겠다는 것이며, 또 다른 독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보의 그늘은 이러한 점에서 각 지하정당 조직들이 왜 생겼으며, 어떻게 생겼는지에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견해를 암시적으로 내비친다.

책에서 인용한 안병직 교수는 <인혁당>을 자생적 정당, <통혁당>을 북한의 지령조직이라 분류하며 각 세력의 발생 과정을 소상히 규명하였다. 결국 이는 전자와 후자를 구분함으로써 전자의 경우는 심히 반국가적인 내용을 제외한다면 한국의 정치과정의 일부로서 이해할 여지를 주겠다는 태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안병직 교수의 견해를 인용한 글에 따르면 그는 <통혁당> 자체도 근현대사 발전의 한 산물이라고 본다. 결국 이들 세력들에 있어서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과 접촉함으로써 남한의 안보에 위협을 가한 부분들이 된다.

결국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특정 정당이 종북 세력이므로 배척하자는 논리가 아니다. 물론 일부, 소위 진보 및 평등을 주장하는 <민노당> 등 일부 정당에 대한 언급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은 특정 정당에 대한 논의를 위함은 아니다.

오히려 저자는 종북 세력이 김대중
, 노무현 대통령 캠프에서 주요 정치인사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인사 중에도 윤관덕이란 종북인사가 존재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국민들이 특정 정당이 아니라 종북세력의 정치 참여 그 자체를 경계하고 정치 참여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인식케 한다.

결국 문제는 종북세력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른다. 종북세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거나 도그마에 빠져 자기와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을 종북세력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세력, 더불어 역으로 종북세력에 대한 언급 자체를 정치적 음모론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일부 과격 주의자 및 정치 권력자들의 태도들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왜냐하면 대부
분의 국민들이 종북 세력의 정치 참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철저하게 신뢰하지 못하게 된 것도 종북관련 언급은 클리셰적인 정치 쇼(show)로 인지하게 된 이유가 크기 때문이다.

책에서 언급된 노무현 정권에서 이뤄졌던 종북 관련 사건이 묻
힌 일 역시 이러한 이유 탓이 클 것이다. 어쩌면 종북 문제 그 자체를 악용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적잖은 사람들은 분단국가의 국민들에게 상당히 중요한 친북종북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기회를 박탈당한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진정으로 사람들이 분단국가의 현실을 인지하고, 종북 인사들의 정치참여에 대한경각심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치 권력자들도 그리고 정치 담론에 참여하는 모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색깔론에서 벗어나 서로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태도가 필요하다. 팩트 그자체를 정직하게 인정하며, 색깔의 문제를 사욕만을 추구하거나 권력 쟁취 및 비난만을 위한 비판을 위해 이용하지 않고 진지하게 생각하려는 자세 역시 말이다.결국 중요한 것은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개개인의 사상과 견해에 담긴 진실성이기 때문이다.

5. 보다 열린 태도로 더불어 살아가기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가 사회주의체제의 허상을 보여주었다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이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세계적 금융위기는 자본주의체제의 허상을 보여주고 있는 중이다. 자본주의 국가 중의 자본주의 국가라 칭할 수 있는 미국의 다양한 학자들도 이제는 자본주의 4.0과 같은 새로운 방향의 자본주의,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사회에 대해 모색하며, 기존의 신자유주의 체제를 비판하고 있다.

이제는 국가들이 보수 혹은 진보라는 당의 성향 자체와 관계없이 가장 국민들이 원하는
, 국민들에게 필요한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다. 보수주의적인 당들도 기꺼이 사회복지를 위해 예산을 책정하며, 진보주의적인 당들도 필요에의해서는 세금을 삭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체제나 성향 그자체가 아니라 사람이 아닐까 한다
. 자기가 살아가는사회, 자기가 속한 국가에 애정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현실이 좀 더 나아질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와 국가가 보다 발전가능성이 높은 나라이고 말이다.NL세력의 원조였던 김영환은 주체사상이 결국 대한민국의 자본주의적 병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아님을 깨닫고 전향했다.

지성과 반지성의 홍진표 역시도 주체사상이 대안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우파로 전향했다. 결국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수나 진보, 좌파나 우파의 문제이기 보다는 대한민국 그 자체가 아니었을까 싶다.

특정한 틀에 자신의 견해를 끼워 맞추며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기 보다는 보다 열린 태도로 내가 속한 사회 및 집단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무얼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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