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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사상이 만들어낸 허상 그것이 바로 『진보의 그늘』이다 (대학부 : 장려상) 최은원장려상-대학부 ● 최은원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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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9.1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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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이 만들어낸 허상 그것이 바로 『진보의 그늘』이다

장려상-대학부 최은원 성균관대학

나는 학내 분규사태를 겪었던 인천의 한 고등학교 출신이다. 2004년 평화로웠던 나의학교는 전교조 교사 2명의 파면으로 학교측과 전교조라는 집단의 전쟁터가 되었다. 직된 두 명의 교사는 법적인 대응을 하기보다는 학내 전교조 소속 교사들과 쟁의활동을 하며 학교측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평소 학교의 엄격한 규율에 불만이었던 학생들까지 합세하면서 파면철회 운동은 교장퇴진 운동으로 번지게 되었다. 우습게도 교육의 장인 학교는 노사간의 분규의 장인 동시에 교장이라는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독재자를 몰아내기 위한 자칭 민주적 학사 운동의 장으로 변한 것이다. 학교는 학부모와 전교조들의 학내 불법 시위에 대한 법적 대응이라는 카드로 맞섰고 전교조는 각종 노조들을 학교에 끌어들이면서 학내 분규사태는 점입가경 커져갔다.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싸움에 보름 동안 휴교령을 내리는 사태까지 되고 나서야 인천시 교육청에서 중재를 나서게 되면서 사태는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두 집단의 싸움은 큰 상처로 남아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두 집단이 자존심과 이익을 두고 싸우는 동안 정작 피해를 본 사람은 평범한 학교생활을 해야 했을 학생들이었다.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이 사태 이후 학교를 떠났다. 끝까지 남아 있던 학생들 중에서 시위에 동참하지 않은 학생들은 집단의 따돌림을 받거나 전교조 교사들로부터 노골적인 차별대우를 감수해야 했다. 이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나는 파면된 교사가 속해있던 집단이 말하는 소위 대의라는 것을 위해 진정 중요한 것을 잊어버린 것을 보며 분노하면서도 안타까웠다. 그들의 대의는 바른 교육이 아닌 민주적 학사행정이었고 그것을 방해하는 독재자를 사퇴시키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적어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의 학습권은 그들이 만들어 이미지로만 존재하는 민주적인 학사행정보다 하위의 것이었다.

내가 지금에 와서 8년 전 나의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끄집어내는 것은 그 당시 내가 학내 분규에서 보았던 사건의 양상이 우리나라 역사와 사회에서도 똑같이 보여주기 때문이다. 마치 나의 학교에서 일어났던 사건이 남북전쟁의 그것과 유사하지 않은가? 그리고 아직까지도 냉전 체제 하의 사상 대립 단계에 머물러 있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일비재한 정치적 대립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나는 한국의 현실을 지켜보면서 나의 고등학교 때의 이야기가 떠올랐고 그리고 그때와 같은 질문을 한다. 이러한 대립과 보이지 않는 전쟁 속에서 울고 있는 자는 누구일까. 아직까지 냉전체제에 멈춰있는 우리나라에서 살아가는 한 국민으로서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방향이 무엇일지 고민해 본다.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대치되어 있는 특수한 상황에 놓인 국가이다. 북한과의 관계 변화는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민족통일이라는 과업은민족과 역사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 발전을 위한 숙제이다. 그러나 민족통일에 앞서 남한과 북한이 서로 별개의 존재로 존재하는 한, 우리(남한)가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일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그 평화를 지키는 것을 북한체제의 인정으로 보는 무리들이 있다. 그러나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면 평화 통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21세기 글로벌 시대가 오고 민족의 개념이 모호해지는 이 순간에도 남한과 북한의 사상 대립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전쟁의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져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며 탓하기보다는 우리 민족의 공통된 뼈아픈 역사로서 기억되는 때가 올지라도 누구 한 쪽이 붕괴되기 전까지 결코 우리 민족이 통일될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 즉 한쪽이 무너지기까지 서로에게 양보란 없을 것이다. 국가 통치사상과 이념은 양보와 이해의 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우리의 상황에서 북한의 체제를 하나의 다양성으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정체성이 공고해지면 공고해 질수록 오히려 평화는 더욱 멀어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나는 우리나라 안보의식의 성찰과 반성의 계기가 필요함을 느끼며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내가 최근에 읽었던 진보와 그늘-남한의 지하혁명조직과 북한이라는 책은 이러한 상황을 사실적으로 입증하고 있다. 진보와 그늘은 북한과 연계되어 활동했던 남한의 지하혁명조직의 종류와 그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을 쉽게 풀어 놓았다. 이 책이 만약 저자의 주장이나 의견이 가미되었다면 그것이 설득으로 여겨져 읽으면서 부담스럽고 일종의 저항감마저 느꼈을 건데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사실에 근거한 사건일지에 가까워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저자는 책의 프롤로그에서 과거 주체사상을 신봉하던 주사파(주체사상파)의 활발한 정치활동이 우리 정치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것을 우려하며 종북의 정점에 있었던 지하혁명조직에 대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이 책이 쓰인 이유며 목적이다. 이 책은 지하혁명 운동의 역사를 두 개의 시점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나는 전후 혼란했던 당시 구세대 좌익 지하당 활동이고 또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 운동을 타고 대학 캠퍼스에서 확산된 NL(민족 해방, National Liberation) 계열 지하당 운동이다. 이 책은 비교적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자료에 의거하여 서술하고 있는데, 그 세세한 사건 묘사에 마치 그 사건을 실제로 관망하는듯한 느낌마저 들게 만들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줄기를 차지하는 것이 바로 주체사상이다. 전반적인 사건들을 조명해보았을 때 지하혁명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북한이기 보다는 본원적으로 보면 북한의 통치사상인 주체사상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주체사상은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이 이론적으로 발전시켰다는 북한의 혁명사상이다. 북한의 모든 정치적 활동의 근간이 되는 조선 노동당의 유일지도사상이다.

주체사상은 철학적 원리, 사회역사원리, 지도원칙 등의 3개 부분으로 구성되어있다. 주체사상은 먼저 인간 중심의 철학관으로 사람이 모든 것의 주인이며 결정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사회역사원리는 혁명과 건설의 주체는 인민대중이며 혁명의 힘 또한 인민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마지막 지도원칙에서는 인민들에게 혁명과 건설을 함에 있어 주인으로서의 태도를 요구한다. 하지만 주체사상이 혁명과 건설의 주체와 힘이 되는 것은 인민으로 규정하면서도 그와 동시에 수령과 인민대중은 주종관계라 표현함으로서 모순된 내용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모두가 평등하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되, 수령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주체사상은 철저히 독재정치를 위한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모순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많은 남한 내에 종북세력들이 주체사상에 매력을 느끼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는 그 시대적 배경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지난 1980년대 자생적 주사파가 등장할 때 까지만 하더라도 남한은 군사독재로 인한 압박, 민주주의에 대한 목마름, 같은 민족에 대한 순수함을 가졌을 시기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대학생들이 민주화 운동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대한 환상과 동경을 가졌을 것이라 추측된다. 제로 NL에 몸담았던 이의 증언을 통해 당시 남한 대학생들에게 노련하고 토착적인 주체사상이 민족문제를 등한시한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비해 더욱 현실적이면서 우월하게 느껴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눈으로 보고 온 종북 주사파들은 자신들의 환상과 다른 북한의 실상에 염증을 느끼게 되고 변절을 선언하기도 했다. 표적인 예가 주사파의 대부라고까지 칭해졌던 김영환이다.

남한의 주사파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이가 바로 김영환이다.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주체사상을 받아들여 대학 NL세력들에게 전파한 남한 주체사상의 시조다. 김영환이 처음 주체사상의 매력을 느낀 것은 바로 인간 중심 사상과 남북한의 문제를 담고 있는 민족주의 관점 때문이었다. 하지만 북한에서 김일성을 대면하기까지 했던 김영환은 주체사상의 이상과 다른 북한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면서 변절을 결심하게 된다.

딱딱하게 굳은 북한 인민의 표정과 인민에 대한 엄격한 통제는 그가 생각했던 주체사상의 인간미와 거리가 멀어보였다. 북한의 실태는 사상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할지라도 그것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그것의 진정성은 결국 통치자의 의도대로 변질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명확한 예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무섭게 느껴졌던 것이 있다면 인간의 감정조차 정치적 목적을 위해 만들어낸 것이 바로 북한의 통치사상인 주체사상이라는 점이다. 주체사상에서는 인간미를 중시한다. 그도 그럴 것이 혁명을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인 삶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서로에게 요구되는 것이 따뜻한 동지애다. 힘든 시기를 동지애로서 승화하지 않으면 혁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인간미가 진정한 의미의 인간적 유대감과 사랑이라고 볼 수 있을까. 그것들은 혁명을 지속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정치적 목적성을 위해서 만들어진 감정이 진정으로 인간적이라고 할 수 있는지 우리는 주체사상이 가진 그 인간적 허구성에 의문을 던져야 할 것이.

독재라는 것은 단순히 통치를 자신의 마음대로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의미로 대중의 정신까지 지배하는 것이 바로 독재의 원론적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의 주체사상의 존재는 북한체제가 결코 인민을 위한 것이 아닌 수령의 독재를 공고히 하는 정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 중심이라는 매력적인 사상 사조는 결국 사람의 정신을 미혹시켜 통치자가 대중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미끼에 불과한 것이며 그속에 숨겨진 이면에는 독재를 정당화하고 사람이 사람을 지배할 수 있다는 무서운 트릭이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종북을 하는 사람들이 북한의 어두운 면을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것은 주체사상에 현혹되어 그것이 이미 믿음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북한의 심각한 경제난 등을 통해 북한의 실상이 전 세계적으로 드러났고, 북한의 독재 체제에서 2천만 북한인민들이 얼마나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음에도 그것을 애써 외면하며 여전히 종북을 하는 주사파들이 그 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고 옹호하거나, ‘천안함 폭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심지어 연평도 무력도발이 남북관계를 경색 시킨 대한민국 정부에 책임으로 몰아가는 종북세력들의 행태는 이미 이성적이고 일반적인 관념을 벗어나 있으며 국가 안보관과 평화관에도 멀어져 있다. 그것은 마치 종교와 같아서 그들의 믿음에 벗어나는 것들을 외부의 조작 혹은 제 3의 세력의 농간으로 치부하고 왜곡하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는 남한 내에 주사파에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은 끊임없이 외부의 적을 만듦으로서 그들의 비극을 그들 스스로의 것이 아닌 외부의 것으로 탓하고 있다.

최근까지도 <일심회> 사건, <왕재산> 간첩단 사건처럼 북한의 지령을 받고 반국가 행위를 하는 주사파 지하혁명세력들이 잔재한다. 언제까지 그들은 북한의 독재를 위한 독재의 의한 독재의 사상이 만들어낸 허구 속에서 현실을 외면할 것인가. 진보의 그늘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사실들은 단순히 우리나라에 있었던 사건이 아니다. 과거가 아닌 현재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수 있는 공포의 연장선이다. 이는 단순히 간첩활동이나 국가 안보를 뒤흔드는 행위가 아니다. 더 무섭고 두려운 것, 북한의 독재 체제에 정신을 지배당하는 것이다.

인터뷰

자기소개

성균관대 졸업을 앞둔 학생으로 언론사 취업을 준비 중입니다. 기자의 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공도 3개나 듣고 다양한 외부프로그램 등도 경험했습니다. 워낙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하고 다양한 책을 가리지 않고 읽는 편입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학내 분규 문제를 서술했는데 당시 느낀 점은?

우선 고등학생들이 정치적 이념이 있는 나이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나 저희 학교는 특수한 상황에 있었습니다. 선생님들은 민주적 운동이라고 하고,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학습권을 위해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 학생들이 볼 때는 이권다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 시점에서도 진보다 보수다 양극단으로 다투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국민들 눈으로 봤을 때 세력다툼으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주체사상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사상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종교 교리만 해도 이상적이고 좋은 내용이 많지만 교리를 개인적인 의도로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 학문으로 연구할 수 있겠지만 그 사상 배경 이면에 사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면 그런사상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현혹할 수 있기에 더욱 위험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진보 세력에 대한 대학교 내 분위기는 어떠한가?

저 같은 경우는 정치적인 부분은 학생회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었습니다. 학생회를 하며 예상치도 못하게 휘둘리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에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갖게 됐습니. 성균관대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고 학생들도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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