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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합뉴스 | ||
지난 8월 24일의 북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Submarine Launched Ballistic Missile) 시험발사와 9월 9일의 5차 핵실험으로 온 나라가 난리통이다. 그러나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은 계속 진화중이다. 위협의 근원에 대한 결전 의지와 근원적 대책 없이는 지긋지긋한 도발의 악순환을 종식시킬 수 없다.
현실화되는 북한 SLBM 위협에 대응하는 주 수단으로 핵(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Nuclear Powered Submarine)을 확보하여 공세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지금 바로 국책 사업단을 구성하여 개발 및 건조에 착수해도 2025년 이후에나 확보가 가능하다. 북한의 SLBM 탑재 잠수함의 위협이 현실화된 이후 몇년이 되는 것이다.
핵 잠수함을 비롯한 핵심적인 대응전력의 확보도 긴요하지만 대응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실효적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급선무다. 긴급대책의 핵심은 국민들의 결집된 의지와 결심우세(Decision Superiority)의 국가 리더십이다. 총력적으로 대응해도 쉽지 않은데 지금과 같은 사분오열된 상태로는 소요 전력을 완비해도 허사다. 위기일수록 국민들에게 사실대로 정확히 알리고 단합된 대응 의지를 창출하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우선적 책무다. 그러나 아쉽게도 북한 핵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는 지금까지 역대 어느 대통령도 정식으로 국민과 북한과 세계를 향하여 특별성명 하나 발표한 적이 없다. 그 대신 오히려 북한 핵 개발과 무장을 방조한 것은 물론이고 두둔하고 지원한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한 경우까지 있었는데 문제는 아직까지 그 원죄에 갇힌 세력에 의한 불순한 책동이 계속되어 국가적 핵안보 태세 구축 노력을 힘들게 하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1962년의 쿠바 핵 미사일 위기 당시 결전 불사의 용기로 국민의 단합을 이끌어 소련의 의지를 단시일 내에 굴복시킨 미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쿠바에 건설중이던 소련의 중거리 ICBM 기지를 미 정찰기가 10월 14일 발견한 후 8일째인 10월 22일에 TV 생중계 방송을 통해 미국민들과 전 세계를 향해 성명을 발표하고 쿠바에 대한 해상봉쇄를 전격적으로 단행하였다. 소련이 쿠바에 핵 미사일 기지 "완공을 강행할 경우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며 3차 대전도 불사하겠다." 그 결과 쿠바에 배치중이던 ICBM과 건설중인 기지를 발견한지 13일만인 10월 26일 소련으로부터 미사일 철수 약속을 받아 내고 실제로 55일만인 12월 7일에 완전 철수 통보를 받음으로써 전광석화와 같이 쿠바 미사일 위기를 극복하였다.
반면 우리의 경우 1993년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이은 1차 북핵 위기로부터 23년, 2006년의 1차 핵실험으로부터 10년이 지나 SLBM 위협까지 가중되어 핵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되어 가고 있는 지금까지 확실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국론 분열로 최소한의 방어용 사드(THAAD: Terminal High Alititude Area Defense) 배치 기지 하나도 제대로 선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허약한 현 주소다.
이번에도 우리가 잘못 대응하면 북한 SLBM은 한반도의 전략적 불균형을 심화시켜 북한이 주도권을 장악하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수밖에 없다. 결국엔 미 본토 타격능력까지 확보하여 최소억제전략((Minimum Deterrence Strategy)을 구현함으로써 미국의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와 한미동맹 공약 이행을 방해하는 상황까지도 가정해 볼 수도 있다. 불과 1세기 전에 지도에서 사라졌던 나라가 다시 일제에서 독립 후 건국하자 마자 6.25전쟁으로 공산 전체주의 집단에 다시 나라를 잃을 뻔하다 미국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사분오열되어 스스로를 지킬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도 자기 나라가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계속 도와 줄 수 있을지 상식에 입각하여 냉정하게 자문해 봐야 한다.
존립자체가 불투명할 정도로 불안해 보이는 북한의 내부상황에도 불구하고 이미 표면화된 북한 SLBM 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수단은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거의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한국이 핵잠을 보유하는 데 별 문제가 없으나 당면과제는 국제적으로 상용 거래되고 핵무기 제조를 금지한 핵확산금지조약(NPT: Non-Proliferation Treaty)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 규정과 한미원자력협정에도 위배되지 않는 농축도 20% 미만의 농축우라늄이 핵추진 잠수함의 핵연료로 실제 기능할 수 있도록 범정부적 핵연료 개발 및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위한 국책사업단을 구성하여 시급히 추진하는 것이다. 북핵 위협에 따른 맞춤형 방위력 개선사업의 방향 전환과 함께 우리도 무려 63년 간 미국 해군에서 현역으로 복무하면서 원자력 추진 해군을 건설한 리코버 제독 (Admiral Hyman George Rickover)과 같은 발군의 개척자가 필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한편으로, 현실화되는 북한의 SLBM 위협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아울러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 계속 진화하는 북한의 도발양상에 대한 대비책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 이미 드러난 핵 미사일 위협의 이면에 잠복해 있는 치명적 위협 중엔 우리의 상수원 일부가 북한에서 발원하는 것을 악용한 방사성 물질 유입 등의 새로운 도발 양상에 대한 안전 대책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김정은 유일세습독재체제가 온존하는 한 도발은 끝없이 진화하여 가상천외한 방법으로 우리의 생존을 다각도로 위협할 것이다. 지난 9월 4일의 SLBM 관계자 평양 초청 및 대대적 선전선동 활동에서 보듯이 최근의 SLBM 시험발사와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면적 재래전 수행능력을 상실한 북한군의 취약점과 불안한 김정은 리더십을 은폐하기 위한 무력시위로서 김정은 체제의 위기를 반증하고 있으므로 차제에 위협의 근원인 김정은 최고 리더십을 와해시켜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책이 핵추진 잠수함과 탄도탄방어(BMD) 체계와 같은 핵심 대응전력의 확보에 선행하여 강구되어야 한다.
선행적 대책의 핵심은 대북 정보유입, 즉 ‘사실 투사(Truth Projection)’로 북한 주민을 각성시켜 스스로 체제 변혁을 주도하게 하는 것이다. 피 한방울 흘리지 않는 연성작전(Soft Kill)으로 위협의 근원인 우상화된 김정은 거짓 리더십을 와해시킬 수 있다면 하등의 망서릴 이유가 없다. 2004년부터 중단되었다 작년부터 재개한 휴전선의 대북확성기 방송에 추가하여 전광판도 재가동하고 대북 전단 및 물품작전도 감행해야 한다. 북한 방송망을 이용한 공보작전과 인터넷망을 통한 컴퓨터네트워크작전도 사실 투사에 활용하는 등 효과적으로 북한 주민을 깨울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평양에 삐라가 눈처럼 내리게 되면 악마의 위협은 유령처럼 사라져 한반도에 통일강국이 출현할 수도 있다. 관건은 우리의 단합된 의지와 용기다.
핵무장하는 미친놈은 핵 잠수함의 몽둥이로 때려 잡는 수밖에 없다. “필사즉생 필생즉사 (必死則生 必生則死)”, 절체절명의 결전을 앞두고 이순신 제독이 독전(督戰)한 이 말에 북핵 위기 극복의 답이 들어있다. 사생결단(死生決斷)이 필요하다.
심동보 전략리더십센터 대표 / 前 해군 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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