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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잔당세력 활동의 反헌법성
  • 김상겸 동국대 교수
  • 승인 2016.09.27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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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통진당 잔당세력 활동의 反헌법성
1. 문제의 제기
구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부의 정당해산심판이 2013년 말 헌법재판소에 청구되었다. 정당해산심판은 1988년 헌법재판소가 설립되어 활동을 개시한 후 처음으로 청구된 사건이었다. 구 통합진보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이 청구된 지 약 1년이 지난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해산 결정을 내렸다. 위헌정당의 강제해산제도는 국가기관이 아닌 사적으로 조직된 정치적단체인 정당을 헌법에서 보호하는 대신, 정당이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반하는 경우 헌법재판을 통하여 강제해산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이는 정당이 갖는 대국민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헌법질서를 준수하도록 하여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구 통진당에 대한 해산결정에서 소속 국회의원의 자격상실도 결정하였다. 그런데 실정법에는 정당해산심판으로 해산된 정당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속 국회의원에 대한 자격문제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렇지만 헌재는 정당이 해산되는 경우에 그 정당소속 국회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지에 대하여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본질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정당을 정치적 의사형성과정에서 배제함으로써 국민을 보호하는 데에 있으므로 해산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을 상실시키지 않는 경우 정당해산결정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게 되므로, 정당해산제도의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결정이 있는 경우 그 정당 소속 국회의원의 의원직은 당선 방식을 불문하고 모두 상실되어야 한다고 하였다.1)
그런데 헌재에는 구 통진당 소속 지방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 그리고 주요한 정당구성원 등에 대한 사후조치 내용은 없었다. 이에 대하여 사회적 논란이 야기되자, 2015년 초 정부에서는 통진당 관련 잔존세력 가운데 불법적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하여 조사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의원직을 상실한 구 통진당 지역구 의원들이 보궐선거에 재출마하는 것을 막기 위한 문제에 대하여 헌재도 고민하였지만 명백한 입법미비로 인하여 사후조치가 어려웠고, 이는 지방의원이나 당구성원에도 해당되었다. 이러한 결과 구 통진당 세력의 상당수는 2016년 총선에 아무런 제약 없이 출마하였다.2)
정당해산심판에서 해산된 정당의 주요 구성원이 선거에 출마하고 국정에 참여하는 것은 헌법수호 제도인 정당해산심판제도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다. 헌법에 정당해산심판제도를 도입한 것은 민주주의가 추구하는 두 가지 이념인 자유와 평등을 지키기 위하여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정당을 제거함으로써 민주주의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동 제도는 민주주의를 방어하는 기능을 통하여 정당을 보호하는 기능도 갖는다. 왜냐하면 정당의 위헌적 활동에 대하여 독립된 헌법재판기관에 의한 엄격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소송절차를 통하여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게 함으로써 집권세력이나 정치권력에 의한 자의적 정당해산을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 제도가 한편으로는 정당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는다는 의미에서 정당의 특권제도라고 할 수 있다.3) 그렇지만 헌법재판에 의하여 위헌정당으로 결정되면, 그 정당의 목적에 동의하여 구성원으로 활동한 자에 대하여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2. 헌법재판으로서 정당해산심판의 의의와 내용
정당은 헌법기관이나 국가기관은 아니다. 그러나 현대국가에서 동일한 정치적 목적에 의하여 결집된 사람들로 구성된 정당은 대의제민주주의에서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로서 헌법으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 오늘날 민주주의를 한편으로 정당제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그만큼 정당이 헌법현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하고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반 국민이 직접 국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헌법현실로 인하여 정당의 기능과 역할은 확대되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당의 역기능으로 인한 폐해도 역사에서 보듯이 작지 않다. 예를 들면 독일의 나치스당은 국가권력을 독점함으로써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었다. 이는 독일연방공화국이 1949년 헌법을 제정하면서 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으로 신설하게 된 원인을 제공하였다. 이 이후 많은 국가들이 자국의 법제에 정당해산심판제도를 도입하였고, 우리나라 역시 1960년 헌법에 이어 1987년 헌법에서 제8조 제4항에 정당해산심판을 규정하여 헌법재판으로 명문화하였다.
헌법재판의 일종으로서 정당해산심판은 헌법의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하거나 침해하는 정당을 헌법재판절차를 통하여 해산시킴으로서 헌법의 규범력을 보장하려는 것이다.4) 정당해산심판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할 목적으로 결성되어 활동하는 정당을 헌법재판절차에 따라 해산시켜 정당의 형식으로 조직된 헌법의 적으로부터 헌법을 수호하려는 제도이다.5) 즉 정당해산심판은 헌법질서를 침해하거나 파괴하려는 위헌정당으로부터 사전에 그 위험이나 위협을 차단하려는 사전예방적 헌법수호제도이다.6)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공산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기본법 제21조 제2항에 기초한 정당에 대한 규제는 본질상 예방조치이며 미래에 대한 준비이다.”라고 하여, 정당해산제도가 헌법질서를 준수하기 위한 사전의 예방조치라고 하였다.7)
우리나라 헌법 제8조 제4항에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법재판소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헌법 제111조 제1항 제3호는 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의 관할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은 헌법에 근거하여 제2조에 정당해산심판을 헌법재판소의 관장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정당해산심판에 대해서는 제4장 특별심판절차 제3절에 제55조부터 제60조에 걸쳐 절차와 결정의 효력 등을 명문화하고 있다. 나아가 정당법은 제40조에서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이 해산된 정당의 강령(또는 기본정책)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으로 창당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제41조 제2항에서는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의 명칭을 정당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 외에도 정당법 제47조와 제48조는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의 등록말소와 잔여재산 처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현행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해산요건을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의 위배”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헌법으로부터 보호받는 정당이 그 목적이나 활동에 있어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할 때 해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헌법조항의 문맥을 보면 정당의 목적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거나 정당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거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경우를 다 포함한다. 즉 정당의 목적과 활동이란 두 가지 요소가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경우에만 정당해산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나 활동 중 어느 하나가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경우 정당해산의 요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있다.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정당해산의 요건을 보면, 정당설립의 자유는 보장하지만 그 자유는 헌법질서를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자유를 의미하는 것일 뿐 헌법질서를 벗어난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헌법 제8조 제2항에서 보듯이 정당의 목적,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 조항은 정당의 목적 그 자체가 민주적이어야 한다는 것으로 헌법이 정당에게 요구하는 것은 민주주의원리에 부합되도록 그 목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당의 목적은 강령이나 정책, 당헌과 당규, 연설내용 출판물 등을 통하여 인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일을 통하여 정당의 전체적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이 실현하고 싶어 하고 그 때문에 행동의 목표로서 설정하는 것으로 그것은 적어도 주관적으로는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목적이라고 할 때, 정당해산의 요건을 충족하는 정당의 목적은 적어도 주관적으로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할 정도의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정도이다.
헌법 제8조 제4항은 정당해산의 요건으로 정당의 목적뿐만 아니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경우도 규정하고 있다. 정당의 활동범위에는 정당 자체의 활동뿐만 아니라, 정당에 귀속되는 당 구성원들의 활동도 포함된다. 특히 정당의 목적은 대부분 정당 자체나 구성원들의 활동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정당의 활동을 통하여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정당의 활동도 민주적 기본질서를 침해하거나 제거를 할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
독일 연방헌법재판소의 견해에 의하면 정당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하는 구체적 위험성이 없다 하여도,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할 의도가 내재되어 있는 정당의 목적을 정당의 대표나 정당의 행위로 귀속되는 당 구성원의 발언이나 연설을 통하여 드러낸다면, 이러한 발언이나 연설 등은 정당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정당 활동의 구체적 위험성은 현실적으로 표출되는 정당과 정당의 구성원들의 발언이나 행동을 통하여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정당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위해를 가할 구체적 위험성이란, 현실적으로 헌법질서의 파괴적인 형태를 말하는 것이라 볼 수는 없고, 정당의 활동이 국민의 헌정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위헌성이 확인될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3. 위헌정당 구성원 활동의 제한 필요성
이상에서 보듯이 구 통진당이 위헌정당으로 헌재에 의하여 해산결정이 났다면, 구 통진당의 소속 구성원들도 위헌활동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독일은 1952년 사회주의제국당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에서 위헌결정을 하면서 소속 연방의원과 주의원에 대하여 자격상실을 함께 결정하였다. 당시 독일은 소속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았지만, 정당해산심판의 취지에 따라 위헌정당의 의원들이 의원직을 유지한다면 실질적으로는 그 정당이 존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보아 상실을 결정하였고, 그 후 이를 법제화하였다. 그리고 독일은 1956년 독일공산당 정당해산심판에서는 위헌으로 결정된 후, 당원과 관련자 전체를 수사하여 형사처벌하였다. 또한 의원직을 상실한 자에 대해서는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였고, 헌법에 적대적인 활동을 한 자에 대해서는 공무담임권을 제한하였다.
우리나라는 헌법에 위헌정당해산심판제도를 도입하였지만, 해산과 함께 후속조치에 대한 입법이 거의 없다. 물론 2013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헌재 결정으로 해산된 정당 소속의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장 등 선출직 공무원에 대해서는 자격상실과 일정기간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공직선거법개정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헌재의 결정으로 해산된 위헌정당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조치입법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헌법상 정당해산심판은 위헌결정으로 정당이 해산됨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다. 헌법이 요구하는 것은 민주적 기본질서를 준수하는 정당만이 헌법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정당뿐만 아니라 정당의 구성원으로 활동한 당원이나 관계자에 대해서는 그 정도를 수사하여 선출직 공무원의 경우 자격상실과 피선거권 제한 및 공무담임권 제한 및 형사처벌을 구체화하여 법제화하는 것이 헌법상 정당해산심판제도의 목적이나 취지에 부합되는 것이고 헌법을 수호하는 것이다.
1) 헌재 2014. 12. 9. 2013헌다1.
2) 이에 대해서는 유동열, “구 통진당 세력 20대 총선출마의 문제점과 대책 – 위헌정당 해산의 헌법정신이 실종되고 있다 -”, 바른사회시민회의·자유민주연구원 주최 공동토론회 자료집(2016. 4. 4), 3면 이하 참조.
3) 우리나라는 1960년 헌법개정에서 처음으로 위헌정당해산제도를 도입하였는데, 그 이유는 성숙하지 못한 정당민주주의에서 정부에 의한 부당한 야당탄압을 방지함으로써 정당을 보호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정당의 위헌성을 차단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논거이다.
4) 허영, 헌법소송법론, 박영사, 2010, 272면.
5) 한수웅, 헌법학, 법문사, 2013, 1492면.
6) 정당의 위헌적 행태가 그 활동을 통하여 헌법의 침해나 파괴가 현실화되면, 헌법질서를 회복하고 헌법을 수호하기 위하여 국가공권력을 통한 사후교정적 방법을 적용해야하기 때문에 정당해산심판은 사전예방적 헌법수호 제도일 수밖에 없다. 7) BVerfGE 5, 85 (142).
[토론회]통진당 잔존세력의 반국가활동,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자유민주연구원,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주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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