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보수사기관의 활동에 대한 평가와 반성
숙군 작업과 그 의의
해방직후 미국과 소련의 관계는 대립보다는 협조적인 상태였으며, 미국정당국의 태도 역시 확고한 대 좌우익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시기였으므로 경비대 창설 당시의 공산당 군부침투는 중립이라는 명분하에 거의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다. 입대 장병에 대한 신원조사 또는 배경조사 등 사상 및 성분 확인 제도가 없었기 때문에 좌익분자의 군부침부는 지극히 용이한 실정이었으며, 경비대 사병들의 경우 대다수가 빈농 출신이었고 공산당은 노동자와 농민을 중점적으로 포섭하여 조직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특히 사병층에 좌익세력이 집중적으로 부식되어 있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1946년부터 1947년년 사이에는 미-소공동위원회가 결렬되고 국내정세가 혼탁해지자 공산당은 적극적으로 군내 침투공작을 전개하였으며, 1948년 5월 10일 총선거가 실시되고 그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자 군내에 침투한 공산당 세포들은 군외 공산당원들과 은밀한 방법으로 접촉을 유지하면서 그들의 지령을 받아 여순반란을 비롯하여 3차에 걸친 대구 반란사건 등을 야기시켜 정부 전복을 시도하였다.
따라서 경비대는 창설 당시부터 숙군이란 필연적인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러한 근본적인 요구에 의하여 육군 정보국 내의 CIC에서는 1948년 10월부터 6·25전쟁 직전까지 4차에 걸친 숙군 작업을 단행하였으며, 그후 6·25전쟁 중 창설된 특무부대가 1951년 8월 1일부터 1954년 10월 31일까지 3차에 걸쳐 숙군 작업을 계속, 총 7회에 걸쳐 1,677명의 좌익분자를 색출 처리함으로써 군을 정비하였다.
숙 군 현 황
중앙고등법원회의 송치
순차 기 간 군 인 군 인 민 간 인 계 1차 1948.10. ~ 1949. 3. 324 40 364 2차 1949. 5. ~ 1949. 9. 215 30 245 3차 1949.10. ~ 1950. 3. 212 320 532 4차 1950. 3. ~ 1950. 6. 50 136 186 5차 1951. 8. ~ 1951.10. 82 16 98 6차 1952.11. ~ 1952.12. 167 15 182 7차 1954.10. 1. ~ 1954.10.31. 70 70 계 1948.10. ~ 1954.10. 1,120 31 526 1,677 명
만약 이와 같이 숙군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군내 좌익분자에 의한 대구 반란기도 사건 등 반란 음모가 성공하고, 군은 물론 정부가 전복되어 남한지역에서도 좌익정권이 들어설 수 있었다.
또한 6·25전쟁 발발 직후 군내 좌익분자들이 일제히 봉기했다면, 우리군의 6·25전쟁 수행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을 것이며, 더 나아가 무력 적화통일의 길로 나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건군과 6·25전쟁 과정에서의 숙군은 자유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지고, 북한 공산집단의 적화야욕을 분쇄한 가장 중요한 단초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덕기 (전 기무사 방첩단장/ 현 충호안보연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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