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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정치적 중립 보장에 대한 바른 시간
우리 군은 건군이후 현재까지 한반도 적화통일을 목표로 하는 북한 공산집단과 대치해 오고 있으며, 그들의 기습적인 침략에 맞서 전쟁을 수행하기도 했다. 공산혁명을 집요하게 추구하여 북한과 체제 경쟁을 벌여오면서 대한민국 제일의 민주적 요구는 자유의 보장과 보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체제를 보위하는 최후의 보루인 대한민국 국군은 대한민국의 가치, 즉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이념을 그 기반으로 한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군의 정치적 중립은 결코 이념적 중립일 수가 없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군정보수사기관의 가장 큰 역할은 군의 이념적인 변질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를 차단한데 있다고 볼 수 있다. 숙군활동의 요체도 이것에 충실하고자 하는 선각자의 충정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큰 틀에서 우리 군의 정치 개입과 특무부대 이후 현재까지의 정치적인 활동은 다소간의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해 방치할 수 없는 요인을 제거하는데 있어 필요악적인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사회의 민주화 진전과 더불어 정파별 이념적인 편차가 존재할 수 밖에없는 점을 감안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부분도 일정 정도 있었음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 사회 민주화 운동과의 갈등 |
1980년대 이후 민주화 운동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가지로 나뉜다. 운동지영에서 내세우는 민주화의 개념도 우리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여 온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운동세력의 변질과 이후 형태-즉 종북 좌익세력의 지향점을 보면, 이들과 대치했다는 사실만으로 군정보수사기관을 반민주세력 또는 민주화 방해 집단으로 매도하고 질시하는 것은 결코 타당하지 못하다.
앞에서 지적했듯이 대한민국 제일의 민주적 가치가 자유의 보장과 보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군정보수사기관이 속칭 ‘민주화 운동’ 과는 분면 맞섰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를 방해했다는 지적은 받아드릴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과거,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민주화 성숙과 발전 과정에서 좌경적·친북적 요소를 제거 내지는 완화하는데 기여한 바는 일정정도의 정당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한편, 업무 추진과정의 방법과 기법 면에서 지적 받아야 할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민주적인 절차와 적법성을 지키려는 노력은 항상 견지해 왔다는 점도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기할 사항은 수사과정에서의 고문과 관련된 문제이다. 1951년 12월 10일 김창룡 특무부대장은 전 파견대장회의에서 대공활동 지침을 하달하면서 제일 먼저 피의자에 대한 고문을 엄금한다는 지시와 함께, “국가발전 도상의 군 수사관으로서 시대조류의 호흡과 보조를 같이하되, 이 시대가 요청하는 과학적인 수사기능을 연구 발휘하여 각 부대의 수사 권위를 향상시켜 명실상부한 법치국가의 특무부대 건설에 노력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는 반세기 이상이 지난 그간의 기무부대 방첩 수사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되새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 조직의 정체성 보전 |
1950년 전란의 와중에 국내 유일의 정보기관·방첩수사기관으로 출범한이래 60여년이 지난 현시점까지 ‘간첩 잡는 부대’로서 군정보수사기관의 맥을 유지해 온 사실은 대내외적으로 각별히 이정받아야 한다고 본다.
또한 조직원 전체의 부대 정체성에 대한 긍지와 자존감 그리고 전통에 대한 공감은 어느 기관·조직보다 월등하며, 충성을 최고의 가치로 한 부대의 혼(魂)은 면면히 흐르고 있다.
비록 자체적인 평가이나, 다음의 내용은 한국 현대사와 기무사의 역할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는 그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위대하다. 대한민국, 국군, 그리고 국군기무사령부의 경우에도 통하는 말이다.
이 덕기 (전 기무사 방첩단장/ 현 충호안보연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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