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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한반도
  •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 승인 2017.01.2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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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취임 ⓒ 연합뉴스
1월 20일 도날드 트럼프가 최강국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파격적인 언행으로 세상을 놀라게 했던 정치 아웃사이더가 백악관에 입성함에 따라 온 세계가 워싱턴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동맹국이자 북핵 문제와 씨름하는 한국은 물론 지금까지 미국을 ‘철천지 원수’로 규정하고 이에 대적한다는 명분 하에 핵무기를 개발해온 북한에게도 당연히 워싱턴을 주목해야 할 이유들이 많습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펼칠 세계전략과 무역정책에 주목하지만, 안보위기에 직면한 한국에게는 향후 미국의 무역정책뿐 아니라 동맹정책과 아시아 정책에 주목해야 할 이유들이 있습니다. 중국을 후견국으로 둔 평양정부의 관심은 당연히 미국의 대중국 정책과 북핵 정책에 집중될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종합할 때, 일단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중국을 견제하는 통러봉중(通露封中)의 세계전략, 대러 및 대중 핵우위(nuclear superiority) 전략, 경제민족주의에 입각한 보호주의 무역정책, 실리주의에 입각한 동맹정책 등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재확인하듯, 트럼프는 1월 19일 취임 전야제 연설에서 일자리 회복, 위대한 군대, 국경 통제 강화 등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공약들을 발표했습니다. 20일 워싱턴의 내셔널몰광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라고 새긴 빨간 모자를 쓴 지지자들이 운집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위대한 미국’을 외쳤습니다. 16분간의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메리카’와 ‘아메리칸’이라는 표현을 34회나 사용하면서 미국 우선의 무역정책과 외교정책, 미국 군사력 재건, 동맹유지 및 확대 등을 강조했습니다.
이렇듯 온 세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에도, 미국의 한미동맹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며, 북핵 문제에 있어서는 오히려 더욱 적극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동맹의 유지발전에 대해서 확고한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당선 직후인 작년 11월 10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은 한국과 끝까지 함께 할 것이며,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말로 확고한 동맹 의지를 표명했으며, 11월 18일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 내정된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방미 중인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게 한미동맹을 ‘사활적 동맹(vital alliance)’으로 표현하고 공조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금년 1월 10일 미국을 방문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에게도 마이클 플린 안보보좌관 내정자는 한미동맹을 ‘찰떡(sticky rice cake) 동맹’으로 표현하면서 새 정부 하에서도 북핵 공조와 동맹 협력을 배가시켜 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고 공정한 비용부담을 강조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이 한국, 나토(NATO), 일본, 사우디 아라비아 등 동맹국들과 안보비용과 관련한 협상을 원할 수는 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안보외교를 통해 진실을 제대로 인식시킨다면 이런 이견은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며, 협상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2017년도 국방비 40조 3,347억 원(약350억 달러)은 세계에서 열번 째로 큰 규모입니다. 한국이 2016년도에 지출한 방위비분담금 9,400억 원은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절반을 넘으며 GDP 대비 비율은 0.068%로서 일본의 0.064%나 독일의 0.016%보다 높습니다. 또한 한국은 5,000여 명의 전사자를 내면서 베트남전에 참전하여 혈맹의 도리를 다했고, 걸프전쟁, 아프가니스탄 등에도 파병했으며, 유엔의 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기조는 더욱 적극적이거나 강력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그가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를 무기력한 정책으로 비판해온 점을 고려한다면, 북핵에 대해 무언가 돌파구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북한이 원하는 해결책은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조미 (朝美)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지만, 수용될 가능성은 전무합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이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해체(CVID)’를 요구해온 기존의 입장을 견지할 것이 분명하며, 북한이 한미동맹 철폐와 주한미군 철수를 위한 전략으로 조미 평화협정을 주장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를 강행한다면, 미국은 대중(對中) 압박 강화, 대북제재 강화, 선제공격, 레짐 체인지 등 과거보다 강경한 선택들을 검토하게 될 것입니다. 북한도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통해, 핵과 미사일의 고도화를 지속하고 유엔의 국제제재에 맞서 ‘전민총돌격전’을 전개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렇게 간다면 정면충돌의 위험성과 함께 더욱 강한 제재와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핵문제를 둘러싼 미북 간 조우는 의외로 빨리 도래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에 즈음하여 북한은 현재 대륙간탄도탄(ICBM) 발사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평양에게는 발사를 자제해야 할 이유들도 있습니다. 초장부터 트럼프 행정부와 맞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고, 한국에 사드(THAAD)가 배치되는 문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이 증폭되기를 원하는 북한으로서는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이 사드에 반대하기 어려워진다는 계산도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존재감 알리기’를 위해서는 미국 대통령 취임 직후에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했던 전례를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평양의 결정이 궁금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한미동맹은 굳건할 것이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도 없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를 다짐하기에 앞서 이런 점들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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