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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암살과 북한 화학무기 위협 대비북한은 화학무기 공격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전방에 배치된 포탄의 약 50%가 화학탄으로 알려져
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  press@bluetoday.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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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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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33)의 이복형인 김정남(45)이 지난 2월 13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에서 독극물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마카오행 비행기를 타려던 김정남에게 베트남 여성 도안 티흐엉(29)과 인도네시아 국적 시티 아이샤(25)가 접근해 공격했다. 김정남은 실신한 뒤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현지 병원은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사망을 선고했다. 말레이 경찰은 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말레이 정부는 2월 24일 김정남 암살에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가 사용됐다고 발표했다. VX는 기체 형태의 독극물로 독가스 중 가장 유독한 작용제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며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으로 가장 확실한 살상력을 보인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가 말레이에서 김정남을 살해하고 북한으로 도주한 혐의를 받는 북한 국적자 4명을 ‘적색수배(Red Notice)’ 리스트에 올렸다. 인터폴은 3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오종길(54), 리지현(32), 리재남(56), 홍송학(32) 등 네 명에 대해 살인 혐의로 적색수배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여성 2명(티흐엉, 아이샤)에게 VX 작용제를 건네 김정남을 공격하도록 하고, 인도네시아,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를 거쳐 2월 17일 평양으로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말레이의 칼리드 아부 바카르 경찰청장이 2월 21일 암살사건 추가 연루자로 말레이 주재 북한대사관 소속 2등서기관(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김욱일)을 지목하며 ‘공개수배’했다. 이들은 대사관내에 도피중이다.
 
 우리 국가정보원은 2월 27일 김정남 독살 사건은 북한 국가안전보위성(국가정보원 격)과 외무성 등 북한이 주도한 테러사건으로 규정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이날 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번 사건 용의자 8명 가운데 4명이 보위성 출신이고, 실제 행동을 옮긴 두 사람은 외무성 소속”이라면서 “보위성과 외무성이 직접 주도한 테러사건, 국가가 주도한 테러사건”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정권은 5년 전 김정은의 김정남 암살 지시(standing order)에 따라 수차례 시도해왔으며 이번에 성공한 것이다. 국정원은 “2012년 본격적인 (암살) 시도가 한 차례 있었고, 그해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 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정남은 해당 서신에서 “응징명령을 취소해 달라. 우리는 갈 곳도 피할 곳도 없으며 도망갈 곳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호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남은 북한의 선대 최고 권력 김정일과 첫째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으로, ‘백두혈통’의 적통을 잇는 장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녀 김정은(母고영희, 일본혈통)에게는 눈엣가시로 여겨졌을 거란 분석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김정은의 포악성, 공격성과 잔인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화학무기 VX를 하루에도 수만 명이 이용하는 공개된 장소인 국제공항에서 그것도 민간인을 상대로 사용했다는 점은 다시 한 번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시급해졌다.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과 우리의 대비책을 살펴보자.
 
 2016년 국방백서(2016.12)는 28쪽에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현재 약 2,500~5,000톤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탄저균, 천연두, 페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를 자체 배양하고 생산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술하고 있다.
 
 북한이 화학무기를 전부 포탄용으로 만든다면 최대 125만발까지 만들 수 있으며, 서울시 면적의 약 4배를 오염시킬 수 있는 양이다. 물론 화학무기는 투발수단과 화학작용제 종류, 풍향·풍속, 지형·건물 형태, 인구 밀집도 등에 따라 살상 효과가 판이하므로 그 피해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화학작용제 1,000톤이면 인구 밀집지역에서는 4,000만 명까지 살상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그리고 북한은 화학무기 공격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전방에 배치된 포탄의 약 50%가 화학탄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지난 2004년에 한반도를 떠났던 주한미군 2사단의 제23화학대대가 2013년 4월 경기도 의정부시의 캠프 스탠리에 재배치되었다. 제23화학대대는 핵이나 생화학 정찰, 장비 제독, 한미 양국군의 사후대응관리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대대는 핵 화생방과 고성능폭발물 위협 대응작전도 수행하고 있다. 북한 위협을 고려한 미국의 군사적 조치다.
 
 따라서 우리도 북한의 화학무기 위협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 군은 유사시 화학무기 연구·생산·저장 시설과 운반체계를 우선적으로 타격해야 한다. 전 국민이 방독면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피시설을 준비하고 주기적인 교육도 병행해야 한다. 북한은 탄도미사일(1천 여발)에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어 후방도 안전하지 않다. 그리고 정부는 국제기구와 남북회담 등을 통해 북한 화학무기 폐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우리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김성만 / 예, 해군중장. 재향군인회자문위원․안보칼럼니스트, 前 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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