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남재준이 국가정보원장 재임 때 이런 일화가 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초대 국가정보원장에 취임한 남재준은 그 해 국정원 간부들을 취임 후 처음 관사로 초대해 저녁을 함께 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한 간부는 빈손으로 그냥 가기가 뭣해 집에 있던 양주 한 병을 선물로 가져갔다.
식사모임이 끝난 뒤 남 원장은 그 간부에게 술을 되갖고 가도록 했다. 부하가 순수한 마음으로 하려던 선물인 줄 알았지만 남재준에게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대부분 군인으로 보낸 공직생활 41년 동안 그는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청렴을 실천했다.
회식 때 부하가 선물한 양주 퇴짜
남재준 국정원장 재임 중 그의 부인 김은숙 씨의 일화도 전해진다. 국정원장 공관에서 사는 동안 그는 청소 등 집안일을 가사도우미 없이 혼자 했다. 공적인 일과 사적 일의 구분이 부부에게 똑같이 엄격했음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김 씨는 가난한 시골 교회의 목사님 딸이었다. 그는 소박 검소 절제 겸손이 몸에 뱄다. 그에게서 겉모습부터 가식 허례허식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다.
남재준에게는 내세울 만한 재산이 없다. 1998년 수도방위사령관 때 경기도 용인 죽전의 미분양 아파트 164평방m를 매입해 한동안 살았다. 그것이 생애 첫 자가 소유 집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아파트(약 8억원) 역시 미분양 상태로 있던 것을 은행대출을 보태 샀다. 이 집이 그의 사실상 전재산이다. 대통령선거 후보 등록에 필요한 기탁금 3억 5000만원은 이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아 마련했다. 자가 승용차 중고 YF소나타는 부부가 번갈아 가며 운전하고 있다.
아파트 담보 후보 기탁금 대출
2013년 국정원장 후보 청문회 때 일부 야당 의원이 남재준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2004년 11월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 밭 510평방m(약 154평)를 부인 명의로 매입한 것을 겨냥해서였다. 이 땅은 경춘고속도로에서 자동차로 20여 분 거리에 있다. 2005년 기준 신고가격 3080만원.
2004년 8월 고속도로 착공 이후 땅값이 급등했다고 야당 의원은 주장했다. 그러나 오를 만큼 오른 값에 매입해 투기와는 무관한 일로 결론났고 매입 후 복토를 하는 등 오히려 고생을 꽤 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재준은 퇴임 후 농사지으면서 우리나라 전쟁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쓸 목적으로 산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 홍천 땅은 국정원장 후보 청문회가 있기 3년 전부터 경작중이었다.
공사 구분에 관해 알려진 남재준의 일화는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는 국정원장 재직기간에도 업무용 신용카드를 사적인 일에 한 푼도 쓴 것이 없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신용카드를 비서에게 맡기고 공무 외에는 사용하지 못하도록 엄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는 그것이 정상이었을 뿐이다.
골프 안 배우고 독서량 엄청나
군에서 골프는 체력단련으로 분류돼 있다. 남재준은 그럴 시간이 없어 골프를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 2003년 육군참모총장 취임 무렵 그는 “나는 골프를 안 치니까 부하들은 부킹하기 쉬워져 나한테 감사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의 취미는 독서와 등산. 요즘도 등산은 집 가까이 있는 남한산성을 매주 1, 2차례 부부가 함께 걷는 것으로 이어져 온다. 군 생활의 대부분을 전방지역에서 근무한 탓에 병사들과 함께 순찰하고 근무가 없는 시간에 책 읽는 것이 몸에 배여 취미가 됐다. 그의 독서는 거의 광적(狂的) 수준이었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의 역사 군사 관련 전문지식과 다방면의 풍부한 상식에 많은 사람이 놀람움을 금치 못한다.
육군참모총장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논리적으로 그를 이길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엄청난 독서량이 그 바탕이다. 그의 말에는 언제나 컨텐츠와 논리와 감동이 있다. 초급장교에서부터 지금까지 남재준은 스스로 하는 연설, 짧은 스피치, 강연 등을 모두 직접 준비한 것으로 유명하다. 공적인 것이든 사적인 것이든 자신의 이름으로 된 모든 기록물에 다른 사람 도움을 받는 법이 없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블루투데이 press@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