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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와 진보당 사건
  • 블루투데이
  • 승인 2012.09.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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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발생한 진보당사건에 연루되어 처형된 박정호는 북한에서 김일성으로부터 직접 닉네임(가명)을 부여받은 유일한 공작원이다.

박정호는 평양출신으로서 부유한 양반가문에서 태어난 일제시기에 대학을 나온 인텔리다. 그는 광복 후 북조선공산당 하부조직인 평안남도 당위원회 재정부장으로 활동하면서 당시 김일성이 살던 저택과는 울타리를 사이에 두고 바로 옆집에서 살았다. 그러한 관계로 김일성이 박정호가 갈비탕을 좋아한다는 식성까지 파악하고 기억할 정도로 그들은 자주 어울려 식사도 같이 하고 친하게 지냈다.

인간적으로 친한 박정호는 대남공작원으로 직접 선발하고 파견한 사람은 바로 김일성이었다. 어느날 김일성은 박정호를 단독으로 조용히 불러 대남공작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그에게 공작원으로 활동할 것을 제의하였다. 김일성의 제의라고 표현했지만 그것은 지시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박정호는 거절할 수 없었다. 결국 박정호는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대남공작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시 김일성은 박정호와는 연계시 철저한 보안을 위해 본인이 평양에 처음 입성할 때 사용했던 김영환이라는 가명을 박정호에게 부여하였다.

김일성의 지시에 따라 대남공작활동을 하게 된 박정호는 부인에게만 위와 같은 사실을 얘기하고 철저한 보안을 당부하였다. 그 다음 평안남도당 재정부장이라는 자신의 직책을 이용해 당 자금을 횡령하고 처벌이 두려워 도망치는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실제로 금고에서 일정액의 현금을 빼내어 그것을 가지고 가족들과 야반도주하였다. 그 후 6·25전쟁의 복잡한 상황을 이용해 남한의 대북공작 라인과 연계를 맺고 그 조직의 도움으로 남한에 안전하게 침투하여 정착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던 1950년대 중반, 유럽 공산권 국가들에 대한 방문을 위해 비행기 트랩을 올라가려던 김일성에게 펴지 한통이 전달되었다. 편지 봉투에는 발신자 이름이 김영환이라고 기재되어 있었는데, 그런 편지가 우여곡절 끝에 대남부서 간부들을 통해 김일성에게 전달된 것이다. ‘김영환리라는 박정호의 가명은 김일성이 직접 부여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었던 것이다.

편지를 받은 김일성은 비행기에 오르다 말고 편지를 갖고 온 대남부서 책임자에게 빠른 시간 내에 박정호의 활동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할 것과 그의 가족들을 찾아보라는 지시를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그렇게 되어 박정호는 북한과의 연계를 회복하게 되었고 간첩가족으로 몰려 평안북도의 어느 깊은 산골에 이주해 살고 있던 박정호의 가족은 누명을 벗고 평양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당시 박정호는 제헌의회 의원과 초대 농림부장관을 지냈던 조봉암을 포섭해 진보당을 창당하도록 하는 등 공작활동을 전개하였다. 그러던 중 1956진보당 사건에 연루되어 수사기관에 체포되었고 그 후 사형을 언도받고 처형되었다. 지금도 평양 용성구역에 있는 남조선혁명 사적관에는 조봉암이 김일성에게 선물로 보낸 만년필과 함께 자필로 쓴 편지가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정호의 자녀는 모두 13녀인데 북한에서 당과 정부의 요직을 맡고 있다. 장남인 박명철은 북한에서 국방위 참사 겸 내각 체육상(장관급)을 역임한 바 있으며, 딸들 중에는 평양시 대외봉사총국장을 하는 딸도 있고 중앙당 부부당(차관)인 딸도 있다.

이 덕기 (전 기무사 방첩단장/ 현 충호안보연합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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