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치하의 우리나라에서, 김일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독립운동가는 여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백마를 타고 만주 벌판을 내달리며 일본군을 무찌르던 전설적인 명장"이라는 취급을 받게 된다. 그는 한반도 북부지역에서 전설의 존재였으며 "김일성 장군님께서 나타나 일본놈들을 무찔러주고 해방을 맞이하게 해 줄 것이다" 라는 민간설화의 주인공이었다. 물론 이 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북한의 독재자 김일성이 아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김일성의 본명은 김성주이다. 김일성이라는 이름은 독립투쟁 시기 수많은 항일운동가가 돌려 사용하던 이름으로, 특정 개인을 지칭하는 이름이라기보다는 항일무장투쟁 지휘관들이 신변보호를 위해 사용하던 가명이었으며 일제의 핍박을 받던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줄 우상이었다. 여러 명이 동시에 사용했기에 '동에번쩍 서에번쩍 천하를 쥐락펴락'하며 이곳저곳에서 업적을 펼칠 수가 있었다.
김성주의 업적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되는 보천보전투 역시 마적떼가 작은 시골마을을 공격해 사람 몇을 해친 전투에 불과하다. 피해자에 대해서는 일본 경찰 7명이 죽고 여러명이 다쳤다고 전하기도 하고, 일본인 요리사 하나와 유탄에 맞은 갓난아이 하나가 사망해 사망자가 2명뿐이라고도 하지만 어찌됐든 기껏해야 권총과 군도로 경무장했던 경찰들을 마적들이 기습해 몇명 죽인 것이 '업적'이라고 보기에는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보천보전투의 지휘관마저 김성주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37년 당시 김성주의 나이는 25세의 새파란 애송이에 불과했는데 항일무장투쟁의 중역을 맡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설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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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0년에 찍은 김일성 사진. | ||
보천보 전투에서 항일투쟁을 했던 김일성 장군을 연구하다 타계한 이명영 교수(전 성균관대 정치학 교수)는 74년 그의 저서 '김일성 열전'을 통해 북한의 조작사실을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저서에서 "보천보 전투의 김일성 장군은 1887년 태어난 일본육사 출신의 김광서 장군" 이라고 기술했다.
또한 허동찬 고려대 북한학과 전임강사는 재일동포로 조총련의 일본내 조선대학에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에 대해 가르친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그는 "보천보전투 후 후퇴하던 김일성을 뒤쫒던 일본군이 그해 11월 무송현에서 그가 죽었다고 공식 발표했다"고 말했다.
또 1945년 해방신문의 기자로 전쟁 당시 월북하여 북한 외무성의 국장을 지냈단 박갑동 씨는 "평양에서 있었던 김일성 장군 환영식 사진을 보천보전투에 참가했다가 일본군에게 포로가 되어 서대문 형무소에서 복역중이던 박달과 박금철에게 확인시켰더니 사진 속 인물이 보천보전투를 지휘한 김일성 장군이 아니라고 각각 증언해왔다"고 밝혔다.
이렇듯 사진이나 영상 등 객관적 자료가 부족했고 설화에 의존했으며 일제의 탄압과 해방, 6.25 전쟁 등의 연속된 대혼란시기를 겪으면서 김일성과 김성주에 대한 주장은 수도 없이 여러 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분단의 특성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자세한 내막이 밝혀지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김성주가 자신의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해 항일무장투사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던 가명인 김일성을 개인의 것으로 낚아챈 것은 틀림없으며 또한 보천보전투의 지휘가 사실이라고 할지언정 그 업적은 대단하고 영광스러운 해방의 역사이기는 커녕 단순 게릴라전 수준에 지나지 않으며 이러한 업적이 있다고 해서 김일성의 6.25남침과 그 후 지속적인 대남테러,북한 동포들을 착취한 행적이 용서되는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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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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