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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김정은의 신년사가 한미동맹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김정은은 1일 신년사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을 향해서는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으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김정은은 또한 “남조선 당국은 미국의 무모한 북침 핵전쟁 책동에 가담해 정세 격화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화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세와의 모든 핵전쟁 연습을 그만둬야 하며 미국의 핵장비들과 침략 무력을 끌어들이는 일체의 행위들을 걷어치워야 한다”며 사실상 한·미 군사훈련 중단 등을 요구했다.
동맹국인 미국에서 전쟁 위협을 퍼부으며 우리에겐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연례 훈련 중단을 요구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첫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입장을 환영한다고 밝히며 조속한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을 지시했다. 즉 북한의 참가와 한미훈련을 맞바꿀 의사가 있다는 신호로 보여진다.
문재인 정부는 평창 올림픽에 북한을 참여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해왔다. 마치 북한의 참여가 올림픽 성공의 척도가 되는 것 마냥 매달렸다. 바꿔 말하면 북한이 참가하지 않으면 평창 올림픽도, 한반도 평화도 실패하게 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북한은 올림픽 참가를 저울질하며 핵·미사일 개발의 시간을 벌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오로지 북한이 올림픽에 참여하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 없는 수세적 입장에 몰리게 됐다. 한미동맹이 잘려나가더라도 현 정부는 전혀 게의치 않고 북한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악마화한다고 해법이 생기지 않는다”면서 “남북관계만 개선되면 우리가 한·미 동맹에 과도하게 의존할 필요가 없다. 한·중 관계에서도 외교적 공간이 훨씬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의 반미·친중적 발언은 대부분 현 정부 외교정책에 반영됐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대통령 사실상 대통령의 뜻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참여한다면 김정은은 핵개발의 시간을, 문 대통령은 ‘평화 대통령’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할 수 있다. 문재인 정권과 김정은 정권의 ‘평화 올림픽’ 속에는 고통 받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들과 탈북자 납치, 납북자, 무력 도발의 희생자들은 보이지 않는다.
북한의 끊임없는 범죄행위가 올림픽 참가를 이유로 면죄부를 받을 순 없다. 북핵 폐기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요 북한이 저질렀던 전쟁 도발 행위에 대한 사죄와 재발방지까지 받아내는 것이야말로 평화의 출발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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