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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민정수석실 특감반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한 뒤 취재진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에서 사고가 나면 “개인적 일탈행위”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었다. 현 청와대에 있는 인사들은 당시 청와대의 해명을 비웃고 야유했다.
윤창중 대변인 알몸 성추행 사건,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 자식 논란 당시 개인정보를 불법유출한 청와대 행정관의 지시 등 사건사고가 터져나올 때마다 당시 청와대는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치부했다.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정부는 가히 ‘개인적 일탈 정권’”이라며 비아냥댔다. 무슨 ‘개인적 일탈’이 그리도 많냐는 것이다. 몸통은 그대로고 꼬리 자리기만 한다는 지적이었다.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각운은 맞춘다”고 했다. 현 청와대의 상황은 그 말과 맞아떨어진다.
청와대는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작성한 첩보보고서 10건 중 6건이 ‘개인적 일탈행위’라고 규정했다. 전형적인 꼬리자르기다.
청와대는 야권에서 첩보보고서를 놓고 ‘민간인 사찰’이라고 총공세를 펴고, ‘조유우유 조무우무’(조국이 유죄면 우병우도 유죄, 조국이 무죄면 우병우도 무죄)라는 말까지 만들어내는 마당에 더이상 묵과했다간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김 수사관의 상관이었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공개된 김 수사관 첩보 보고서 목록 사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하지만 박 비서관의 반박은 알맹이는 없고 겉돈다는 느낌이 강했다.
한마디로 요약해 “김 수사관의 개인적 일탈행위”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잘못이 없고, 민간인 사찰도 없었으며, 단지 김 수사관이 다른 마음을 먹고 비위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김 수사관이 비위행위자라서 첩보 내용도 믿을 가치가 없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김 수사관이 일을 열심히 하지 않던 시기에 작성된 신뢰성 낮은 보고서”라고 일축하는 경우도 있었다.
정권의 안위가 중요하고 장악력이 떨어지면 즉시 레임덕이 닥쳐온다는 상식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꼬리자르기에만 급급한다면 자신들이 비난했던 박근혜 정권과 다를 것이 뭐가 있나 싶다.
니체는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그 싸움에서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현 청와대는 전 청와대를 괴물로 규정하고 싸우다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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