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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참전용사, 전우들 묻힌 부산 남구 명예구민 됐다32년간 매년 유엔묘지 방문…"지켜야 할 가치 잊지 않았으면"
  • 인터넷뉴스팀
  • 승인 2019.04.1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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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예 구민된 제임스 그룬디 영국군 참전용사(왼쪽)

"여러분의 오늘을 위해 우리가 내일을 바쳤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영국군 6·25 참전용사 제임스 그룬디(87)의 말이다.

그는 10일 오후 부산 남구로부터 명예 구민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1988년부터 32년째 매년 부산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전우들이 묻혀있는 유엔기념공원을 방문해 참배하고, 부산에서 6·25전쟁과 UN군 참전용사들의 활약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도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6·25의 참상에 대해 알리는 남구청 초청 강연 연사로 참가했다가 명예 구민 패를 받게 됐다.

강연하는 제임스 그룬디 씨

그는 "오늘 저의 손녀가 왔고, 가족 친구들도 함께 왔다"면서 "명예 남구민이 된 것은 대단한 경험이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룬디 씨는 6·25전쟁이 치열했던 1951년 2월 부산에 도착해 3년간 영국군 시신 수습팀 대원으로 활약했다.

당시 시신 수습팀은 대한민국 곳곳의 전투 현장을 돌며 전사 뒤 수습되지 못한 아군의 주검을 되찾아 오는 임무를 수행했다.

그룬디 씨는 영국군 외에도 미군, 한국군 등 여러 나라 군인의 시신 90여 구를 수습해 부산 남구 대연동의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도록 했다.

그룬디 씨는 정전협정 한 달을 앞둔 1953년 6월 영국으로 돌아간 뒤 경찰관으로 활동하다가 은퇴했다.

이후 그는 전쟁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중 1988년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유엔기념공원을 처음 찾은 뒤 매년 방문하고 있다.

제임스 그룬디

그룬디 씨는 "전우이자 친구인 존은 한국전쟁 때 옆구리에 박힌 총알을 아직도 빼지 못하고 아내와 힘겹게 살고 있다"면서 "한국전쟁의 고통을 잊지 못하고 평생을 고생하는 전우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땀에 흠뻑 젖어 깨어날 때가 있고 전우의 묘역을 살피며 마음속 상처를 달래왔다"면서 "의무, 영광, 사랑,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잊지 않고 살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구가 외국인에게 명예 구민패를 수여한 것은 50여 년 전 지역을 위해 봉사한 고 하 안토니오 몬시뇰(독일인 가톨릭 고위 성직자) 신부 외 두 번째다.

구 관계자는 "그룬디 씨가 알츠하이머와 암 말기로 투병 중인데도 불구하고 부산을 재방문했다"며 "이 분의 경험과 생각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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