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방북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일을 만나 평화증진을 위해 비무장지대 전방초소 GP를 철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정일은 “아직 때가 아니다”며 이를 일언지하에 거절해 노 대통령에 무안을 주었다. 이를 두고 국내 여론은 “적국인 북한을 상대로 한 굴욕외교”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그런데 당시 국민들의 비판 여론에 잠잠해졌던 이 주장이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노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 의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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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 ⓒ 연합뉴스 | ||
문 후보는 지난 8월 여의도 캠프의 기자회견에서 비무장지대에 대해 “남북군사회담을 열어 남북 상호간에 감시초소와 중화기를 후방으로 이동시키고 제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문 후보는 “단기적으로는 군복무기간을 단축하고, 장기적으로 점차 국군의 수를 감축하고 모병제를 확대해 나가겠다” 고 밝히며 제주해군기지 역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 후보의 주장은 막말에 가까울 정도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그는 학생운동 중 구속되어 신체검사도 받지 않고 특전사에 징집되어 복무한 사실을 근거로 스스로를 ‘안보 대통령’이라 칭하며 기존의 야권 인사들과 다른 안보특화 이미지 만들기에 여념이 없어왔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국방력 약화 계획 발언은 지금까지 그가 다른 야권 후보들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우던 ‘안보 대통령’론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북한은 휴전 이후 60년간 수백 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사건으로 정전협정을 위반해왔다. 이렇듯 비양심적인 북한 정권과 약속이나 협상을 체결할 때에는 신중에 신중을 더해야 하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완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 북한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했다가 어떠한 희생을 치렀는지는 최근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만으로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런 북한에게 근거 없이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대인지뢰를 제거하며 감시초소와 중화기를 후방으로 이동시킨다는 것은 그만큼의 땅을 북한에게 내주겠다는 것이며 대남공작원들의 침투로를 열어주겠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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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어선들이 12일 한때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에서 2마일(3.2㎞) 가량을 남하해 조업하다가 출동한 해군 고속정에 의해 북측해역으로 되돌아갔다. 사진은 지난 7일 북한 어선들이 연평도 근해에서 꽃게잡이를 하는 모습 2012.9.12 ⓒ 연합뉴스 | ||
문 후보는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어 NFL을 사실상 무력화하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서해평화협력지대와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돼 북한의 선박과 비행기가 인천 주변까지 오게 되면 수도권의 위성지대와 인천부두, 인천공항이 순식간에 최전방이 된다. 해상 경계선이 서해바다로 밀려들어오는 것이다. 60년간 신뢰를 줄 때마다 동족의 뒷덜미에 어김없이 총을 쐈던 북한을 다시 믿고 김정은에게 서해바다를 내어주겠다는 것은 적화통일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서해바다에 북한의 선박과 비행기가 오가면 연평도가 아니라 서울과 인천에 북한의 직접 포격, 폭격이 가능해진다. 무력도발시 군사력 3위의 중국이 있어 제해권을 되찾기도 어렵다. 서울과 일대의 위성도시가 북한의 인질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에 더불어 군복무기간의 단축, 국군 감축을 주장하며 북한이 주장하는 국가보안법 폐지와 연방제통일까지 복창하는 것은 스스로 ‘안보 대통령’이라는 이름이 걸맞지 않음을 내보이는 것이다. 문 후보가 주장하는 안보는 대한민국의 안보인지 북한의 안보인지 알 수가 없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해 취임식에 북한 인사를 초청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문 후보는 대선캠프에 정동영, 이재정, 이종석을 두고 있다. 이들은 과거 햇볕정책 시절 ‘잃어버린 10년’을 이끌던 통일부장관 출신들로써 실패한 대북정책의 수장들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사들이다. 이들이 이끈 대북정책의 결과는 북한 동포들에 대한 더욱 가혹한 탄압과 우리 국군 장병들에 대한 선제공격, 우리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무력도발로 다가왔다. 이들은 자신들의 정책이 실패하여 북한 김일성 일가의 배만 불려 주고 우리 군인과 민간인들이 살해당하는 결과를 낳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문 후보가 나서서 이들을 캠프에 영입하며 두 번째 기회를 주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각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아무도 문재인 후보가 ‘안보 대통령’감이라고 생각지는 않을 것이다. 문 후보 스스로도 그것을 알고 있다. 문 후보는 스스로의 양심을 속이고 국민들을 기만하며 본성에 걸맞지 않는 ‘안보 대통령’을 사칭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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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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