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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남 철수' 소재 소설 출간한 美작가 데이비드 와츠(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지난 2010년 흥남 철수 작전을 소재로 한 소설 '흥남에서의 희망(Hope in Heungnam)'을 펴낸 데이비드 와츠. 와츠는 이 소설의 등장인물 '동혁'의 실제 모델인 원동혁(76·오하이오주 톨리도시) 오일 코퍼레이션 대표와 피난민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갑판장 로버트 러니, 기관사 멀 스미스(이상 뉴욕), 벌리 스미스(플로리다) 등 생존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전사 자료 등을 토대로 작품을 썼다. 원 대표는 이 소설을 직접 번역, 작년 12월 흥남철수 62주년을 기념해 한국어판 '기적-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해상 구출작전'을 펴냈다. 2013.1.6 | ||
미군 승무원들과 극적으로 만난 뒤 소설가 소개받아
"모든 게 기적의 연속"…"피난선서 태어난 김치 2~4호 찾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흥남 철수 작전을 소재로 한 미국 소설 '흥남에서의 희망(Hope in Heungnam)' 한국판이 당시 피난선에 올라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재미동포의 번역으로 출간됐다.
소설의 등장인물 '동혁'의 실제 모델인 원동혁(76·오하이오주 톨리도시) 오일 코퍼레이션 대표는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판 '기적-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해상 구출작전'(이지출판사)을 번역한 동기와 함께 생사의 기로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줬다.
흥남 철수 작전은 한국전쟁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꼽힌다. 중공군 개입으로 전세가 불리해지자 연합군은 1950년 12월 15일부터 24일까지 미군 제10군단과 국군 제1군단 소속 군인 10만5천 명과 피난민 9만1천 명을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비롯한 여러 선박에 태워 거제도 등지로 대피시켰다.
함경남도 단천 출신의 14세 소년이던 원 대표는 23일 오전 마지막으로 출항한 빅토리호에 승선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한국어판 책의 제목처럼 '기적'의 연속으로 설명했다.
"항공유를 가득 실어 사람이 탈 자리는 얼마 없었지. 그곳에 무려 1만4천 명이 젓가락처럼 꼿꼿이 선 채 사흘간 영하 30도의 혹한과 굶주림을 버텨냈다오. 그런 극한 상황에서 '김치 1~5호'로 명명된 아기 5명이 태어난 것도 기적이 아니겠소?"
신생아 출생 사실은 생존 선원의 항해일지를 통해 확인했다. 승무원 48명 가운데 피난민 승선을 허락한 빅토리호의 레너드 라루 선장 등 45명은 숨졌고 모두 80대인 갑판장 로버트 러니, 기관사 멀 스미스(이상 뉴욕)와 벌리 스미스(플로리다) 씨 3명이 생존해 있다.
원 대표는 "수소문 끝에 '김치 5' 이경필(남) 씨와 '김치 1' 손양영(남) 씨를 찾아냈으나 2,3,4호 세 명은 성별조차 모른다"며 "속히 이들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수의사인 이씨는 거제도에서 장승포가축병원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손씨는 서울에서 철강 무역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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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흥남 철수' 소재 美소설 번역한 피난민 원동혁 씨(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 흥남 철수 작전을 소재로 한 미국 소설 '흥남에서의 희망(Hope in Heungnam)' 의 등장인물 '동혁'의 실제 모델인 원동혁(76·오하이오주 톨리도시) 오일 코퍼레이션 대표. 함경남도 단천 출신으로 14세 때인 1950년 12월 23일 최후 출항한 피난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극적으로 승선한 그는 잊혀져 가는 한국전쟁의 의미를 재인식시켜주고 싶어 한국어로 번역했다고 말했다. 원 대표가 흥남철수 62주년을 기념해 작년 12월 출간된 한국어판 '기적-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해상 구출작전' 내용과 생사의 기로에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들려주고 있다. 2013.1.6 | ||
원 대표는 생존 선원과의 만남도 '기적'으로 보고 있다. 2009년 4월 미국 아나폴리스에서 열린 국제로타리클럽 5720 지구대회에 참석한 것이 오매불망 염원했던 이들과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이어졌다.
이동건 국제로타리클럽 총재 대리로 연단에 오른 그가 "흥남 철수 작전 때 미군들의 인도주의적 용단으로 살아나 '로타리안'으로 봉사할 수 있게 됐다"고 연설하자마자 멀 스미스 씨 동생이 찾아온 것이다.
"우리 배에 태운 피난민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만나보면 여한이 없겠다"고 되뇌곤 했다는 스미스 씨는 원 대표와 전화로 통화하며 생존자들과 만나자고 제안한 뒤 뉴욕의 러니 씨 집에서 감격의 해후를 했다. 원 대표는 "진정한 영웅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질서를 지켜준 피난민들"이라는 승무원들의 말에 감동했다.
원 대표는 귀국 후 러니 씨가 준 빌 길버트의 책 '기적의 배'를 흥남철수작전기념사업회에 전달했다.
그 후 한국전쟁을 소재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미 작가 데이비드 와츠가 러니 씨 소개를 받아 원 대표에게 연락해왔다. 그와 18개월간 100여 통의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당시 흥남부두 일대의 전황 등을 설명해줬다.
와츠는 흥남 철수 작전 생존자 3인과 원 대표의 증언, 전사 자료 등을 토대로 삼은 뒤 픽션을 가미해 지난해 6월 25일 아마존닷컴에서 다큐멘터리 소설을 펴냈다. 사경을 헤매던 해병대원(잭)과 전사한 인민군 아내로 잭을 구해준 태복 간의 러브 스토리가 꾸며낸 이야기로, 소설 가운데 약 10% 분량을 차지한다.
원 대표는 인터뷰 도중 "한국전쟁이 잊혀간다"며 시종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수년 전 중풍을 앓아 오른손이 불편하다는 그는 젊은 세대에게 전쟁의 참상과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려고 번역 작업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생고생'을 한 아들 부부(선교사)에게 고맙다는 말도 남겼다.
"종이 위에 기록한 난필의 번역 문장을 일일이 타이핑하고 윤문까지 해준 아들(성욱)과 며느리(강호정)의 정성이 없었다면 이런 '기적'도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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