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그래픽> 북한 핵실험장 수평갱도 구조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제3차 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발표했다. ⓒ 연합뉴스 | ||
로켓 발사 문제 의제화 요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북한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제3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곧바로 미국에 '적대시 정책'을 바꾸라고 강하게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북한은 12일 핵실험을 단행하고 불과 8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8시께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이 끝까지 적대적으로 나오면서 정세를 복잡하게 만든다면 보다 강도높은 2차, 3차 대응으로 연속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어 4시간 30분이 지난 13일 0시 30분께 조선중앙통신 논평을 내고 "2차, 3차의 초강경 조치를 실시하겠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의 차후 선택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북한이 핵실험 직후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난하는 성명과 논평을 잇달아 발표한 것은 1, 2차 핵실험 때와 사뭇 다른 행보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2006년 10월에는 핵실험을 하고 나서 이틀 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했고 2009년 5월 제2차 핵실험 때는 나흘 뒤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나왔다.
북한이 이번에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핵실험의 근본적 책임을 미국에 돌리면서 유화적 대북정책으로 전환할 것을 강하게 압박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특히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지난해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른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를 비난하며 "원래 우리에게는 핵시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고 주장한 데서 미국에 공을 넘기려는 의도가 드러난다.
또 "미국은 지금이라도 우리의 위성발사 권리를 존중해 완화와 안정의 국면을 열겠는가 아니면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끝까지 추구해 정세폭발을 향한 지금의 잘못된 길을 계속 걷겠는가 하는 양자택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에서 협상하고 싶은 속내를 엿볼 수 있다.
북한이 핵실험 이후 미국을 겨냥한 위협과 유화적 메시지를 동시에 표출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미국이 '위성발사 권리'를 존중해야 안정 국면이 열린다는 식으로 주장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으로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 로켓 발사를 대미협상의 새로운 의제로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로 전용될 수 있는 북한의 로켓 발사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주장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미국과 회담의 필요성을 얘기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장거리 로켓의 발사 권리를 인정하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북한이 앞으로 미국과 협상 의제로 로켓 발사 문제와 평화안정 문제를 요구하면서 한반도 긴장 상황을 오래 끌고 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뉴스팀 blue@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