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애국하면 망한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진 교수는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애국하면 망한다”는 발언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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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트윗 ⓒ 트위터 캡쳐 | ||
백남준의 이런 발언은 마치 애국주의를 배척하는 듯하다. 그러나 미술평론가인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자신의 저서 [백남준 그 치열한 삶과 예술]에서 “백남준의 애국철학은 반어법을 내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남준의 신시내티 스튜디오에서 10년간 함께 일한 조수 마크 페스펄(Mark Pastsfall)은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카탈로그에 쓴 글에서 백남준의 예술철학에서 문화정치론까지 세세하게 언급하며 첫 번째를 ‘한국의 역사’로 다루고 있다.
이용우 대표이사는 “서방세계에서만 45년을 살아온 백남준이 한국인임을 내세우는 문화정치적 책략을 갖고 있다면 그는 벌써 국제무대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자신이 애국하는 길은 지금보다도 더욱 유명해지고 더욱 좋은 예술가가 되는 것이 궁극적인 애국의 길이라고 보는 백남준식의 애국법은 고도의 전략이며 우리가 배워야 할 대목”이라고 서술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애국은 제 일 열심히 하다가 본의 아니게 결과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업에 충실함으로써 명성을 드높여 궁극적으로 애국을 추구했던 백남준의 애국관과는 달리 진 교수는 애국을 ‘본의 아니게 하는 것’으로 취급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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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트윗 ⓒ 진중권 트위터 캡쳐 | ||
진 교수는 “사회에서 무시, 멸시당한 스트레스에서 공격본능이 발생합니다. 그 공격본능을 그대로 표출하면 사회적 비난을 받으므로 애국이라는 승화의 장치가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찌질한 자신들도 국가적으로 의미있는 존재라고 온 몸으로 외치는 처절한 실존적 비명”이라며 “불쌍하게 봐줘야 한다”는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듯 애국심을 ‘주장자 개인의 존재감을 형성하기 위한 행위’로 정의하며 애국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진 교수와 애국주의, 민족주의를 이용해 자신을 내세우는 것을 경계해 애국의 본분을 지켰던 백남준의 주장은 큰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다.
진 교수는 애국주의를 비롯해 ‘개인의 존재감을 얻기 위해 다른 대의를 내세워 언행을 표출하는 행위’ 전체를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진 교수의 비난 대상에는 진 교수 자신이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진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영주의 어느 식당에 갔더니, 박정희-육영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더군요. 마치 김일성-김정일 초상화를 보는 듯 했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발언은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에 대한 추억과 존경심에 사진을 건 것과 3대 세습 독재정권에 의해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건 것을 동일시하는 발언으로 비판받았다.
지난해 10월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이 기록된 대화록이 있다고 말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을 “정신병자”로 매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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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중권 동양대 교수의 트윗 ⓒ 트위터 캡쳐 | ||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 지난 19일에는 “다시 5년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끔찍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라는 트윗을 올려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았다.
이 밖에도 진 교수는 대표적인 ‘진보논객’으로 손꼽힐 정도로 공격적인 토론 방식을 보였으며 날카롭고 자극적인 트윗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해에는 “수꼴(‘수구꼴통’의 줄임말로, 보수층을 비하하는 단어)여러분, 인터넷 TV토론 할까요? 100분에 출연료 100만원만 보장하면 어떤 조건에서든지 1대 다수로 토론해 드립니다”라는 조롱성 글을 올리고 실제로 토론에 나서기도 했다.
진 교수는 백남준의 애국관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백남준의 발언을 인용하며 ‘구체적으로 하는 게 남의 트위터에 들어가 시비 거는 것 뿐’이라는 비방으로 애국심을 ‘스트레스에서 나오는 공격본능’으로 호도하다가 그만 자가당착에 빠지고 말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렇듯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지탱해 온 근간인 애국심을 ‘개인의 자존감 형성 도구’라고 주장한 진 교수의 발언과 더불어 일부 좌파 행사에서 애국가와 국기에 대한 맹세 등의 국민의례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 등 일부 좌파 인사들의 국가관과 애국관이 보편적인 대한민국 국민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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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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