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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충현 해군대령국방부 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장·이학박사 | ||
오늘(26일)은 천안함 폭침 3주기다. 그날의 아픔을 우리는 영원히 잊을 수 없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의 외국 전문가와 민·군합동조사단이 천안함 폭침의 결정적 증거(Smoking Gun, Conclusive Evidence)인 북한의 어뢰 추진체(CHT-02D)를 폭침현장 해저에서 인양작업을 통해 건져내 명명백백하게 북한의 소행임을 과학적 입증을 통해 밝혔음에도, 일부에서 이를 믿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듯’ 진실을 외면하고 의혹만을 제기하면서 국론 분열을 획책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최근에도 일부에서는 민ㆍ군합동조사단에서 과학적으로 검증한 천안함 선체 및 어뢰추진체 흡착물질과 폭발실험 흡착물질 간에 알루미늄 대 산소의 비율이 달라야 한다며 ‘조작설’까지 제기했다. 급기야 ‘수중폭발을 재실험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국민의혹을 증폭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것은 혼돈의 분위기로 몰고 가기 위한 주장일 뿐이다.
왜냐하면 당시 백령도 바다 해저상황과 폭발온도 및 압력, 다양한 해수성분 등 실험조건을 동일하게 조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실험의 결과 즉 원소의 비율은 실험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실험 요구를 줄기차게 제기하는 것은 동일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결론을 미궁으로 몰아가고자 하는 뜻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닌지 저의가 궁금해진다.
더군다나 이들이 주장하는 ‘흡착물질의 알루미늄 대 산소의 비율이 1:0.23이어야 한다’는 것은 획일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문제다. 왜냐하면 당시의 흡착물은 바닷물속의 황산이온과 같은 산소를 가진 염분 등이 고려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산화알루미늄에서의 알루미늄 대 산소의 비율을 고집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조사결과에서 밝힌 것은 이들이 주장하는 산화알루미늄이 아닌 비결정질 알루미늄산화물이므로 대상 자체가 다른 것이다.
이들의 잘못된 의혹의 핵심은 SEM-EDS(주사전자현미경 에너지분산형 엑스레이 분광분석기 Scanning Electron Microscope - Energy Dispersive X-ray Spectroscopy) 장비를 이용해 얻어진 순수한 산화알루미늄에서는 알루미늄(Al)과 산소(O)의 비율이 1 : 0.23인데 비해, 천안함 연돌 등에서 나온 흰색의 흡착물질, CHT-02D 어뢰에서 나온 흰색의 흡착물질은 알루미늄과 산소의 비율이 각 1대 0.92, 0.90이 나왔고, 폭발실험 흡착물질에서는 1 : 0.23의 비율로 나와야 하는데 1 : 0.81 비율로 나왔다는 것이다. 폭발실험 수치가 민·군 합동조사단 발표결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조작됐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이 같은 주장은 다음과 같은 오류를 범하고 있다.
첫째, 폭발실험에서 나온 흡착물질은 알루미늄과 산소의 비율이 1:0.23이어야 한다는 것은 이 실험이 천안함 폭침사건과 최대한 유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바닷물을 이용했다는 것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바닷물에는 산소의 양을 많이 증가시킬 수 있는 황산이온 등이 녹아있기 때문에 흰색흡착물질에 묻은 황산이온 등의 산소가 함께 검출되어 일부에서 주장하는 산소의 비율이 0.23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보다 큰 0.8 ~ 0.9 정도의 크기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흰색 흡착물질이 10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생성되는 침전물로서 결정성 물질인 ‘알루미늄 황산수화물’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XRD(X-ray diffraction; X선 회절기) 분석에서 결정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타당성이 없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흰색 흡착물질이 고무재질로 되어 있는 전원케이블이나 페인트에도 다량으로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서는 흰색물질이 폭발과는 관계가 없는 100℃ 이하의 온도에서 발생되는 알루미늄황산수화물이라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고무나 페인트에서 알루미늄 산화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며, 손상부위의 폭발흔적과 열에 손상되지 않은 전선의 절단, 강력한 압력흔적 등 수중폭발의 수많은 증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과연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평택2함대에 전시돼 있는 두 동강 난 천안함 밑에서 46용사의 피맺힌 절규를 들어보았는지 알고 싶다. 천안함의 갈기갈기 찢어진 선체와 국방부 조사본부에 전시돼 있는 녹슨 북한의 어뢰추진체(CHT-02D)가 곧바로 폭침의 너무나도 확실한 증거인데 무엇을 더 보여주고 증명해 줘야만 믿는다는 말인가?
더 이상의 논란은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고 국론만 분열시킬 뿐이다. 남북이 통일되는 그날 북측에 가장 먼저 누구의 지시로 어떻게 폭침을 저질렀는지 물어보자. 그 답이 나온다면 의혹을 주장하는 사람은 또 무엇으로 변명할 것인지 참으로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내부적으로 천안함을 침몰시켰다고 북한 주민들에게 자랑삼아 선동하며 무력으로 남한을 언제든지 박살 낼 수 있다고 호전적 폭언을 일삼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는 불필요한 의혹 제기에 국력을 낭비할 것이 아니라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산화한 천안함 46용사와 고(故) 한주호 준위의 호국 충정을 기리며 그들의 가족을 따뜻하게 보듬고 재발방지를 위해 전 국민이 단합해 대비태세를 확고히 다지는 것이 국운융성을 위해 우선으로 해야 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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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도발로 침몰하기 이전, 서해상에서 우리 바다를 지키기 위해 초계 중이던 천안함 모습.(자료사진) ⓒ 국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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