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11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인권제약의 소지가 있다며 국가보안법의 점진적 폐지를 권고했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한 국제인권단체들도 세계인권선언과 유엔인권규약을 거론하며 국보법 폐지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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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4년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제1차 국민대회' ⓒ 오마이뉴스 기사 화면 캡쳐 | ||
이후 국내의 국보법 폐지론자들은 유엔과 국제인권단체들의 권고를 근거로 삼아 왔다.
한반도의 안보와 직접적 관계가 없는 유엔의 이상주의적 권고로 국보법 폐지를 강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제 폐지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국제사회의 권고는 국보법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해외사례’의 큰 축을 맡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가치를 부정하고 위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관련 법령을 통해 엄격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미국의 국토안전법(Homeland Security Act), 애국법(PATRIOT Act)과 캐나다의 국가기밀법(Official Secrets Act), 영국의 공공기밀보호법(Official Secrets Act), 중국의 국가안전법 등이 그 예다.
특히 제국주의, 인종말살정책 등 나치 정권의 역사를 지닌 독일은 형법, 공무원법, 연방헌법수호법, 결사법 등의 폭넓은 조항에서 불법 반헌법 세력의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독일은 평화 파괴행위, 내란 기도행위, 헌법질서와 민주적 법치질서를 교란하는 행위, 폭력시위, 반국가활동 등에 대해 연방내무부 산하의 연방헌법수호청(Bundesamt für Verfassungsschutz)을 운영하며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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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방헌법수호청 본부 ⓒ 누리꾼 블로그 캡쳐 | ||
쾰른에 본부를 둔 연방헌법수호청은 1950년 설치되었으며, 극좌 및 극우세력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 등 독일의 국가안보에 위해를 가하는 세력을 감시와 정보수집, 분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이들은 연방헌법수호법에 의해 합법적으로 사찰 권한을 갖고 있으며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판단되면 도청과 감청, 우편개봉을 할 수 있는 등 정보감시에 대해 막강한 권한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방헌법수호청은 정치인과 공인들을 상대로 ‘사상검증’을 진행해 헌법적 가치에 위배되는 발언과 행동을 할 경우 이를 언론에 공표한다.
지난 2010년 발표에 의하면 이들이 감시, 통제하고 있는 독일 내부의 반헌법 세력은 25,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 역시 감시의 대상이다. 여행이나 이민 등으로 독일에 거주중인 외국인이 독일의 헌법적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을 할 경우 독일 형법에 저촉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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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정보원의 여론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 ⓒ 연합뉴스 | ||
유럽 가운데에서도 선진국으로 꼽히는 독일도 일부 인권 제약의 소지를 감수하며 국가안보 수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국내의 국보법 폐지론자들이 주장하는 ‘해외사례’에 이러한 안보활동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정원은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적 가치를 부정하고 북한의 3대 세습 독재 체제에 무비판으로 일관하는 종북세력을 적발·수사해왔다.
그러나 최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제출한 ‘국가정보원법 개정안’에 의해 국내정보 수집권한과 보안업무의 기획조정 권한이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독일 등 해외 선진국의 사례처럼 국정원도 반헌법 세력에 대한 감시와 통제 활동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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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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