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재판에서 종북 성향 방청객들의 발언 기회가 주어진 사실이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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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유숙 판사 ⓒ 여성신문 캡쳐 | ||
자주민보에 따르면 7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진행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본부 최동진 편집국장에 대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이적단체 활동 등) 항소심 재판에서 재판장인 민유숙 판사가 “방청객 중에서 피고인이 최후 진술을 하기 전 피고인을 위해 발언할 분이 계시면 말씀해 달라”고 발언했다.
배심원도, 증인도 아닌 방청객에서 발언권을 주는 것은 사실상 피고인에 대한 변론 기회를 준 셈이다. 민 판사가 “피고인을 위해 발언할 분”이라며 발언 자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피고인을 변론할 기회를 방청석에 돌리는 것은 민사사건 등 가벼운 사건에서도 이례적으로 나타나는 일로, 국가보안법 사건 재판에서는 전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먼저 발언한 사람은 국가보안법피해자모임 윤기하 법률자문이었다. 윤 자문은 이날 법정에서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를 북한으로 지목한 부분은 찾을 수 없으므로 북한을 무조건 반국가단체로 인정한 가운데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북한은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국가”라고 주장했다.
윤 자문은 지난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김정일 분향소 설치를 시도하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우파 단체에 의해 제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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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시 분향소 설치에 반대하는 우파 단체 ⓒ 연합뉴스 | ||
다음 발언자인 범민련 남측본부 김규철 고문은 “언제까지 같은 민족이며 통일의 상대인 북한을 적으로 보고 적대정책을 펼 것이냐”며 “그렇게 된다면 외세에 의해 갈라진 우리 조국과 민족은 영원히 통일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의 목표는 자주적 평화통일”이라며 “최 편집국장은 충실하게 일해 온 통일 운동가”라며 피고인인 최 편집국장의 무죄 판결을 요구했다.
김 고문은 지난 2002년 8월 16일 평양을 방문해 범민련 북측본부 인사들과 ‘범민련 남북연석회의’를 연 혐의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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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1972년 북한의 지령을 받는 지하당 ‘통일혁명당’을 재건하려다가 구속돼 18년 동안 복역한 비전향 장기수 출신이다.
민 판사가 발언권을 준 방청객 세 명 모두가 종북 성향 인사다. 민 판사의 남편인 민주통합당 문병호 의원은 지난 2007년 10월 광화문에서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남파간첩·빨치산 추모제에 추모의원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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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병호 민주통합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13.4.25 ⓒ 연합뉴스 | ||
종북 성향 인사들에게 이례적으로 발언권을 준 민 판사가 자격 논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최 편집국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6월 13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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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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