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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러지는 남북회담 12일 오전 그랜드힐튼 호텔에 마련된 남북당국회담장이 철거되고 있다. 이날 예정됐던 남북당국회담은 지난 11일 수석대표 '격(格)'을 놓고 대립하던 끝에 무산됐다. 2013.6.12 ⓒ 연합뉴스 | ||
200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될 예정이던 남북회담이 12일 결렬됐다.
통일부는 11일 "북한이 회담 대표로 내세운 조평통 서기국 국장은 권한과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우리 측 통일부 장관의 상대로 볼 수 없다"며 "조평통에는 현재 공석인 위원장과 몇 명의 부위원장이 있는데 그 하위 직책을 맡고 있는 서기국 국장이 통일부 장관과 같은 직책이라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1시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수석대표 명단을 교환한 후 대화의 격이 맞지 않다고 말했으며 오후7시5분께 회담 결렬을 최종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수석대표의 격을 맞추는 것은 형식 논리가 아니라 실질적 협의를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나가는 첫걸음"이며 "대화의 급을 맞추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자 신뢰형성에 대한 기초"라고 강조했다.
남북 간 회담이 개최 하루 전 무산된 것은 처음 있는 일로, 이를 두고 여야 간의 공방이 치열하다.
참여정부의 이재정,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DJ정부의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이 박근혜 정부의 경직된 협상 태도를 비판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1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큰 흐름이 긴장국면에서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는 이런 큰 국면에서 작은 데 연연해 가지고 대국을 그르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회담결렬에 대한 유감을 나타냈다.
정동영 전 장관은 “더 큰 책임은 우리 정부에 있다. 형식을 가지고 내용 자체에 접근조차 못하게 된 것은 이것은 누가 뭐래도 하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정 전 장관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남북당국회담 결렬과 관련, "정말 안타깝고 참 답답하다"며 "우리가 당국자 회담이라고 하면서, 좀 더 폭넓게 새로운 체제를 가지고 간다고 하면서 결국 김양건 통전부장관을 고집하다가 결국 이런 화가 온 것"이라며 파국의 더 큰 책임이 박근혜 정부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양쪽 대표가 누가 나오든 그 회담장에서 마주 앉은 분들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양 정상의 의지가 중요다”고 말했다.
“북한 내각에 남북관계를 관장하는 부처가 없고 북한이 노동당을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조평통 서기국장을 민주평통의 사무처장(차관급)과 비슷한 급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 측이 이번 남북 당국회담의 수석대표로 내세운 통일부 차관과 급이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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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맞댄 황우여와 최경환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13.6.12 ⓒ 연합뉴스 | ||
이에 반해 새누리당 의견은 다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북한은 그동안 관행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대표는 "북한이 만나자고 하면 황송해 하면서 만나고, 회동 대가를 요구하면 감사하게 제공하며 쩔쩔 매던 시기가 있었는데 오늘 남북 회담을 파국으로 가게 된 계기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우여 대표는 "많은 대북 전문가가 북한이 통보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장을 장관급에 걸맞은 지위로 판단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우리 측 수석대표인 통일부차관을 문제 삼아 대표단 파견을 보류했는데 우리를 동등한 대화상대로 생각하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호신뢰와 존중의 기반 아래 진정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북한은 합리적, 상식적으로 협상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당초 북한이 대화를 제의한 배경을 놓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의 위장 평화공세"란 분석이다. 한·미·중이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는 상황을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남 유화공세를 펼친 것으로 본다.
이번 북한의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회담 제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탐색전이었으며 애당초 진지하게 이어갈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해 예상보다 강한 합의가 나왔다. 한국에 대한 유화 제스처가 미·중 지도자들의 마음을 바꾸지 못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남북대화를 할 동기나 기대치가 상당히 소멸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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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충수 인턴 기자 hyasins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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