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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의 망언그래, 주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 하마
  • 블루투데이 기획팀
  • 승인 2012.04.25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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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주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 하마

최근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인 하이드 의원은 “한국은 누가 주적인지 분명히 말하라”고 다그쳤다. 마치 식민지 총독을 연상케 하는 그의 오만한 요구는 단순한 개인적 주문이 아니라 부시정부와 공화당을 필두로 한 수많은 미국 엘리트들의 공통된 견해를 집약한 것으로 특히 아래와 같은 몇 가지를 겨냥하고 있다.

식민지총독 부류가 즐비한 미국 고위층

첫째는 ‘한국으로부터 나오는 안보 문제에 대한 혼란스러운 신호’에서 암시되듯이 지난 3월 8일자 공사 졸업식에서 노대통령이 천명한 ‘주한미군의 대 동북아지역 전략적 유연성 불허’를 겨냥하고 있다.

대통령은 주한미군의 동북아지역군으로의 전략적 유연성은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으므로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원칙’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주한미군 기지를 대 중국 포위봉쇄 기지화 하고, 더 나아가 대만사태 등에서 미·중간에 무력충돌이 일어나면 전쟁발진기지로 삼으려는 미국의 21세기 동북아지배전략에 제동이 걸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한국과 중국이 미국의 대북한 경제봉쇄에 협조하지 않고 개성공단이나 비료지원 등 ‘핵 공갈을 추가한 (북한) 정권에 쏟아 붓는’ 경제협력이나 지원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봉쇄나 해안봉쇄와 같은 저강도전쟁을 통해 북한을 장기적으로 고사시켜 정권교체와 체제전북을 꾀하는데 ‘동맹’이라는 한국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2004 국방백서에서 ‘주적’ 표현 대신 ‘직접적 군사위협’이라는 표현으로 교체한 것을 겨냥하고 있다. 이 표현의 변화는 말뿐인 변화에 불과하다. 국방부 스스로가 “주적 표현이 삭제된다고 실제 주적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해 만든 작전계획 등의 각종 대북 방어전략이나 무기 구매 등의 중기 전력투자계획 등에선 변화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데도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안보분야에서 조그만 변화의 조짐도 허용하지 않고 쐐기를 박아 제2, 제3의 LA선언이나 3·8선언과 같은 변화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저의다.

넷째, 동시에 미국의 요구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금과옥조로 받아들이는 남한 내의 맹목적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하이드는 2004 국방백서가 ’주적‘을 교체하면서 ’유사시 대한민국을 방위하기 위해 투입되는 미 증원전력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를 포함하여 병력 약 69만여 명,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대의 규모이다‘라고 미국에 기대는 것은 너무 염치없다고 꾸짖고 있다. 그러면서 “만일 당신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당신의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는 한나라당, 조·중·동, 외교부와 국방부 고위관료와 한국군장성 등과 같은 맹목적 숭미주의자들에게 은근히 두려움을 자극해 주한미군의 대 동북아 전략적 유연성에 제동 거는 대통령, 남북경협 중단을 거부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 받으려는 참여정부 등에 대한 압박과 공세를 부추기려는 저의를 깔고 있다.

자발적 노예주의라는 불치병에 감염된 이 땅의 고위층

지난 3월 8일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노대통령의 선언이 있자마자 ‘주한미군의 추가감축 가능성에 대한 우려’라는 협박성 소식이 흘러나왔다. <동아일보>는 이를 9일자 머리기사로 다루어 끼리끼리 북 치고 장구 치는 짝짜꿍질을 잘도 연출했다. 이러니 공갈과 압박카드용 주한미군의 감군 및 철수 위협이 제법 약발을 잘 받는 것으로 미국이 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내정개입을 일삼는 하이든은 외교관계를 담당하는 국제관계위원장의 직분을 넘어 자신이 마치 ‘미국식민지 대한민국의 총독’인 것처럼 19세기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모습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유독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이런 19세기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총독부류 족속들이 대통령인 부시를 비롯해 미국의 조야에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또 더 꼴불견이고 문제인 것은 이들의 식민지 총독행세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 땅의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 부류들이 우리 고위층에 즐비하다는 사실이다. 군부, 관료, 언론, 정치, 학술, 경제 등의 고위직을 대부분 점유하는 이 땅의 기성 주류는 일제식민지배 35년, 미국의 신식민 지배 60년, 도합 100년 가까이 대를 이어 일본인보다 더 일본인처럼 또 미국인보다 더 미국인처럼 행세해 왔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이 노예적 행세를 해왔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프랑츠 파뇽이 말하는, ‘식민화 된 무의식’의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곧, 그들은 식민지 생활을 하도 오래 하다 보니 자신들이 식민지 지배를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한 채 제국주의 식민지배를 내면화한 자발적 노예주의라는 불치병에 완전 감염됐다는 것이다.

주한미군의 어떠한 전략적 유연성도 절대 안 돼

이제 고위층에 즐비한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가 아닌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의 주체적인 목소리로 하이드 의원에게 조목조목 말해 주겠다.

그가 첫 번째로 겨냥한 전략적 유연성을 보자. 이에 대해서는 이미 이곳 고정칼럼에서 “‘제2의 청일전쟁’으로 직결될 전략적 유연성”이란 제목으로 상세히 다뤘기 때문에 최근의 동북아정세와 관련지어 간략히 짚어보겠다.

지난 3월 6일 미국은 주한미군 2사단을 예정보다 2년 앞당겨 이번 여름 미래형사단으로 완전히 전환한다는 충격적인 발표를 했다. 사단과 군단기능을 통합하고 최첨단무기를 중심으로 한 미래형사단은 보병, 기갑, 포병, 정찰, 항공, 정보·통신, C4I(전술지휘통제자동화체계)는 물론 무인정찰기(UAV)까지 갖추고, 유사시 하와이와 미 본토에서 한반도에 전개되는 5개의 행동여단(UA)을 지휘 통제하여 막강한 전투력을 갖추데 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이나 카시미르 등에 원거리작전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무인정찰기와 다목적 항공기, 고속 수송선박을 비롯한 최신예 에이브럼스(AIM) 탱크, 최신예 M270A1 다연장 로켓 시스템도 갖춰 원ㆍ근거리 육·해·공 통합전투력까지 구사하게 된다.

그야말로 주한미군이 이번 여름부터는 언제든지 북한에 대한 정밀타격능력과 대만사태 등 동북아지역 분쟁에 개입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의 채비를 완벽히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10북핵보유선언을 계기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한미군의 슈퍼여단화에 이어 갑작스런 미래형사단으로의 긴급 변환은 무언가 불길한 예감을 자아내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과 일본은 2월 9일 안전보장위원회(2+2회담)에서 미·일 동맹의 범위를 기존 일본과 주변지역에서 중동을 포함한 아·태지역으로 확대하는 공통전략 목표를 발표하고, 그 대상을 북한과 중국으로 지목해 ‘불투명성,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겉으로는 ‘하나의 중국’정책을 천명하면서도 미국과 일본이 사상처음으로 대만사태를 안보정책에서 위협으로 공식화 해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한 포위망 전략을 세운 셈이다. (이 기세를 몰아 일본은 남북한에도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분쟁을 주도하고 ‘가짜 유골’ 등을 조작해 북한 악마만들기에 전력투구 하고 있다.)

중국은 이를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해결하려 든다면 일본은 미국을 지원하겠다’고 미국과 일본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반국가분열법’으로 적극 대처하고 있다. 이 법은 대만을 중국 영토의 하나로 보고 "대만 독립 세력이 이런저런 방식으로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키는 경우, 또는 대만을 중국으로부터 분열시킬 수 있는 중대한 사변이 발생한 경우, 또는 평화통일의 조건이 완전히 없어진 경우"에 중국은 무력을 사용해서 통일을 이룰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주변국의 움직임, 특히 대만문제는 우리에게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우리의 죽고 사는 문제와 직결된 문제다. 대만의 독립선언은 중국의 무력침공을 초래하고, 이에 대응해 미국과 일본이 개입함으로써 중국과 미국·일본 간의 전쟁으로 비화될 위험이 있다. 이때 만약 주한미군이 철군되지 않고 또 전략적 유연성이 허용된 상황이라면 이곳 남한 땅은 미국의 대중국 침략 발진기지와 대리 전쟁터가 되는 끔찍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주한미군 전면철수가 ‘제2의 청일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안

노대통령이 3·8선언에서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 국민이 동북아시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일은‘ 있을 수 없으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확고한 원칙‘이라고 못 박은 것은 한반도의 생존을 위한 철칙이다.

이런데도 이를 문제 삼는 하이드나 주한미군사령관, 더 나아가 이들을 옹호하는 일부 한나라당이나 주류언론과 같은 대미 자발적 노예주의자 등은 그야말로 미국의 동북아지배를 위해 한반도가 1895년의 청일전쟁 때처럼 쑥대밭이 되고 우리 민족이 개죽음을 당해도 좋다고 강변하는 꼴이다.

이런 ‘제2의 청일전쟁’의 비극을 막기 위해 일부에서는 일본식의 사전협의제나 동북아를 제외한 지역의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고 동북아지역만 허용하지 않는 제한적 전략적 유연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식의 사전협의제 및 병렬형지휘체제가 아무른 실효가 없음이 이미 입증되었다.

분명한 것은 민주노동당이 주장한 것처럼 전쟁이라는 비상사태 하에서는 철저하게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전투현장의 강경목소리가 정치논리를 압도하게 되어 있어 부분적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허용 등은 결코 한반도가 중미전쟁에 휘말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대만이 독립을 선언하겠다는 2008년 이전에 전쟁유발자인 주한미군을 이 땅에서 전면 철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힘이 아직 부족하면 최소한도 일체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을 허용하지 않아야 한다.

제2의 6·25 동족상잔을 강요하는 미국

하이드가 두 번째로 겨냥한 것은 북한의 숨통을 끊기 위한 경제봉쇄나 해안봉쇄와 같은 미국의 저강도전쟁에 남한이 동참해 북한에 대한 정권교체와 체제전북을 마무리 짓자는 것이다. 이는 현실성도 없거니와 필연적으로 고강도전쟁을 동반하게 되어 우리 민족이 미국 때문에 또다시 제2의 6·25라는 동족상잔을 강요당하는 꼴이다.

미국주도의 외세에 의해 분단과 전쟁을 강요당했던 우리 민족이 또 다시 미국 때문에 이런 길을 되풀이하는 일이란 상상조차 허용될 수 없다. 제네바협정을 75%가까이 위배해 북핵문제를 야기한 부시미국이 이제 이를 빌미로 우리 민족을 전쟁의 도기니 속으로 야금야금 몰아넣어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빠뜨리는 끔찍한 음모의 덫을 우리 민족에게 걸고 있다.

하이드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바로 이 덫을 밟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취할 유일한 길은 노대통령의 LA선언을 말로서만 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미국과 진짜 얼굴을 붉히는 것이다.

그래 주적은 바로 너 미국이다

또 하이드가 세 번째와 네 번째 겨냥한 것은 04‘국방백서가 주적개념을 없애면서 한반도 분쟁 시 미 증원전력을 69만의 병력, 함정 160여척, 항공기 2,000여대로 명시해서 미국의 도움을 청하고 있는 ’뻔뻔스러움‘이다. 그는 ’만일 당신이 우리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우리에게 당신의 적이 누구인지 분명히 말해 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직격탄에는 MD처럼 맞받아치는 직격탄이 적격이다. 그래 주적은 바로 너희나라 미국이다. 왜냐고?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 우리 민족을 죽이려는 전쟁주범이 바로 우리의 주적인데, 그게 바로 미국 너희 나라이기 때문이다.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겠다.

냉전기간인 1953년에서 1989년까지 한반도에는 세 번의 전쟁위기가 있었다. 68년의 미국간첩선 푸에불로호 나포사건, 69년의 미국스파이비행기 격추사건, 76년 판문점 미루나무 사건이다. 76년의 경우 B-52에 핵폭탄을 싣고 한반도 주위에 접근해 있을 정도로 핵전쟁 일보직전이었다. 68년의 1-21사태는 위기였지만 미국만이 전쟁을 최종 결정할 할 수 있었기에 전쟁위기로까지 발전하지 않았다.

또 탈냉전기간인 1990년 대 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에서는 무려 여덟 번의 전쟁위기가 있었고 전쟁광 부시가 재선된 이 시점에서 현존 전쟁위기는 더욱 위험한 국면을 달리고 있다. 곧, 1991?1992년 120일 전투시나리오와 이종구 국방장관의 ‘엔테베작전'언급 등 제2의 한국전쟁위기, 1994년 6월 한 두 시간만 늦었더라도 전쟁이 발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렸던 영변핵위기, 엉터리 미국의 인공위성 사진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단정 짓고 모의 핵폭탄 BDU-38로 핵전쟁 실전연습까지 벌였던 1998?1999년 금창리핵위기, 98년 여름 대포동 인공위성 발사를 계기로 발발한 미사일위기, 휴전 이후 최초의 정규군에 의한 무력충돌이라는 99년의 1차 서해교전, 2002년 부시의 '악의 축’ 전쟁위협, 2002년 2차 서해교전, 또 2003-현존의 전쟁위기 등이다.

이렇듯 휴전이후 지금까지 한반도에는 무려 11번의 전쟁위기가 있었고 한두 시간만 늦었어도 전쟁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아슬아슬한 상황이 전개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남과 북이 잘 못해 전쟁위기가 생긴 것은 서해교전 각각 한 번이다. 나머지 9번은 모두 미국이 주도했다. 곧 이 땅의 전쟁주범은 북한이나 남한이 아니라 바로 미국이라는 게 명백해진다.

하이드씨, 이쯤 되면 04‘국방백서는 주적을 지울 것이 아니라 주적으로 미국을 명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주적인 미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자살행위

이제 하이드가 문제 삼는 미국의 도움에 대해 살펴보자. 2004국방백서는 한반도 분쟁시 미군 69만, 군함 160척, 비행기 2000대가 투입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하이드는 우리 민족의 요구사항으로 착각하는 모양인데 천부당만부당한 이야기다. 우리가 진정 필요한 것은 한반도를 완전 초토화 시킬 이런 가공스런 미국의 군사력이 아니라 우리 민족끼리 자주적으로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데 미국의 방해책동을 막는 것이다.

앞에서 확인했지만 북한이 한반도 전쟁의 주범이나 주적이 아니라 미국이 바로 주범이고 주적이다. 전쟁주범이면서 주적인 미국에게 한미동맹과 한미공조 운운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도둑에게 곳간 열쇠를 맡기는 것과 같은 자살행위다. 하이드씨, 도움은커녕 손 틀기를 우리는 분명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기 바란다.

문제는 이런 자살행위를 자살로 인식하지 못하고 오히려 축복이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국방부나 외교부를 비롯한 우리 고위층에 즐비한 숭미론적 노예주의다. 또 막강한 미국에 빌붙어야만 힘없는 우리가 이나마 살아갈 수 있다는 공미론적 자폐주의다. 이 둘은 서로 상호작용하여 상승작용을 하기도 한다.

숭미(崇美)론적 노예주의와 공미(恐美)론적 자폐주의 청산을

지난 3월 8일 노 대통령은 공사졸업식에서 “이제 우리를 지킬만한 넉넉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막강 국군을 가지고 있습니다...이제 우리 군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의 세력 균형자로서 이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지켜낼 것입니다‘라는 폭탄선언을 해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언제나 북한에 비해 군사력 열세를 앵무새처럼 반복해 온 국방부 발표에 습관이 든 우리들에게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국군, ‘동북아세력균형자로서’의 국군이라는 찬사를 다른 사람도 아닌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 하드웨어 측면의 군사력에 관한 한 노 대통령은 엄연한 진실을 말한 것이다. 먼저 군사비를 보자. 남한 군사비는 올해 무려 200억 달러로 북한의 10배가 넘으면서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중국, 독일,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8번째다. 경제규모도 북한의 33배를 넘으면서 세계 10~11위 정도다.

육군에 비해 언제나 푸대접을 받는다는 해군력을 보면 이지스함 도입 이전인 지금도 현대전의 필수조건인 1천t 이상 전투함 숫자로는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을 능가하고 영국, 프랑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밀리터리 밸런스 2003~2004에 의하면 이탈리아 18, 스페인 16, 독일 13, 영국 34, 프랑스 34, 한국 39(최근 완공된 4천 5백톤 문무왕 구축함 포함 40척)이다. 푸대접 받는 해군이 이 정도면 육군이나 공군의 군사력은 더 말할 나위없다.

또 국방중기계획은 자주국방이란 명목으로 05-09년 5년 동안 무려 99조를 들여 조기경보통제기(AWACS), 공중급유기, 이지스함, 차세대 미사일 등 온갖 첨단무기를 도입한다. 이렇게 되면 하드웨어 수준의 군사력은 세계에서 5위권 안에까지 들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의 군사력을 가지면서도 국가주권의 기본인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시기상조론이나 불감당론을 펼치면서 거론조차 하지 않으려는 군 수뇌부나 고위관료 및 주류언론 등은 그야말로 숭미적 노예주의와 공미적 자폐주의 중병에 걸려 치유불가능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이러한 노예주의와 자폐주의는 미국의 예속화 정책과 맞물려 군부 내에 구조화되어 있어 쉽게 치유하기 힘들 정도다.

구조와 행위의 이중 공략만이 역사를 바꿀 수 있다

베트남전쟁 한국군파병 당시 남의 나라에서 행사한 적을 제외하고는 아직도 독자적인 작전통제권을 한 번도 제대로 행사해보지 못한 게 우리의 군부다. 이러니 한국군의 소프트웨어 전쟁수행능력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이런데도 마치 하드웨어가 부족해서 전쟁수행능력이 없는 것으로 ‘사기행각’을 벌여 첨단무기 증강을 유도해 미국 퍼주기와 미국에 목졸리기를 자행하는 게 우리 군부의 현주소다.

상호운용성이라는 것을 내세워 첨단무기가 거의 미국제 일색으로 도입되고, 이들 첨단무기 운영 및 활용과 작전수행에 필요한 소프트웨어가 거의 100% 미국에 예속되고, 이를 주관하는 고위 군부나 국방부가 자폐증과 노예병에 걸린 상황에서, 첨단무기 도입이 많아질수록 한국군은 더욱 더 구조적으로 대미 예속이 심화되어 독자적 작전수행능력은 물 건너 가 버리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노예·자폐주의로 연결된 이들 군사영역의 구조적 고리를 끊어야만 이 딜레마는 해결 가능하다. 이 때야만 노 대통령이 말한 동북아세력균형자로서 막강한 한국군의 위상은 명실 공히 그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략적 유연성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정책의지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한미연합지휘체제와 같은 중심 고리로 공고화된 구조를 하나하나 허무는 작업이 필요하다. 곧 사회과학에서 말하는 구조와 행위의(인간의 의지) 양면 공략만이 역사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이 과제는 대통령의 몫으로만 돌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이 땅의 주인으로 대미 예속적 고리를 군사영역에서부터 끊기 시작해 전 사회영역으로 확대시켜야 할 것이다. 다시는 하이드와 같이 19세기 가상공간에 살고 있는 총독부류 족속들이 이 땅에 대해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구조를 기필코 축성해야 할 것이다.

강정구 (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

[ 제공 : 코나스 www.konas.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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