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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훈 공군대령(진)합참 | ||
두 가지 오류 중에서 1종 오류가 훨씬 치명적(fatal)이다. 약효가 없는 신약을 약효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 버리면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으며, 범인이 아닌 사람을 범인으로 간주해 버리면 무고한 사람을 가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2종 오류는 그 오류를 범하더라도 기회손실 정도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피해가 치명적이지는 않다.
이 오류들은 우리가 당면한 안보상황에서도 적용될 수 있다. 지속돼 온 북한 도발이 우리에게 치명적 위협이라는 사실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종북 세력에 의해 그 사실이 호도돼 사실이 아닌 것처럼 인식함으로써 1종 오류를 야기하는 사례가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또 얼마 전 어느 해외 인사가 “한국인들만 모르는 세 가지”라는 제하의 글에서 우리 국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음을 말한 것처럼 북한 위협의 심각성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일부 국민들의 희박한 안보의식 또한 1종 오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안보의식의 1종 오류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유사 오류를 방지할 수 있도록 유의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타당성 있는 분석을 기반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즉, 형식적이고 단편적이기보다는 구체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오류를 사전에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3종 오류 또한 경계해야 한다. 이 오류는 문제인식이나 분석이 처음부터 잘못된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잘못 짚은 것이다. 예를 들면 북한의 도발 의도나 향후 전개 양상을 잘못 파악하는 근원적인 오류를 범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이럴 경우 도발에 대한 대처방법이 적절치 않을 수 있으며, 1, 2종 오류와 결합돼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 있다.
우리는 북한 도발에 대해 이 세 가지 오류에 유의하면서 위험수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방법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한다. 즉, 1종 오류에 대한 유의 수준을 높이고 3종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발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이 우선시돼야 한다.
연평도 포격도발 3주년을 뒤돌아보며 국민들 스스로가 이와 유사한 오류가 없는지 한번 되새겨 봐야 할 시기이다. 국가안보에는 세대와 이념, 지역, 남녀노소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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