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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0일 ARF가 열린 미얀마 네피도에서 만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리수용 북한 외무상 ⓒ 연합뉴스 | ||
지난 10일 아세안 지역 안보포럼(ARF) 참석차 미얀마를 방문 중인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ARF 회의에서 북한이 주장해 온 ‘고려 연방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10일(현지시각) 미얀마에서 진행된 ARF 회의 리트릿 세션에서 ‘고려연방제’를 다시 언급하며 이를 “가장 평화적인 통일방식”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의 구체적인 발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북한이 국제회의에서 이를 언급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중 하나인 ‘드레스덴 구상’에 대한 대응차원으로 해석된다.
리 외무상뿐 아니라 최명남 북한 외무성 부국장이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드레스덴 구상,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은 조선반도 화해와 단합, 신뢰를 구축하는데 백해무익한 것”이라며 “이미 북남 사이에는 오래전에 수뇌부가 합의하고 내외에 천명한 6·15 북남공동선언과 10·4 선언이 있는데도 드레스덴 구상 등을 들고 나오는 것은 북남 사이의 화해와 단합을 이룩하지 않고 대결을 추구하겠다는 것"이라고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한편 북한 측의 이런 발언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우리 정부의 드레스덴 구상이 더 합리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고려 연방제’란 남과 북의 체제를 그대로 인정한 채 상호 합의로 통일 정부를 설립하자는 '1국가 2 체제' 방식으로, 사실상 분단의 현상 유지를 의미한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이정희 의원(당시 대선후보)이 당시 이 ‘고려 연방제’를 제시한 바 있다.
북한이 제시하는 이 통일 방안은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북한이 남북공동 의회에서 항상 연방의회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연방제가 되면 연방 내부에서의 충돌로 전쟁이 발생 시 유엔이나 다른 국가가 그 전쟁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북한이 주장하는 “최고의결기구로서 남북한이 동등하게 의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남한의 경우 새누리당, 새민련, 통진당과 같은 여러 정당이 존재하는 다당제를 운용하고 있지만, 북한은 오로지 조선노동당이라는 일당 독재 체제를 채택한다. 이 상태에서 ‘고려 연방제’를 통해 연방정부가 구성된다면 일당 독재 체제인 북한은 찬반 의견을 낼 때 전원 몰표가 가능하지만, 다당제를 채택한 남한은 찬반이 나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투표를 통해 적화통일이 이뤄질 수도 있다. 절대적으로 김정은에게 100% 투표를 하는 북한과 달리 여러 대선 후보를 내세우는 남한의 경우 표가 분산돼버려 결국 북한 김정은이 ‘합법적인’ 지도자로 등극하는 결과를 낳는 꼴이다. 사실상 북한에 일방적으로 휘둘리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안보포럼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고려 연방제’ 통일론이 다시 언급되면서 북한이 적화통일의 야망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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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 기자 msjs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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