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제민전 홈페이지 ⓒ 인터넷 캡처
2. 해외종북세력과 북한의 대남전략
(1) 북한의 대남전략과의 연계성
해외종북세력의 실체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북한의 대남전략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 배경은 해외종북세력이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되어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북한의 대남전략(對南戰略)이란 북한정권의 목표인 ‘전 조선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와 공산주의사회 건설’을 달성하기 위해 남한에 대해 전개하는 모든 실천적인 행동지침을 말한다. 즉 전한반도의 공산화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지침이다. 북한에서는 대남전략을 ‘남조선혁명론’, ‘대남사업’ 등으로 통칭한다.5)
북한의 대남전략은 북한당국의 행동방식과 법칙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북한의 대남전략을 정확히 이해해야 북한당국의 행태를 제대로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이라고 하면 통상 간첩침투공작, 스파이공작, 대남테러, 납치행위 및 무력군사도발 등을 떠올리나, 실제로는 이외에도 대남선전선동 등 대남심리전, 사이버테러, 남북대화, 남북교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등 남북 경제협력사업,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한 해외에서의 공작 등 한국과 관련된 모든 분야가 대남전략의 영역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북한 대남(혁명)전략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에 명시된 조선노동당의 당면목적와 최종목적에 잘 나타나 있다.
북한은 2010년 9월 28일 개최된 ‘제3차 조선노동당 당대표자회’에서 30년 만에 당 규약을 전면 개정하였는데, 규약 서문을 보면, 당이 지향해야 할 최종목적에서 ‘공산주의 실현’부분을 삭제하고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함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북한이 2009년 4월에 사회주의 헌법을 개정하면서 ‘공산주의’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를 놓고 북한전문가들과 일부 언론에서는 북한이 공산주의실현과 적화통일을 포기했다는 성급한 분석이 난무하고 있다.6)
또한 2012년 4월 11일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는 당규약을 수정하여, ‘온사회의 주체사상화’를 ‘온사회의 김일성주의와 김정일주의화’로 명시하여 전한반도를 수령절대주의체제화 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북한 <철학사전>(1985년판)과 <주체사상 총서5권>(1985년판)에 명시된 공산주의에 대한 정의를 보면, 공산주의 삭제 표현이 위장 사기술임을 알 수 있다.
즉 개정된 당 규약에 의하면, 당의 최종목적이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것인데, 바로 이러한 표현이 공산주의사회를 건설하겠는 표현임이 북한 철학사전(1985)과 주체사상총서 5권(1985) 책자에서 확인된다. 따라서 당 규약 개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적화통일노선에는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2) 북한의 3대혁명강화노선과 해외종북세력
북한의 해외종북세력에 공작은 대남적화전략의 일환으로 해외에서 이른바 남조선혁명을 위한 국제혁명역량 강화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김일성은 1964년 2월 27일 당중앙위원회 제4기 8차 전원회의에서 전조선혁명 달성을 위한 ‘3대혁명 역량강화 노선’ 즉 ① 북한사회주의혁명 역량강화, ② 남한사회주의혁명 역량강화, ③ 국제사회주의혁명 역량강화 노선을 발표했는데, 이것이 대남적화혁명의 전략적 기조를 이루고 있다.
북한의 해외공작은 바로 이중 세 번째인 국제사회주의혁명 역량의 강화를 기하려는 것이다. 북한 김일성이 하달한 국제사회주의혁명 역량강화란 ① 사회주의국가 및 제3세계국가의 인민들과 유대강화 ② 자본주의국가 내 좌파 노동운동세력과 단결 ③ 전 세계 반제평화 애호세력(국제공산세력) 지원과 해외교포 혁명역량 강화 등을 의미한다.
북한의 해외공작은 기본적으로 대남적화전략노선에 입각하지만, 형식상 북한의 외교정책노선이라 대외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은 2009년 4월 수정한 사회주의헌법 제17조에서 “자주, 평화, 친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외정책의 기본리념이며 대외활동원칙이다. 국가는 우리 나라를 우호적으로 대하는 모든 나라들과 완전한 평등과 자주성, 호상존중과 내정불간섭, 호혜의 원칙에서 국가적 또는 정치, 경제, 문화적관계를 맺는다. 국가는 자주성을 옹호하는 세계인민들과 단결하며 온갖 형태의 침략과 내정간섭을 반대하고 나라의 자주권과 민족적, 계급적해방을 실현하기 위한 모든 나라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지지 성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북한의 해외공작은 공식적인 외교활동과 함께 국제사회와 해외교포를 주 대상으로 하여 이른바 ‘국제혁명역량과의 연대성’을 강화하고 이른바 조선혁명의 전국적 승리에 이바지 하려는 것이다. 7) 김정일은 해외교포공작에 대해서 “재일조선인운동을 비롯한 우리의 해외교포운동은 민족적 애국운동으로서 해외교포들의 권익을 옹호하는 동시에 주체혁명위업에 복무합니다”라고 강조하며8), 이른바 조선혁명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3) 북한의 해외교포공작 체계
현재 북한의 해외교포공작은 국방위원회 「정찰총국 소속 해외정보국」과 당의 「통일전선부」가 전담하며, 당의 「국제부」와 내각 「외무성 관련 부서」에서 일부 역할을 분담하여 수행하고 있다.
① 국방위원회 정찰총국 소속 해외(대외)정보국
북한은 2009년 초 대남공작기구를 전면 개편하고, 국방위원회 직속으로 「정찰총국」을 신설한바 있다.9) 새로 신설된 정찰총국에는 작전국, 정찰국, 해외정보국 등이 편재되어 있는데, 이중 해외공작을 전담하는 부서가 바로 「해외정보국」이다.
해외정보국은 종래 당 소속 35호실(일명 대외정보조사부)을 이관하여 개칭한 것이다. 해외정보국은 주로 해외에서 대외대남 정보수집, 해외간첩 공작 및 국제․대남테러공작을 전담하고 있는 부서이다. 이 부서에서는 1987년 KAL 858기 공중폭파(김현희 등) 및 1978년 영화배우 최은희, 신상옥 납치공작을 자행한 바 있다. 2006년 적발된 국적세탁간첩 정경학, 2009년 적발된 간첩 이병진도 인도유학시절 35실 소속 공작원에 포섭되어 암약하였다.
② 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부는 당 소속으로 남북대화 주관, 남북 교류협력사업 주관, 조총련 등 친북반한단체 및 해외교포 공작사업, 대남심리전 및 통일전선 공작 등을 전담하고 있다. 특히 이 부서는 종래 대남사업 담당비서가 직접 통일전선부 부장을 겸임할 정도로 핵심적인 대남 공작부서였으나, 지난 2012년 대선전망의 오류, 남북교류의 축소 등의 이유로 역할이 제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통일전선부는 산하에 통일전선공작 단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중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해외동포원호위원회, 조아태(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이 해외공작을 전담하고 있다. 또한 통일전선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용하는 사이버공작부서도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
□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조평통은 1961년 5월 31일 결성된 조선로동당의 외곽단체로 당시 4.19혁명으로 인한 한국사회의 혼란에 편승하여 대남적화혁명노선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평화통일과 남북교류’를 표방하며 제 정당 사회단체․각계인사들을 망라하여 급조된 대남통일전선의 전위기구이다. 이 단체의 기능과 임무는 ▲ 남북 대화업무 전담 ▲국내 인사 및 해외교포를 대상으로 한 북한의 연방제 통일노선 선전 및 통일전선 형성 ▲한국내 국론분열 및 친북여론 조성을 위한 선전공세(예 : 조평통 서기국 보도, 성명, 백서, 고발장, 공개 질문장 발표, 국내 인사들에 대한 편지공세) 등이다. 특히 남북당국자간 회담시 조평통 간부들이 직접 회담 대표로 나서는 등, 남북회담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최근 조평통은 인터넷 기관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외(중국)에 개설하고 이를 통해 대남 및 해외사이버공작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
반제민전은 통일전선부 산하의 대남 혁명전위대이다. 반제민전은 통일혁명당(1969.8.25 창당)의 후신인 ｢한국민족민주전선｣(약칭 : 한민전, 일명 민민전, 1985년 7월 27일)을 2005년 3월 23일 개칭한 조직이다. 한민전은 남한 내 친북좌익운동세력인 주사파를 탄생시키는데 일조하며 지난 20여 년간 대남혁명을 지도해왔으나, 2003년 8월 1일자로 대남방송인 <구국의 소리방송> 송출을 중단하고 동년 8월 15일부터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을 같은 주파수로 다시 송출하고 있다. 반제민전은 명칭개칭 이후에도 자체 인터넷 홈페이지인 <구국전선>을 일본에 개설하고 대남사이버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반제민전의 성격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하여 남한혁명을 위한 당면 3대 투쟁목표인 반미 자주화투쟁, 반파쇼 민주화투쟁, 조국통일투쟁 등을 수행하면서 특히 반제투쟁 즉 반미 자주화투쟁에 주력하는 북한의 대남 전위대라 할 수 있다. 이 조직은 시리아, 일본, 쿠바에 해외지분을 두고 있다.
□ 조아태(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
1994년 5월 미국, 일본 및 아태지역 미수교 국가들과의 정치, 경제, 문화교류 확대강화를 목적으로 설립된 북한의 대외정책 및 공작기구이다. 이 위원회의 존재는 1994년 7월 26일 북한 조선중앙방송에서 보도되어 알려지게 되었다. 미국과 일본 등 서방권은 물론 대남업무도 담당하고 있으며, 이 기구의 활동범위는 한반도 통일, 핵, 군축, 환경 등 정치, 경제, 문화, 체육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10)
③ 당 국제부 소속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및 외곽조직
1956년에 설립된 대외문화연락위원회는 당 국제부 소속기구로 대외적으로 민간차원의 학술·문화교류를 통해 상호간의 친선과 우호관계를 증진시키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당 국제부의 지도하에 주로 민간외교를 담당하는 대외문화연락위원회는 친선대표단을 구성, 해외각국을 순방하기도하고 문화교류협정을 조인하는 일도 수행하며 북한의 대외적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한 공작을 전개하고 있다.11)
이외 북한 외무성이나 당 국제부 대외문화연락위원회 등이 현지인과 현지교포를 포섭하여 직접 운영하는 종북전위조직으로 ▷ 국제친선협회 ▷연대성위원회(예: 세계인민들의 연대성 조선위원회 등) ▷ 주체사상국제연구소 등 세계각국의 주체사상 선전소조 ▷ 김일성연구소조 등이 있다.
5)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에 대해서는 북한연구소, 『북한총람 2003-2010』,(서울: 북한연구소, 2010)
중 필자가 집필한 ‘대남전략편’과 유동열, 『북한의 대남전략』,(서울: 통일부 통일교육원, 2010)
참고.
6) 유동열, “북한의 후계구도와 대남전략”, 2010년 국가정보학회 연례학술회의 발표문, 2010.11.24.,43쪽
7) 통일연구원, 2008년 북한개요 증보판,(서울: 통일연구원, 2008), 195-196면.
8) 김정일, 재일조선인운동을 새로운 높은단계에로 발전시킬데 대하여(1995.5.24.), 5면
9) 2009년 초 개편된 북한의 대남전략기구의 핵심은 그 동안 ‘당(조선노동당)’에서 수행하던 대남공
작권을 상당 부분 ‘군’(국방위원회)으로 이관하였다는 점이다. 북한이 대남공작기구를 전면 개편
한 배경은 ‘2012년 강성대국론’에서 찾을 수 있다. 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실현(적화통일 완수)
에 대비해 2009년 초 대남(對南)공작 기구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유동열, “개편된 북한의 대남
공작기구”, 월간 북한 2010년 7월호, (서울: 북한연구소, 2010) 참조10) 통일연구원, 북한개요(2008년 증보판), 196면.
11) 위의 책,196-19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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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 http://www.kild.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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