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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으로 떠돌던 북한 참상, 사실로 드러나인터뷰 북한의 인육 실상 공개한 김성은 갈렙선교회 대표
  • 블루투데이 기획팀
  • 승인 2012.05.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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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공개된 북한당국의 문서가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갈렙선교회’라는 기독교단체가 입수해 지난 6월 19일 한 일간지를 통해 공개한 ‘법투쟁부문 일군들을 위한 참고서’란 제목의 문서는 가히 엽기적이다. ‘엽기적’이란 표현을 써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인육 매매, 식용 사건이 다섯 건이나 포함돼 있다. 소문으로만 들려오던 북한의 참상에 대한 증거물인데다 최초의 실질적인 북한민법 자료라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미래한국>은 이 자료를 북한으로부터 직접 입수한 김성은 갈렙선교회 목사를 충남 천안에서 만나, 문서의 내용을 분석하고 그 배경 등을 들어보았다.

우선 2008년 후계자 계승 전 사회의 질서를 다지기 위해 편찬한 것으로 보이는 이 자료는 지방에서 벌어지는 작은 분쟁들을 자체적으로 처리하도록 요약해 놓은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당국이 직접 처벌하기에 번거로운 민간 범죄를 하부부서에 위임하고 처벌 기준을 세우기 위해 든 사례들이 충격적이다.
우리의 경찰청격인 인민보안부에서 발간한 791쪽 분량의 자료로 표지에는 ‘법투쟁부문 일군들을 위한 참고서’라고 적혀 있다. ‘이 도서는 처음으로 출판된 것이며 인민보안사업 과정에서 실재한 사건, 사정들과 있을 수 있는 정황에 기초했다’고 적힌 머리말을 볼 때 인용된 사례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형법, 민법, 형사소송법에 따른 721건 중 식량부족으로 인한 범죄가 가장 많았다. 발표된 사례를 요약,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 노동재해(산업재해)로 불구가 돼 공장 합숙소에서 생활하며 경비원으로 근무하는 이만성은 동숙생인 한남호가 잠들었을 때 경비실의 도끼로 살해한 뒤 일부를 식용으로 먹고, 나머지는 시장에서 양고기로 속여 팔다 적발됐다.

주민들, 시장에서 판매금지 품목 단속하자 보안서에 가서 난동

- 신병에 사람의 뇌가 좋다는 소문을 듣고 부하 직원에게 시켜 50만원을 주고 구했으나 실은 사람이 아니라 개의 뇌였다.
- 인민보안서 일꾼들이 시장 판매금지 품목을 단속하며 물건을 압수했다. 이에 주민 20여명이 몰려가 책상을 뒤엎고 의자를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 당국의 심한 단속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시장 상인들이 단속원들에게 술을 뿌렸다.
당국의 권위에 도전할 정도로 생계 문제가 심각해진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렇게 방대한 북한 내부 자료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사회의 심각한 경제난에 따른 엽기적인 생계형 범죄가 발생하고, 남한과 서구문화의 침투가 생각보다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검토 결과를 밝혔다.

한편 반란 사례는 생계부족 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탈북민들을 통해 북한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남한의 실상이 전해지기도 하고 남한 방송이 암암리에 퍼지면서 변화된 현상으로 보인다.

- 종이 부족으로 인해 학생들이 사용할 학습장을 찍어내지 못한다. 유리공장에 유리가 없어 암시장에서 쌀과 유리를 교환하기도 한다.
- 한 미술원은 1,000원권 화폐 100장을 그린 뒤 지폐의 일련번호를 새겼다. 이후 밤에 시장에서 장사꾼에게 물건을 사는 방법으로 유통시켰다.
- 주민 2명이 4년간 최고액권인 5,000원권 2,400장과 휘발유표(휘발유 교환권) 490장 등을 위조해 주요 도시와 군에 유통시켰다. - 약학대학의 한 교원은 자기 집에서 마약생산 원료를 구입해 ‘빙두’ ‘아이스’로 불리는 히로뽕류 마약 500g을 만들어 팔다가 적발됐다.
- 어떤 이는 8,000달러를 주고 산 마약 1㎏을 국경지대에서 1만2,000달러에 팔아 큰돈을 벌었다.
- 트럭을 얻어 탄 한 노인이 비를 피하려 트럭에 실려 있던 관 속에 들어간 뒤 비가 그쳤는지 확인하려고 손을 내밀었다가 이를 보고 시체가 살아난 줄 알고 놀란 소년 2명이 차 밖으로 뛰어내려 1명이 사망했다. - 아파트를 개축하려고 4층에 모래와 시멘트 3t을 쌓아뒀다가 아파트가 무너져 13명이 숨졌다. - 한 주민은 집에 CD 복사 설비를 마련한 뒤 화교로부터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 제작된 영상물이 담긴 CD를 구입, 복사해 팔았다.

▲ 갈렙선교회 회원들이 선교 물품을 점검하고 있다.

미술원은 화폐 위조, 약사는 마약 제조

생계부족 문제는 물자 부족 문제와 더불어 사회 각 방면의 기능을 저하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교육의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예술가와 약사는 자신의 의무를 잊고 권리를 악용하고 있다.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와 건강을 돌보야 할 약사의 태도가 이 정도다. 부실공사로 인한 어이없는 사고와 트럭 해프닝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주거 문제와 장례의식을 기본적인 원칙도 없이 때우기 식으로 행해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인권보장이 위협받고 있는 사례도 있다.

- 개인집 안방에서 일어난 사건 수사 중 집주인이 사건 발생 전부터 잠겨 있던 다른 방에 대한 검증을 거절하더라도 검사 승인 없이 검증을 실시하고 있다.
- 딸만 셋을 낳은 한 여성이 넷째마저 장애 있는 딸인 사실을 확인하고는 굶겨 죽였다. 불순한 목적이 없는 영아살인은 사회적 위험성이 없기 때문에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

달러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 폭넓게 인정

한편 국정원을 비롯 법 자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법연구회 소속 교수들은 “해당 기관에서 법의 적용과 사건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매우 구체적으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체제 안정을 위해 주민들의 생활 현실을 일정 부분 인정하고 법을 적용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농장원이 소를 끌고 국경을 넘어 이웃 나라에 판 뒤 몰래 소를 갖고 국경을 넘어온 경우’와 ‘국경을 넘으려는 사람들에게 길을 알려준 뒤 국경을 넘어갔다 오면서 50만원의 물건을 받아가진 주민’은 현실을 인정해 가볍게 처리하고 ‘다른 나라에 가서 살 목적으로 넘거나, 5번 이상 상습적으로 국경 넘는 일을 돕거나 3번 이상 넘나든 경우’경우에는 무거운 형벌에 처한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 형법 233조 ‘비법국경출입죄’의 경우인데 2년 이하의 노동단련형 또는 5년 이하의 노동단련형에 처하게 돼 있다. 민법 부분에서 달러에 대한 개인의 소유권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는 점도 새롭다. 통일부 관계자는 “1993년 제정된 외화관리법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주민들이 외화를 사용하거나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은행에서 북한 돈으로 바꿔 쓰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기에선 ‘중학생이 집에 있던 500달러를 들고 친구와 평양에 놀러갔다가 100달러를 친구에게 줬을 때 부모가 가서 돌려 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신호영 고려대 법대 교수는 “달러 소지 자체가 불법이라고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현실에선 달러가 많이 사용되다 보니 개인 간 분쟁 시 나름의 법적 보호를 해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인섭 서울대 법대 교수는 “내용도 쉽게 돼 있지만 무엇보다 해석이 아주 정확하다. 각 조문의 범위를 넘어 해석하지 않도록, 권한 남용이 없도록 주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분야의 경우 전체 조문 중 일부분만 식별이 가능해 부분적으로만 분석 가능했다.

▲ 탈북민 구출하러 떠나기 전에 기도하는 모습

이백규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건 병합 처리, 사건 취급 시작과 수사 시작 결정 기준 등 개별 절차에 대해 상세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악을 금치 못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부 진보좌파 진영은 자료의 사회 반영률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민족21 대표인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는 자신의 페이스 북에 “(인육 등) 그런 사건들만 모아놓고 보면 북한 사회가 참 끔찍한데 그런 사건들이 얼마나 그 사회에서 일반적인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남한 사회에 북한의 참상을 확고히 다져 준 자료였던 만큼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북한법에 정통한 한 교수는 “이 내부자료 맨 뒷장에 등장하는 저자들이 대부분 신진 학자들로 보이는데 혹시 이들에 대한 숙청작업이 진행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북한 문서내용을 보도했던 국민일보는 ‘북한 내에서는 자료 유출자 색출 등 후폭풍이 불 것이다’라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자료 입수의 공로자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도 취재를 반기는 표정이 아니었다.
본지 <미래한국>과의 인터뷰 당일에도 김 목사의 사무실로 자료 요청 전화가 걸려왔고 이미 미국 CNN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일본 NHK 등 일부 외신들도 김 목사에게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작 본인은 사회의 관심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탈북민에 대한 진정한 관심 없이 인육 사건 등으로 언론 플레이 하려는 모습을 보면 정말 실망스럽습니다. 그들의 생활에 대한 관심은 없고 어떤 사건이 하나 터져야 관심을 갖죠.”
지난 3월 서해상으로 폭풍우를 헤치고 나가 탈북민 9명을 데리고 들어온 김 목사다. 부인인 박에스더 목사도 자신이 도왔던 탈북민이었고 천안바울선교교회의 신도 30여명도 전부 탈북민들이다. 김 목사는 언론과 단체가 탈북민을 자신의 명예와 홍보용으로 이용한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탈북민들을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선교단체에 후원을 요청했더니 건물을 짓는다고 돈이 없다고 하더군요. 진정한 북한선교단체라면 선교비 모아 건물 짓는 것보다 탈북민 한 명 구하는 데 힘써야 하지 않겠어요?”

김 목사는 현재 북한의 꽃제비들을 데려오는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14년간 북한 사역을 하면서도 나가지 않던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탈북민들은 공산주의체제에 젖어 있어 하나님을 믿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도우려 합니다. 미래의 북한 사역자로 키워 하나님 나라를 이루게 하고 싶습니다” 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진명 기자 jadujo@naver.com

[ 제공 :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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