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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발 막기 위한 경제협력은 ‘나쁜 평화’에 불과하다전쟁과 평화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자, ‘당당한 평화’와 ‘굴종하는 평화’ 두 부류가 있음을 간과 말아야
  • 류진석 기자
  • 승인 2017.02.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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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bs 캡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좋은 전쟁, 나쁜 평화란 없습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노 대통령이 전격 추진한 개성공단은 대한민국과 북한이 합작으로 추진했던 북한의 황해북도 개성시에 있는 경제특구이다. 개성공단은 서로 이질적 성격의 국가들이 낮은 수준에서부터 경제협력을 이루게 되면 정치, 외교, 군사, 안보까지도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기능주의 이론에 토대를 두었다. 그러나 개성공단은 국제정치학적인 관점에서 맞지 않는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기능주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질적 정치체제를 갖는 양국 간에 공존하겠다는 신념이 공유되어야 하지만 북한은 대한민국과 적대적 관계를 맺으면서도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세력이기 때문이다. 2004년 12월부터 16년 1월까지 진해된 천안함 폭침, 4차 핵실험 강행 등 노골적인 대남 도발에도 남북경협을 지속시킨 것은 북한의 힘을 불린 격이다. 대북제재의 목적으로 진행된 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조치 이후 상납금 독촉 심화에 따른 고위직 탈북과 북한의 체제 불안정은 가속화되었다.
혹자는 북한의 체제 불안정은 대남 도발의 가능성과 전쟁 발발 위험성 역시 높일 것이라며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경협의 재개를 주장한다. 그러나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은 체제 붕괴 위기에 몰린 김정은의 위기 타개책을 만들어줄 뿐이다. 주지하다시피 김씨 일가의 통치체제는 "총이 있으면 돈을 빼앗을 수 있다"는 약탈경제에 의존한다. 황장엽 북한 전 노동당 비서와 함께 남한으로 망명한 김덕홍의 저서에는 "김정일이 군관을 모아놓고 돈과 권총 중 권총을 선택해 돈 가진 사람을 빼앗겠다는 세력에 상을 줬다"는 기록이 있다. 이는 김일성의 총이 있으면 돈을 빼앗을 수 있다는 통치방법과도 맥을 같이한다. 김일성으로부터 내려오는 약탈경제의 통치술은 개혁개방 없이는 경제 회복이 불가능한 김정은 정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남북경협을 통한 북한의 자금줄 확보는 약탈경제 대남전략이 과거와 같이 작동한다는 그릇된 신호를 군부나 주민에게 부여한다. 동시에 경협은 추락한 김정은의 위신을 치켜세우기 위한 체제선전의 도구로 악용될 것이다. 체제선전은 기만이라는 점에 대한 군부와 주민의 인식 여부와 상관없이 남북경협은 북한의 현 정권유지에 일조한다. 군부와 주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통치수단의 도덕성과는 무관하게 그들의 생존이기 때문이다.
둘째, 인민의 기력을 회복시켜 인민봉기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경협을 통한 대북지원이 있어야 한다는 혹자의 주장은 군부의 분배정책에 대한 무지에 근거한 것이다. 북한은 어떠한 형태의 대북지원이든지 지원금이나 지원 물품을 우선 당군정에게 분배하며 가장 마지막으로 일반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배급제 시스템을 따른다. 만약 남북경협이 이루어진다면 최근 심화하고 있는 당군정 숙청에 대한 공포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물품의 분배는 당군 정의 사기를 북돋울 것이며 이는 주민통제의 역량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배급의 권한을 쥐고 있다는 것은 곧 주민에 대한 생살여탈권 장악을 의미하며 이에 주민은 관료에게 잘 보여 혜택을 얻기 위해 당군정에 대한 충성경쟁을 다시 전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군 정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그들의 통제력을 약화하는 것은 현재와 같은 배급시스템의 붕괴 상황이다. 따라서 남북경협을 통한 대북지원은 종국적으로 군부의 힘을 강화, 민중의 힘을 약화하며 민중의 봉기 가능성을 현재보다 감소시키게 된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기근 또한 민중봉기의 중요변수로 작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봉기유발과 촉진에 필요한 것은 기근의 해결이 아닌 ‘더는 김정은 체제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현 체제에 대한 염증이다. 따라서 진심으로 봉기유도를 바란다면 불만의 확산을 증폭시킬 수 있는 북한 정보화 촉진 사업을 다양화해야 하며 남북경협은 지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혹자는 북한 내 주민과 군부의 불만이 심화하면 김정은은 체제붕괴 방지를 위한 마지막 타개책으로 대한민국에 핵을 사용할 것이 아니냐는 반문을 제기한다. 이는 북한이 원하는 평화협정체결을 통한 한미동맹의 철수, 이에 따른 대북억제력의 약화라는 조건이 성립할 때 가능하다. 과거처럼 남북경협을 통해 좀비에 불과한 북한을 살리는 정책을 재개하고 결과적으로 북한의 목표 대상 정밀타격, 규모의 소형화를 골자로 한 핵무기 체계를 완비시킬 때 대북억제력은 깨지게 된다.
상호감시와 검열에 의한 공포정치로써 주민을 통제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경협을 통해 정보화를 촉진시키고 민중봉기를 유도한다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 국제정치를 지배하는 것은 힘이다. 대북제재를 지속하여 당군정간 숙청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김정은의 체제 불안상태를 유도하는 한편 대한민국의 군사력 증강과 한미동맹을 통한 대북억제책으로 북한 정권이 힘을 잃고 자멸하게 해야 한다. 60여 년 동안 이어진 남북대치 상황의 종식과 한반도의 자유 통일실현을 더는 지체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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