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북한의 정치범수용소를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신동혁씨가 10일(현지시간)워싱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2012.4.11 ⓒ 연합뉴스 | ||
12월 10일은 1948년 유엔총회가 결의한 ‘세계 인권 선언일(Human Rights Day)’이다. 그동안 유엔총회는 선언일에 즈음하여 심각한 인권유린 국가를 선정하고 그 나라의 처참한 실상을 비난하는 결의를 발표해 왔는데, 북한은 2005년부터 8년 연속으로 인권결의의 대상국가로 지정되었다. 지난 11월 27일에는 처음으로 표결 없이 회원국들의 ‘컨센서스(의견일치)’로 채택되는 불명예까지 얻었다.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인권상황 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체제 유지를 위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또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북한의 인권상황과 미사일 발사가 우리의 안보 측면에서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폐쇄적인 북한, 퇴보하는 인권
유엔총회의 북한인권결의안 내용에는 고문, 공개처형, 불법구금, 정치범수용소 운영, 여성ㆍ아동에 대한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탈북자들의 강제송환과 처벌 등의 참혹한 실상을 폭로하고 있다. 북한이탈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5곳의 국가안전보위부 산하 정치범수용소에서 13만 명 이상의 수감자가 상습적인 고문ㆍ폭행ㆍ강간 등에 노출되어 있고, 한 교도소에서는 6개월 동안 질병과 굶주림으로 370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굶주림으로 죽어간 수감자의 유골을 채소밭 거름으로 사용했다는 증언은 아우슈비츠와 킬링필드와 같은 잔혹한 역사를 연상시킨다.
잔인한 억압과 비인간적인 폭력, 그리고 전 세계가 혐오스러워하는 인권유린 행위들을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북한 주민의 삶은 오히려 고대 노예보다 못하다. 노예제도는 근대 유럽에서 천부인권 사상이 확산되면서 사라졌지만, 외부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채 폐쇄되어 있는 북한사회의 인권수준은 그들의 경제수준만큼이나 퇴보하고 있다.
▶스스로를 벼랑 끝에 세운 북한
북한은 이처럼 비참한 인권유린상황을 외면한 채 체제 유지를 위해 핵ㆍ미사일 개발과 최고지도자 선전에 몰두하고 있다. 북한이 8개월 만에 다시 미사일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하자 한ㆍ미ㆍ일은 물론 북한을 감싸왔던 중국까지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위기상황을 조성해 국제사회의 주목을 끌고 이득을 얻어내려는 ‘벼랑 끝 전술’도 이제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 때문에 유엔 국제식량계획(WFP:World Food Program)을 통해 연간 12만3000톤의 식량을 지원받고 있는 궁핍한 나라다. 그럼에도 주민들의 기아를 외면한 채 미사일 개발과 동상 건설 등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붓고 있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극도의 불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동해 연안도시에서 김일성ㆍ김정일 부자의 동상을 훼손하는 ‘동까모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3대 세습을 비판하는 전단지가 북한 전역에 살포되고 있다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북한정권은 인권과 미사일 문제로 인해 국제사회에서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벼랑 끝까지 내몰리고 있다.
▶고립된 북한에 인권을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동등한 존엄성과 권리를 가진다”는 사상을 담고 있다. 어느 나라에 사는지, 지도자가 누구인지, 심지어 그가 어떤 사람인지 관계없이 국가는 그 사람의 권리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한 의무를 외면했던 국가들은 고대 로마의 스파르타쿠스 항쟁, 베를린 장벽의 붕괴, 중동의 재스민 혁명처럼 국민들의 거센 항쟁과 변화의 물결에 직면해야 했다.
만일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완벽하게 고립되기를 원하고 또한 그럴 수 있다면 인권규범을 받아들이지 않고 지금의 체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그것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강력한 힘과 군사적 주도권으로 쟁취한 평화를 바탕으로, 북한이 무법국가의 환상에서 벗어나 모두가 인정하는 인권규범을 수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우리가 꿈꾸는 미래가 개개인의 인권이 보장되는 정의로운 통일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정의롭고 올바른 국가는 단지 ‘계급을 없앤 국가’나, 물질적 생활 조건을 개선해 ‘불만이 없어진 국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구성원 모두가 정의롭다고 인정한 원칙들이 보장되는 국가이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간직한 한반도에 우리가 반드시 세워야 할 미래의 통일 한국도 바로 그런 국가임을 명심해야 한다.
“학교 다니던 시절에 옷이 모두 벗겨진 채로 거꾸로 매단 상태에서 달아오른 숯불에 허리를 닿게 하는 고문을 받았다. 몸을 심하게 요동치니까 보위원은 숯불통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허리에 닿도록 하였다. 그래도 계속해서 몸을 요동치자, 보위원은 끝이 뾰족한 갈고리로 내 배꼽 아래(사타구니)를 찍어 관통시켰다. 이는 더 이상 요동치지 못하도록 갈고리로 고정시키려고 한 것이다. 그렇게 고문을 받고 혼자서 독방에 약 20일 정도 감금되었다.”
북한이탈주민 신동혁 씨의 증언, 1982∼2005년 14호 관리소 수감
<국방부 국방교육정책관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국방일보 http://kookbang.dema.mil.kr/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