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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구름이 잔뜩 낀 알제리 수도 알제 풍경.(자료사진) | ||
"자원 바닥나면 그때 민주화 시위 발생할 수도"
(알제<알제리>=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알제리는 아프리카에서 한반도의 약 10배 크기에 산유와 천연가스가 매우 풍부하게 매장된 국가.
2011년 9월 기준으로 알제리의 석유 매장량은 약 122억 배럴로 전 세계에서 14위를 차지했다.
가스 매장량도 4.5조㎥로 세계 8위의 에너지 부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GDP)는 8천달러 안팎으로 북아프리카의 평균 1인당 GDP 1천달러와 비교해 훨씬 높다.
알제리 정부는 원유 수출로 재정이 튼튼하면서 국민의 불만도 주로 '돈'으로 해결해 왔다. 정부가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현금으로만 2천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2011년 초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가 북아프리카를 휩쓸었을 때 알제리만 유독 몸살을 앓지 않았다.
국민의 요구 사항을 파악해 청년 실업률을 낮추고 자영업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신속하게 돈줄을 풀어 불만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럽발 경제 위기 속에서도 전 세계의 석유 수요는 꾸준해 알제리의 경제는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그러나 국가 산업에서 석유·가스 관련 산업이 96.7%를 차지하는 게 오히려 장기적인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알제리 국민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제 에너지 가격 변동에 따라 경제가 좌우될 정도로 석유 산업 비중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알제리 수출의 약 98%가 석유와 천연가스다. 국가 재정 수입의 70%도 석유와 가스가 차지한다.
게다가 알제리 정부는 관료적 권위주의 체계 아래 석유 산업에 의존도를 계속 높이고 다른 산업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국가는 부유하지만 국민은 '가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란 지적도 나온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만난 40대 현지인 사업가 L씨는 "알제리의 풍부한 석유 자원이 국가를 망쳤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그는 "정부는 석유를 판 돈으로 국가를 쉽게 이끌 수 있어 다른 어떤 산업도 발전시키지 않았다"며 "농업과 관광업을 키울 수 있는 알제리의 좋은 여건도 무용지물이 됐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알제리 경제인은 "알제리의 석유 매장량은 20∼30년 후 바닥날 수 있지만, 정작 정부는 장기적인 대책을 내 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알제리의 한 최고경영자는 "석유 자원이 풍부한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며 "석유가 바닥이 나면 그때 알제리에 봄이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알제리의 지중해 연안 도시는 비옥한 토지와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경작에 매우 유리한 여건을 갖췄다.
프랑스가 1830년대 식민통치하기 전의 알제리는 농촌 사회였다. 알제리에서 생산된 곡물은 프랑스 등 유럽에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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