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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예일대에 한국학 개설 요구하는 한국 학생들미국 예일대 한국계 학생을 주축으로 결성된 '한국학 이니셔티브'(Korean Studies Initiative)가 예일대에 한국학 개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3학년 오지선(가운데) 씨 등 학생들이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논의하는 장면. <<재외동포부 기사 참조>> 2013.2.15 ⓒ 연합뉴스 | ||
오지선 씨 등 '한국학 이니셔티브' 구성해 서명운동 펼쳐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최근 한국의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고 한국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많아졌는데 대학 내에 한국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한국계 학생을 주축으로 한 미국 예일대 재학생들이 대학 내 한국학 프로그램 개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러한 움직임에 중심이 된 것은 학기 초인 지난해 9월 결성된 '한국학 이니셔티브'(Korean Studies Initiative).
모임을 주도한 이 대학 3학년 오지선(23) 씨는 15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예일대 내에서 한국학 개설의 필요성은 10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며 "당시에 견주어 한국의 위상을 비롯한 여러 가지 환경이 변했기 때문에 우리 세대에서 다시 한번 한국학 개설을 추진해보자고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경제학과 동아시아학을 전공하는 오씨를 비롯해 미리암 조, 용 조 등 한국계 학생이 이니셔티브 결성을 주도했고 현재는 미국 학생을 포함해 10명가량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재학생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받았는데 인터넷상에 서명 페이지를 띄운 지 이틀 만에 200여 명이 참여했다. 미국, 유럽, 중남미, 동남아 등 세계 각국 학생들이 한국학 개설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대학 내에서 열정을 품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 학생이 대단히 많다는 데 개인적으로도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 한국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은 고조되고 있는데 예일대에는 한국어 수업 외에 한국을 배울 수 있는 과정이 없죠. 졸업생 가운데는 박사과정에서 한국을 좀더 공부하고 싶지만 배울 수 있는 시설과 교수진이 없어 하버드대학원으로 진학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학생들은 동아시아학 전공 내에 한국학 트랙(세부전공)을 개설하고 한국학을 연구하는 정교수를 한 명 채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예일대 동아시아학 전공에는 일본학, 중국학 트랙만 개설된 상태. 한국학 관련 강좌는 1년에 1개 정도만이 열린다고 한다.
"한국 자체의 학문적 중요성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한국을 모르고는 동아시아를 연구할 수 없습니다. 동북아 3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역사적·문화적으로도 밀접하게 얽혀 있어 한국이라는 조각을 떼어놓고 중국, 일본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죠."
현재 하버드, 컬럼비아, 버클리 등 미국의 다른 주요 대학에는 한국학 과정이 개설돼 있다.
오씨는 "미국의 많은 엘리트 대학이 유럽 중심적인 학풍을 지니고 있지만 하버드, 컬럼비아 등 다른 대학들은 2000년대 들어 아시아에 많이 투자하는 편"이라며 "반면 예일대의 경우 여전히 고전적·학문적 분위기가 강해 아시아 관련 학문의 수요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한국학 이니셔티브'의 활동은 최근 예일대 학보에도 소개되며 주목을 끌었다. 학생들은 결성 이후 동아시아학부장을 비롯한 교수진과도 꾸준히 대화하며 한국학 개설의 당위성을 피력해왔다.
중간고사가 끝나면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홍보 활동을 펼쳐 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을 예정이다. 오씨가 최근 만든 연구모임 'CKSS'(Contemporary Korea Studies Society)와도 연계, 한국과 동아시아 관련 학술 행사 등을 열어 학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계획이다.
"당장 성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일단 이렇게 학교 측과 학생, 교수들에게 한국학 강좌 개설 요구가 있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하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이뤄지지 못해도 최소한 자극이 될 수 있고, 다음에 다시 요구하기가 더 수월해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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