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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터넷 캡처 | ||
청진에서 출발하는 장거리 버스는 주로 김책, 길주, 회령행 노선이다. 출발지는 청진 수남 경기장 앞이다. 청진 버스 회사는 보안성에서 운영하고 있고, 거의 유일한 회사이다.
청진발 버스에는 운전수 두 명과 차장 한 명이 타는데 모두 남자들이다. 가끔 돈을 내지 않고 무임승차 하는 손님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이유도 있지만, 대개는 인민군을 태우지 않기 위해서다.
본래 북한의 규정상 군인들은 일반인의 교통수단을 이욯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그동안은 인민군의 입김이 워낙 쌨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이 ‘인민군만의’ 무임승차가 가능했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상황이 정반대로 변화했다.
청진 버스 회사가 경무대와 손을 잡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인민군이라는 이유만으로 난동을 부리는 자도 있는데 운전수는 곧바로 경무부(헌병대)에 신고해버린다. 버스 회사 입장에서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돈을 내지 않는 인민군을 태울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단 이윤의 일부를 경무대와 나눈다는 약속이 있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청진에서도 막무가내로 올라탄 군인들이 있었는데, 운전수가 아무 말없이 청진 경무대에 신고한 사례도 있다. 예전 같으면 경무부가 군인의 편을 들었겠지만, 이제는 버스 회사와 경무부가 미리 뇌물을 주고받는 관계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오히려 인민군을 처벌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관계의 끈이 얼마나 강하게 연결돼 있는지, 인민군의 계급도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청진에서 거주했던 탈북자 S씨는 “청진에서 김책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대위 1명이 무임승차를 한 적이 있어요, 운전수가 그에게 내리라고 경고를 했는데도 그 대위는 운전수가 우습다는 듯이 쳐다보더라고요. 세상 물정을 너무 모르는 것 같았어요. 물론 그 대위가 모른다는 거죠”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경무대가 더 이상 인민군의 계급을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운전수가 버스를 몰아 청진 경무대 앞에 세우고 신고를 하더라고요, 세우자마자 경무원이 무슨 일이냐고 묻더니 운전수가 상황을 설명하니까 대위를 바로 끌어내리더라고요. 지위보다 무서운게 뇌물이죠”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일들이 입소문을 타자, 인민군들이 점차 청진발 버스를 두려워하게 됐다. 경무대가 나서자 예전에 비해 ‘인민군만의’ 무임승차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며, 행여 무임승차를 하게 돼도 운전수에게 계속해서 양해를 구한다. 인민군들의 콧대가 한풀 꺽여버린 것이다. 더불어 자존심까지 상처입은 인민군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청진발 버스를 타지 않는다. 그래서 청진발 버스에는 인민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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