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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대화하는 조희연·이재정 교육감 ⓒ 연합뉴스 | ||
경기도교육청이 안산동산고에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평가를 하면서 사실상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자사고로 지정된 지 5년 된 안산동산고에 대해 올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는 평가에서 ‘기준점 미달’이라며 자사고 지정 취소 의견을 지난 18일 교육부에 전달했다. ‘자사고 폐지’를 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들의 취임 이후, 안산동산고등학교가 ‘자사고 폐지’의 첫 희생양이 된 것이다.
안산 동산교회가 설립한 기독교계 학교인 안산동산고는 1995년 개교 후 매년 서울대 합격생을 20~30명씩 배출해온 지역 명문고로 2009년 자사고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번 경기도교육청의 ‘자사고 지정 취소’ 의견에 인해 자사고로 남을지, 일반고로 바뀔지 갈림길에 섰다.
이에 안산동산고 학부모들은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평가를 요구했다. 도교육청의 지정취소 의견이 교육부에 전달된 이후 평가위원이 뒤늦게 점수를 정정하거나 평가 결과지에 오기가 발견된 점 등 평가과정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은 22일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운영성 평가’를 마친 연합평가단 위원 중 1명의 평가점수가 잘못 기재됐다며 평가 결과를 수정한다는 공문을 받았다.
학교 측 또한 평가 결과에 불복하고 29일로 예정된 청문을 공개청문으로 요청할 것을 검토하는 등 혼란 속에서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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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산동산고등학교 ⓒ 한국지역진흥재단 홈페이지 캡쳐 | ||
하지만 이번 자사고 지정 취소로 가장 피해를 받은 건 학생들이다.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2학년 학생 김 모(17)군은 “어차피 정권(교육감) 마음대로 하는 거 정권 바뀌면 또 자사고 될 텐데 우리 생각은 전혀 하지도 않은 엉터리 정책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 또한 “수업 분위기도 선생님도 정말 좋았는데 그럼 우리는 어떻게 되느냐”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자사고는 전임 이명박 정부 시절에 획일적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고등학교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등록금을 일반고의 2.5 ~ 3배로 책정하는 대신 정부 재정 지원을 받지 않으면서 사회 시간에 모의재판을, 미술 시간에 컴퓨터 그래픽 등 교과 과정을 자유롭게 편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물론 입시교육에 치중해 취지에 무색한 학교도 있고 일반고 3배 수준의 납부금을 낼 수 있는 소득계층에만 열려있는 ‘귀족 학교’라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교육감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면서 생기는 혼란에 피해를 받는 것은 결국 학생들이다. 이번에 당선된 진보교육감들은 일반고의 황폐화 원인을 자사고로 보고 있지만 자사고에 다니는 학생들 또한 교육감이 이끌어가야 할 학생들이다. 이재정 교육감은 교육감선거 당시 "교육감에게 맡겨진 185만명 경기의 학생들을, 단 한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아름다운 동행'을 하겠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선거 운동을 펼쳤다.
진정한 진보를 지향한다면 자사고 학생들을 ‘포기’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니라 자사고만의 장점을 살리고 일반고에 자극을 줘 일반고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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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익 기자 msjs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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