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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안보위기 속에 2013년 한 해를 보냈지만, 조국강산을 지키는 해병의 용(龍)들이 있어 조국은 건재했다. 동쪽의 해룡(1사단)에서 서쪽의 청룡(2사단)과 흑룡(6여단) 그리고 공룡(연평부대) 등 우리의 용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있는 한 조국은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다. 해병의 상징인 용은 낙타의 머리에(頭似駝) 뱀의 목을 닮고(項似蛇) 호랑이의 발바닥을 가진(掌似虎) 영물로서 날개가 없어도 하늘을 날아다닌다. 용은 잉어의 비늘을 가진(鱗似鯉) 지극히 자애로운 영물이지만, 턱 밑에 역린(逆鱗)을 지니고 있어 누구든 이것을 건드리면 사정없이 물어 죽인다. 대한민국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은 곧 해병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니, 용감한 우리의 해병이 이를 용서할 리가 없다.
돌이켜 보건대, 안보문제에 관한한 2013년은 참으로 숨가쁘게 돌아간 한 해였다. 우선, 동북아 안보환경의 급변이 심상치 않다. 중국이 정치‧군사 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동북아에서는 미중간 패권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11월 중국의 일방적 방공식별구역(ADIZ) 선포로 빚어진 미중 간 그리고 중일 간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세력경쟁이 시작되었다. 여기에 일본의 우경화와 재무장이 속도를 더해감에 따라 중일 간 첨예한 해양 군비경쟁도 불붙고 있다. 중국이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내해화(內海化)를 시도하면서 동북아 수역은 다자간 조정이 불가능한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정글로 돌변하고 있어 우리의 생명선인 해상로를 보호하는 문제가 시급한 안보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일 간의 안보협력이 단절된 가운데 미국이 일본의 경제력에 편승하여 일본의 재무장과 집단적 자위권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한미동맹에도 미묘한 긴장감이 야기되고 있다. 중·러·북 북방삼각의 군사적 재결속이 시도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관계의 파탄으로 인해 북방삼각을 견제하는 남방삼각은 존재하지 않는 기형적인 신냉전 구도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북핵은 미중간 그리고 한중간 협력을 가로막는 악재로서 동북아를 대결의 장으로 만드는 촉진제가 되고 있다. 주변국과의 적대관계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이나 일본은 우리의 생존과 번영에 중요한 이웃국가들로서 비적대 우호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대상국들이지만, 일본 우익세력에 의한 독도 점거 시도나 중국의 이어도 수역 장악 시도는 우리가 대비하고 있어야 할 시나리오다.
한반도의 안보환경은 더욱 긴박하다. 북한군의 양적 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핵무기를 포함한 북한의 비대칭 위협은 날로 증가하고 있어, 인공기를 단 대륙간탄도탄(ICBM)의 출현이나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한미동맹과 핵우산의 역할이 축소되는 가운데, 한반도에 짙게 드리운 북핵의 그림자는 한국정부와 국민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핵그림자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북한은 이런 비대칭 위협을 앞세우고 잊을만 하면 ‘서울 불바다’와 ‘청와대 초토화’를 협박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버심리전을 통해 친북‧종북‧반한‧반미를 선동하는 메시지들을 무차별적으로 우리사회에 쏟아 붇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장성택 처형으로 가시화된 북한의 권력지도 변화는 한반도를 한층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데, 내부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김정은 정권의 대남도발 동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국내사정도 녹록치 않다. 일반국민의 안보의식 해이와 예산압박으로 적정수준의 국방비를 확보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오늘날 국방예산은 복지예산의 1/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정치권은 국가안보는 안중에도 없는 듯 정쟁(政爭)에 몰두하고 있으며, 연봉 7~8천만 원의 ‘귀족노조’들은 회사의 적자가 누적되든 말든 자신들의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국민과 서민’을 팔면서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진보’의 간판으로 위장한 좌파 단체들이 사회 곳곳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종북종김(從北從金) 세력 역시 언론, 종교, 정치권, 학계, 법조계 등 곳곳에 똬리를 틀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소속 사제들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고 있으며,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 아니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한국 탓이다” 등의 이적(利敵) 발언으로 혹세무민(惑世誣民)을 일삼고 있다. 스스로 종북을 행하고 있으면서도 “종북몰이를 당하고 있다”고 항변하는 뻔뻔스러운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대한민국호는 어떤 경우에도 순항을 계속해야 한다. 우리의 조국 대한민국은 불과 3~40년 동안 세계 최빈국에서 15위 경제대국이자 8위의 무역국으로서 성장한 산업화의 기적을 이룬 나라이며, 민주화의 위업을 달성하여 착실하게 다원적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다. 때문에 이럴 때일수록 안보의 중요성은 더 없이 중요하다. 자고로 안보란 “국가의 핵심가치를 안팎의 위협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으로써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하는 지고(至高)의 공공재(公共材)이며, ‘국가생존’ ‘국민행복 보장’ ‘통일기반 구축’이라는 3대 목표를 가진다. 우리에게는 이 안보를 지켜내기 위해 헌신하는 강력하고 충성스러운 '국민의 군대‘가 있고, 군대의 맨 앞에는 최고의 사기를 자랑하는 해병대가 있다. 엄동설한 추위 속에서도 적 해안을 주시하는 해병의 눈동자가 초롱초롱 빛나는 한 저들은 단 한 뼘의 바다나 단 한 치의 땅도 넘보지 못할 것이다. 해병이 유사시 즉각 반격상륙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는 한 저들은 함부로 전쟁을 도발하지 못할 것이다.
당면한 안보위협과 미래의 잠재적인 안보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해병대는 내년에도 진화와 발전을 지속해야 한다. 병력에 비해 지나치게 긴 축선을 지켜야 하는 고달픔이 계속되는 중에도 해병대는 상륙작전 장비를 증강하여 유사시 적의 심장부를 향해 돌진하는 ‘비수’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 부족한 장교의 숫자도 보충해야 하고, 항공전력도 확보해야 하며, 서북도서에 대한 장비개선도 지속되어야 한다. 유사시에 대비한 한미 연합작전 능력도 끊임없이 연마해야 한다. 아울러, 해병은 적의 국지도발에 대응하는 신속기동군겸 대테러대응군으로서 그리고 해외에서 국위를 선양하는 평화유지군 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해병대는 2014년에도 이런 방향으로의 전진을 지속해야 한다.
특히, 2014년에는 북한으로부터의 안보위협이 예사롭지 않을 전망이다. 장성택 숙청을 통해 드러난 내부의 복잡한 권력지형을 감안할 때, 북한은 핵무기를 포함한 비대칭 수단들을 강화하는데 진력할 것이어서 제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통한 무력시위 가능성이 적지 않으며, 핵탑재 미사일의 실전배치를 앞당기는 데에도 혈안일 것이다. 당연히, 서북도서와 NLL에 대한 도발 가능성도 여느 때보다 높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도발시 즉각 응징’이라는 철칙을 고수해야 하며, 도발하면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한다.
전면전 태세도 갖추어야 한다. 전면전을 불사하는 태세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확실하게 전면전을 억제하는 길이라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그대로 실천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해병대는 조국 대한민국의 최전선을 지키는 군대이자 ‘즉각 응징’을 실천해야 해야 하는 첨병이다. 내우외환의 안보위기 속에서도 해병이 조국수호의 각오를 다지면서 부릅뜬 눈으로 북녘을 주시하는 한 대한민국은 안전할 것이다. 누구든 용의 역린을 건드리는 자는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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