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작년 7월에 시작된 제9차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타결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이 금년에 주한미군을 위해 지불하는 방위비분담금은 작년보다 5.8%가 늘어난 9,200억 원으로 결정되었으며, 향후 5년간 물가상승율에 따라 매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매번 그랬듯 이번에도 다소의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주한미군은 당해년에 사용하지 않은 이월금을 축적하거나 항목간 예산을 전용(轉用)함에 있어 특별한 제약을 받지 않은데다 자세한 사용내역을 한국 측에 알려주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국의 사회단체들이 ‘투명성 문제’를 제기해왔는데, 이번에는 이 문제에 있어서도 다소의 개선이 있었다. 한국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합동협조단’을 통해 예산항목을 사전에 협의하고 주한미군이 예산사용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설명자료들을 제공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여전히 ‘투명성 부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고, 야당은 소요별로 분담금을 배정하지 않고 총액대비 인상분을 결정한 협상방식 자체를 문제삼아 ‘미국에 백기를 든 부실협상’으로 규정하고 국회비준 과정에서 엄중하게 따지겠다고 벼르고 있다.
국민의 재정적 부담을 강요하는 협정에 대해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정교하게 따지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따짐의 방식과 강도를 정함에 있어서는 ‘한미동맹의 큰 틀’을 망각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한미동맹에는 다양한 현안들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8대 현안’을 들자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한미원자력협력협정 개정, 미사일방어(MD) 협력 강화, 확대억제정책위원회(EDPC)의 효과적인 운영을 통한 대북억제력의 강화, 주한미군 운용의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주한미군 기지 이전, 한미동맹 미래비전의 구체화, 방위비분담금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번 협상은 한 가지를 해결한 것에 불과하며, 남은 현안들 중에는 더 큰 비중을 가지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한국이 전환시점의 재연기를 요청하고 있는 전작권 문제는 향후 어떻게 결말이 나는가에 따라 안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미국의 확고한 대한(對韓) 방위공약은 한국이 비대칭 위협을 앞세운 북한의 전쟁위협을 불식하고 도발을 억제하여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담보함에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한국이 원자력협력협정의 개정을 통해 농축‧재처리 권리를 확보하는 것 역시 대북‧대중 핵외교력 제고와 원자력 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매우 절실한 과제다. 특히, 지금은 동북아 안보환경의 급변과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정권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중국의 강대화와 일본의 우경화에 포위당한 한국의 안보외교가 포위망을 뚫고 활로를 찾아나가거나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함에 있어 한미동맹의 역할은 가히 결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방위비분담금이라는 하나의 이슈에 함몰되어 불필요한 논쟁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며, 이 보다는 동맹현안들 간의 경중(輕重)과 선후(先後)를 따지면서 줄 것은 주더라도 국가안보에 결정적인 분야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비준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의 자세도 당연히 그래야 한다.
차제에 국민도 방위비분담금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져야 한다. 분담금 지원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대한 특별조치로서 주한미군 주둔경비의 일부를 한국이 지원하도록 합의한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에 의거한 것이며, 미군이 주둔하는 국가들은 모두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국민여론이 한미동맹 자체에 반대하는 반미성향 NGO들의 ‘꼬리로 몸통 흔들기’에 휘둘리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김태우 교수 press@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