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밀교역 北 주부들 익사 사고 잇따라
식량 구하기 위해 폭우 속 압록강 도강
수해로 식량난 악화...식량 가격도 폭등
(서울=연합뉴스) 북한 주부들이 중국에 몰래 물건을 팔기 위해 폭우로 강물이 크게 불어난 압록강을 죽음을 무릅쓰고 건너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과 중국 양국을 가르고 있는 압록강이 최근 7호 태풍 카눈 등이 동반한 폭우의 영향으로 물이 크게 불어 도강을 하는 북한 여성들이 잇따라 익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중 국경 밀수에 주부들이 나서는 것은 체포될 경우 남성이나 미혼여성에 비해 비교적 관대한 처분을 받기 때문이다. 주부들은 도강을 하다 붙잡히면 15∼20일간의 강제 노동형을 받는다.
북한 양강도의 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혜산시 주부 5명이 지난 19일 아침 압록강을 건너다 숨진 시체로 발견됐다. 혜산시 경찰은 이들이 안내인 2명의 안내에 따라 압록강을 건너 중국 측으로 잠입하려다 물에 빠져 숨졌다고 말했다.
북한 경찰은 이들을 안내한 가이드 2명의 행방을 찾고 있다.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 주부 3명이 역시 지난 19일 밤 고철을 등에 메고 압록강 도강을 시도하다 체포됐다. 이들은 강을 건너다 강 중간쯤에서 역류하는 강물을 헤쳐나갈 자신이 없자 안내원 두 명과 강 건너편 중국 관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주부들은 안내원과 관리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강을 건넜으나 도강 직후 안내원 두 명과 함께 중국 관리들에게 체포됐다. 이들의 배낭에는 밀수용 고철이 들어 있었다.
북한 주부들이 폭우 속에 목숨을 걸고 압록강 도강을 통한 밀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들의 형량이 비교적 가벼운 이외에도 식량사정이 크게 악화된 데다 식량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달 초 나온 유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식량난이 심각하던 북한에 최근들어 태풍 영향 등으로 큰 물난리가 나 식량사정 악화 외에도 식수가 부족하고 위생, 공중보건 상황 등이 크게 나빠졌다.
지난 3일자 북한 측 통계에 따르면 이번 큰물 피해로 169명이 사망하고 400명이 실종됐으며 21만2천명의 이재민이 났다.
평양은 6만5천ha의 경작지가 침수된 것으로 보도됐다. 주로 벼와 옥수수들이 물에 잠기거나 물에 휩쓸려 내려갔다.
북한에서 쌀값은 1㎏에 3천원 하던 것이 지난 7월 5천원으로 뛰어올랐다. 공식환율로는 1달러에 북한 돈 130원이나 암시장에선 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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