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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전 제5호] 북한 낮은단계 연방제의 함정
유동열(자유민주연구원 원장)
‘낮은 단계 연방제’란 2000년 6.15 공동선언 제2항에서 명시된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절충에 의한 통일’에서 유래한 것으로 북한은 이를 ‘연방연합제 통일방안’(이른바 낮은 단계 연방제)이라고 지칭하며 ‘김정일장군의 연방제통일론’이라 명명하고 있다.
‘낮은 단계 연방제’가 처음 언급되었을 때 기존의 통일방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과 차이점을 명확히 구별할 수 없었는데, 2001년 10월 6일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 제시 25주년 평양시보고회’에서 ‘낮은 단계 연방제’의 기본 골격이 공식으로 밝혀졌다.
“낮은 단계 연방제안은 하나의 민족,하나의 국가, 두 개 제도, 두 개 정부의 원칙에 기초해 북과 남에 존재하는 두개의 정부가 정치, 군사, 외교권을 비롯한 현재의 기능과 권한을 그대로 가지게 하고 그 위에 민족통일기구를 내오는 방법으로 북남관계를 통일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을 기본내용으로 하고 있다”(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제시 25주년 평양시보고회, 2001.10.6)
이 방안은 종래 북한의 연방제(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높은 단계 연방제)와는 달리 연방정부가 행사하던 외교, 군사권도 각 지역자치정부가 행사하도록 하고, 다만 연방정부격인 민족통일기구에서는 민족공동의 이익에 맞게 통일적으로 남북관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기존 연방제와는 달리 미군철수 등 선결조건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6.15 공동선언’에서 언급된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절충에 의한 통일’이라는 것은 실제 북한의 연방제통일방안(높은 단계 연방제)으로 가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
북한은 6.15 공동선언 직후 각종 언론보도 등을 통해서 6.15 공동선언이 북측의 연방제안에 남측이 합의해준 것이라고 일관되게 선전해왔는데, 대표적 사례를 들면 2001년 10월 9일 북한 로동신문이 “낮은 단계의 련방제안은 련방제로 가기 위한 잠정적 조치”라고 밝힌데서도 확인된다.
북한의 낮은 단계 연방제를 경계해야하는 이유는 높은 단계의 연방제와는 달리 이른바 선결조건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북한의 연방제통일방안에는 우리 안보체제를 무력화하려는 선결조건(미군철수, 국가보안법 철폐, 평화협정 체결, 공산활동 합법화 등)이 있어 우리가 수용하기 어려우나, 낮은 단계 연방제에서는 선결조건이 제시되어 있지 않아 이를 우호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는 것이다. 남북이 이른바 연합-연방제 절충(낮은 단계 연방제)에 의해 통일을 하게 되면, 남북이 1국가를 형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먼저 남한에 있는 외국군(미군)의 철수 문제가 자연스럽게 제기되어 미군이 철수해야 하며, 남한에서 공산당의 활동을 합법화시켜야 하고 북한지역정부를 고무, 찬양하는 이적행위도 처벌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남북 지역정부가 하나의 국가로 통일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명분상 연합-연방제(낮은 단계 연방제)라는 느슨한 통일을 한 다음, 우리 내부의 체제보위장치를 하나둘씩 해체하여 우리 내부의 군사적 공백과 사회혼란을 조성하고, 다음에 남한 내부의 혁명을 성사시키거나, 북한지역정부에 의한 남한점령(남한 민주화운동 지원과 사회질서 유지 명분)으로 적화통일을 성사시키려는 의도인 것이다.
결국 이는 높은 단계 연방제의 달성으로 이어지며 북한 조선노동당의 궁극적 목표인 이른바 전조선혁명(전한반도의 공산화혁명)이 실현되는 것이다. 결국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제의 절충에 의한 통일’은 북한 대남적화혁명 실현을 위한 ‘위장 평화통일’의 일환이다. 사안이 이러한데도 최근 유력한 대권후보가 낮은 단계 연방제안을 지지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에 반하는 일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국가는 <사상전 제2호>에서 밝혔듯이 대한민국이다. 따라서 대한민국(한국)으로 호칭해야 하나, 본고에서는 남북한 비교 때문에 부득히 남한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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