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올해 6월 말부터 한 달 동안 쏟아진 폭우로 인해 사망한 주민은 총 169명이었고, 144명이 부상했으며 실종된 북한 주민이 400명 가량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한반도를 관통한 15호 태풍 '볼라벤'의 피해로 48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행방불명되었으며 주택 1만5000여 채와 농경지 1140㎢가 피해를 보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적십자를 통해 대북 지원을 제의했고 북한측에서 판문점을 통해 수긍하면서 대북지원이 준비 중에 있다.
그러나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류우익 통일부장관은 10일 간부회의에서 정부의 대북 수해지원 제의에 대해 "시급성을 요구하는 사안인 만큼 북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해 나왔으면 좋겠다" 며 "수해지원 제의는 북한으로부터 상응하는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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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항 6부두에서 북한으로 보내질 비료 5천t이 두양 오팔호에 선적되고 있다. //1999.4.9(=서울 연합뉴스)// | ||
이것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이루어진 '햇볕정책'이라는 명목의 '퍼주기 대북관'을 연상시키는 것으로, 어떠한 대가도 없이 지원을 해주겠다는 점에서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 대한적십자사는 1995년부터 2010년 12월까지 1조899억 원 상당을 북한에 지원했다. 이 중 국민의 성금 또는 지정기탁으로 인한 물자지원이 1,691억원, 정부의 남북 협력기금으로 인한 비료지원이 7,874억원, 수해복구 물자 지원이 1,108억원, 신종플루 물자 112억원, 동내의(겨울 내복) 및 조류독감 물자 지원이 92억 원 등이다. 또한 2005년 6월 노무현 정권 당시 남북적십자사 총재(위원장)간에 서명 교환한 [남북적십자간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매년 30억원 상당의 의약품 및 의료장비를 제약업계, 병원업계로부터 받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와 적십자사의 인도적 지원과는 정반대로 북한은 지원이 이루어지던 1995년 10월 17일 임진강변에서 공비를 보내다가 GOP 경계병에 의해 사살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4일에는 충청남부 부여군 석성면 정각사 입구에서 무장간첩 2명이 출몰하고 다음해인 1996년 9월 18일에는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동해안에서 길이 35m의 상어급 잠수함이 발견, 대전차 로켓 및 소총 등을 비롯하여 대남 특수작전을 목적으로 남파된 것을 적발하였으며 총 26명의 공작원 및 잠수함 승무원이 남하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은 인민무력부(북한의 국방부) 산하 정찰국 해상처 22전대 소속으로 이들의 목적은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남한의 군사시설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고, 강원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참석하는 주요 인사들을 암살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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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6년 9월 18일 북한의 상어급 잠수함이 강릉시 동해안에서 발견되었다. | ||
1998년 6월에는 강원도 속초 동남방 11.5마일 해상에서 어민이 그물에 걸린 잠수정을 발견하고 신고, 군경이 잠수정을 예인한 결과 내부에는 자폭한 무장간첩의 시체 9구가 발견되었으며 같은 해 12월 전라남도 여수에서 침투중이던 북한의 반잠수정이 해안 레이더에 적발되어 우리 해군, 공군의 공격을 받고 욕지도 남방 56마일 해상에서 격침당했으며 간첩장비 1200여점이 발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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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간첩 반잠수정 | ||
다음해인 1999년 6월 15일에는 북한 함정 수십 척이 NLL을 넘어 우리 해군고속정에 포격을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였고 우리 해군 2함대 박정성 사령관의 교전허가로 북한 함정 2척을 수장시켰으며 2척을 대파, 북한 해군이 수십 명 전사한 끝에 겨우 전멸만을 면하고 퇴각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이것이 바로 제1연평해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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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9년 6월 15일에 제1연평해전이 발발했다. | ||
북한은 제1연평해전의 참패에 복수의 칼날을 갈다가 남한에서 월드컵 분위기에 취해 있을 2002년 6월 29일, 북한 경비정 2척이 NLL을 침범하고 선제 기습포격을 가하며 우리 해군 고속정인 참수리 357호를 공격해왔다. 그러나 곧바로 인근 해역에 있던 해군 고속정과 초계정의 반격에 북한 경비정 1척에서 화염이 치솟자 퇴각해 25분 만에 상황이 종료되었다. 이 교전으로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대한민국 해군 장병 6명이 전사하였으며 19명이 부상하였다. 이는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며 묵과할 수 없는 무력도발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과는 커녕 언급한번 하지 않고 있다.
2006년 10월 9일에는 1994년 미-북간 제네바합의를 통해 금지했던 핵실험을 실시했고 2008년 7월 11일에는 금강산 관광객을 총살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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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중에 있던 박왕자씨가 북한군의 총격에 살해당했다. ⓒ연합. | ||
2009년 5월 25일에는 2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2010년 3월 26일에는 천안함을 폭침시켰으며
같은 해 11월 23일에는 연평도에 무차별 포격을 가해 우리 해병대 2명뿐만 아니라 민간인 2명을 죽이고 십 수 명을 부상입혔으며 주택 및 공공시설 30채를 파손시켜 400억규모의 피해를 주었다.
이렇게 북한은 우리의 대북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하기는커녕 오히려 무력도발을 계속해오는 배은망덕한 짓을 휴전 이후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대한적십자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북지원을 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북한은 우리에게 한 번도 인도주의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다. 오히려 민간인에게까지 총격을 가하고, 민간지구에 포탄을 쏟아붓는 행위는 국제사회에서 규탄을 받는 짓이며 사람의 탈을 쓰고는 저지를 수 없는 만행이다. 그러나 적십자사는 눈과 귀를 막고 일방적인 지원만 계속하고 있다.
계속되는 지원에도 역시 북한은 감사의 뜻은 전혀 비추지 않는다. 오히려 열린북한방송의 함경북도 소식통은 북한 당국이 "지금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이 반공화국 말살정책을 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우리가 남조선에서 보내주는 쌀을 받는다고 하여 결코 화해의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주민들에게 밝혔다고 전해왔다. 이 소식통은 "아무리 세월이 가도 승냥이가 양으로 변할 수 없다. 준엄한 항일무장투쟁시기에도 우리는 적의 무기와 군복, 적으로부터 획득한 식량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싸워 이겼다"며 우리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지원해준 물자를 '적에게서 빼앗은 군량미'로 치부하는 행태를 보였다.
북한이 이렇게 대내외로 공격적인 입장을 보이며 우리의 대북지원을 감사히 받아들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우리가 지원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 서독은 동독과 평화조약을 체결한 후 18년간 576조 달러, 우리돈 64조원 상당을 동독에 지원하여 결국은 통일을 이루어내었지만 동독은 북한과는 다르게 '상식'이 통하는 정부를 가지고 있었다. 서독에서 동독에 경제적 원조를 지원할때마다 동독은 그 대가로 개방의 정도를 높여 통일 직전에는 서로 상대국의 TV방송을 자유로이 시청할 수 있었으며 서독 국민이 동독의 전 지역을 여행할 수 있었다. 결국 서독과 동독은 이러한 진보 끝에 통일에 성공한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의 계속된 지원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개방적인 자세를 보여준 적이 없다. 그나마 금강산 관광마저도 2008년 관광객 총살사건 이후로 폐지되었다.
최근 8월20일 연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두고 북한은 “북침전쟁연습”, “한 발의 포탄이라도 떨어진다면 섬멸적 반격을 가 할 것” 이라며 “전쟁미치광이들을 이 땅에서 영영 쓸어버리고 조국통일대전의 역사적 승리를 이룩하고 말 것” 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러한 북한의 안하무인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대한적십자사에서는 북한 수해지원을 위해 10만 달러(1억1천여만 원)을 지원하겠다고 20일 밝혔다.
이렇듯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의 태도는 변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주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지도 불투명한 대북지원을 강행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이러한 북한의 배은망덕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북한에게 물자를 보내줄 필요는 전혀 없다. 동독과 서독처럼 개방과 경제지원이 교환되지 않고 일방적으로 지원만 이루어지는 것은 상식에 어긋날뿐더러 김정은 정권의 몰락을 늦춰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가를 요구하지 않고 무조건 지원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이해하기 어렵다. 길가에 지나가는 개도 돌 던지는 사람을 피해서 다니는데,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아무리 돌을 맞아도 계속 다가가서 꼬리를 치는 우스운 꼴이다. 이제는 북한이 보이는 태도에 따라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제까지의 무력도발에 대한 명확한 사과가 없으면 쌀 한 톨도 지원해주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고 우리가 주도해서 흡수통일을 하는 것이 쌀을 보냈다가 군량미로 들어가는것보다 북한 주민들에게 더 이득이다. 결단력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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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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