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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공산주의자’ 발언 무죄 판결은 형법의 기초에 근거
  • 박인환 건국대학교 명예 교수
  • 승인 2018.09.1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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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환 건국대 행정대학원 교수

지난 8월 23일 ‘문재인은 공산주의자이고,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면 우리나라가 적화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하였던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검사의 공소사실은 무죄라고 선고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1심 판결은 지극히 당연한 판결이다.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즉 ‘사실의 적시’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과는 엄연히 구별되고 상호 대치되는 개념으로 형법의 기초를 배운 학생이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기초지식에 해당한다.

무죄를 선고받은 고 전 이사장은, 판결문에도 나타난 바와 같이‘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라 한미연합사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낮은 단계의 연방제, 한총련의 합법화 등 정치적, 이념적 이슈에 대한 문 대통령의 평소 입장, 태도와 함께 그가 ‘월남의 패망은 진실의 승리다. 이에 희열을 느꼈다’고 자서전에 기재한 바 있으며, 대통령에 취임한 후에도 최근까지 주사파 핵심인사를 청와대의 주요 직책에 앉히고, 좌익 사범으로 장기 복역한 신영복과 대표적 친북 음악가인 윤이상, 중국 공산당에 입당하여 인민해방군가를 작곡한 정율성 등을 존경하거나 칭송한 점에 비추어 그를 공산주의자로 ‘평가’하고 이에 관한 ‘의견표현’을 한 것에 불과하다.

또한 ‘공산주의자’라는 표현은 허위 또는 진실 여부를 증거에 의하여 가릴 수 있을 정도로 확정적 의미를 갖는 ‘사실의 적시’로 볼 수 없으며, 우리 사회에서‘공산주의자’라는 평가는 가치관의 평가로서 그 평가의 옳고 그름을 증거에 의하여 증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위 판결은, 고 전 이사장의 발언이 의견 내지 논평의 형식을 빌린 ‘사실의 적시’에도 해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이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공적 존재에 대한 국민의 공적 관심 사안에 대한 것으로 표현의 자유 및 언론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한 것도 아니며 명예훼손의 고의도 없다고 판결했다.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 검사가 고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죄로 기소하고 법정에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을 구형한 것은 바로 살아있는 권력의 압력에 굴복했거나, 권력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긴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다면 그 검사는 형법의 기초 지식도 갖추지 못한 엉터리 검사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 밖에도 검사는, 문 대통령이 과거 80년대 대표적인 시국 사건인 ‘부림사건’에 관여한 바가 없음에도 변호인으로 관여하였다거나, 노무현 대통령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비서실장으로 있으면서 ‘부림사건’을 담당한 검사였던 고 전 이사장에게 검찰의 인사상 불이익을 주었다는 고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서도 ‘공연히 허위 사실의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기소하였으나, 법원은 그러한 발언도 문 대통령의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저해시키는 내용이 아니며, 당시 청와대에서 인사 검증에 관여하였던 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내용이 아니라는 이유로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형법상 명예훼손죄는 소위 ‘반의사불벌죄’로서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처벌하지 못하게 되어 있다. 사필귀정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위 판결을 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문재인 대통령도 과거 인권변호사로 활약한 법조인이므로 위와 같은 기본적인 형사 법리를 모를 바가 없을 진대 대범하게 1심 판결 선고 전에 고 전 이사장에 대한 처벌 불원의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점이다.

마지막으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1심 무죄 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한 검찰에 들려주고 싶은 말을 위 판결문에서 인용하고자 한다.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실로 다양할 수밖에 없고 시대에 따라, 수용자의 입장에 따라서 더욱 다양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며,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그 다양성 사이의 간극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모습도 때로 볼 수 있으나, 우리가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그것이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자유민주주의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현재의 위치까지 진전할 수 있었던 것도 시민 개개인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풀어주어 표현의 자유를 보호해 준 것에 힘입은 바 크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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