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무차별 기습 포격으로 풍요로운 섬 연평도가 쑥대밭이 된 사건이 발생한 지 벌써 2년이다. 지지난해 11월 23일 오후 북한군은 연평도의 우리 군부대와 민간인 거주지에다 무려 170여발의 포탄을 퍼부어 민간인 2명과 해병대 병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은 6·25전쟁 이후 최초로 이뤄진 우리 영토와 민간인에 대한 ‘직접 공격’이란 점에서 분명한 전쟁행위였다. 그럼에도 북한은 한 점 뉘우침 없이 ‘연평도 공격이 한국 측 책임’이라는 뒤집어 씌우기식 발뺌 속에 재도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우리의 촉각을 곤두서게 한다.
북한은 지난 4월부터 단말마적인 대남 협박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불바다‘ 위협 속에 ’청와대 타격'과 '정부기관·언론사 초토화' 협박에 이어 “연평도 포격 같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라는 겁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 선두에 김정은이 섰다. 그는 지난 8월 중순 연평도 포격 사건의 주역인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측근 몇몇만을 대동한 채 북한 측 서해 최남단 섬들인 장재도와 무도의 방어대를 찾았다. 무도 방어대는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주도한 북한 군부대 중 하나다.
김정은은 무도 방어대 감시초소에 올라 연평도를 바라보며 “우리의 자주권이 행사되는 지역에 단 한 발의 포탄이 떨어져도 지체 없이 섬멸적인 반(反)타격을 가함으로써 천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어 “적들이 우리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서남전선의 국부전쟁으로 그치지 말고 조국통일을 위한 성전으로 이어가라”며 “침략자들이 전쟁을 강요한다면 서해를 적들의 최후무덤으로 만들라”고 명령했다.
서북도서 전력 강화로 안보 태세 점검하는 계기 돼
김정은의 이 같은 지시와 명령은 서해지역의 북한군 전력 강화로 나타났다. 북한은 최근 백령도와 가까운 공군기지에 공격헬기 50여 대를 전진 배치했다. 황해도 강령군 해안가에다가는 해안포 진지 수십 곳을 새로 구축했다. 그리고 장사정포 등 기습 전력을 증강 배치했다. 특수전 부대의 서해 5도 기습 강점과 육상부대의 포격 훈련도 예년보다 2배 이상 늘렸다.
2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우리에게 참담함을 안겨줬다. 하지만 우리의 안보태세를 재차 점검하고 이를 더욱 튼튼히 다지는 촉매제 역할도 했다. 연평도 포격 이후 그동안 우리 군은 피해 복구와 함께 서해 5도의 요새화와 더불어 전력을 보강하는 등 물리적 상처를 치유하면서 정신전력도 강화했다.
지난 1년간 우리 군은 적개심을 불태우며 절치부심했다. 이젠 단 한 뼘의 영토는 말할 것도 없고 풀 한 포기도 내어줄 수 없다는 각오로 대비 태세를 보완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그동안 우리 군은 해병대사령부를 모체로 한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를 창설하는 등 서북 도서지역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방어 태세를 보완했다. 지난 8월 서방사를 창설하면서 해병대 6여단과 연평부대 등에 병력 1천여 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도 개정해 북한 전역을 우리 군의 미사일 사정권에 두게 됐다. 우리 군의 탄도 미사일 사거리는 기존 300㎞에서 800㎞ 이상까지 가능해졌고, 탄두 중량도 500㎏에서 2t 이상까지 늘게 됐다. 이로써 북한이 선제공격해 올 경우 이를 응징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갖출 수 있게 됐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보여주듯 북한은 주로 해상에서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의 도발을 효율적으로 막기 위해 제주 해군기지를 건설해 분산된 해군전력을 통합 배치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 땅의 종북·좌파세력들은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밤낮없이 집요하게 방해하고 있다. 내년도 제주 해군기지 건설 예산 2900억 원 전액 삭감을 주장해온 민주통합당은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이의 처리를 무산시켰다.
제주 해군기지는 바다를 통한 북한의 기습 도발과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증강에 대비하기 위한 국방사업이다. 특히 이어도를 자신들의 영토로 만들려는 중국의 기도를 저지시킬 수 있는 최강의 억제수단이며 영해수호를 위한 중요한 국책사업이다. 그런 만큼 정치권에서 당리당략에 얽매여 복지예산을 늘리려고 국방예산을 삭감하려 해서는 안 된다. 복지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국방이 없으면 복지도 없다.
북한 재도발하면 철저히 응징해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현재진행형이다. 이 순간에도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를 멈추지 않은 채 대한민국을 교란시키기 위한 각종 전략과 전술을 강구하고 있다.
북한은 툭하면 ‘서울불바다’니 ‘원점타격’이니 하며 군사도발 위협을 습관적으로 일삼아오고 있다. 이런 북한의 위협을 잠재우려면 국민과 군, 정부와 정치권이 투철한 안보의식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민간인지역에 포탄을 무차별적으로 퍼부은 북한의 전쟁도발과 속수무책으로 당한 치욕을 용서할 수가 없고 잊을 수도 없다. 또 그래서도 안 된다. 북한이 다시 도발해오면 우리는 준비된 군사력으로 2년 전의 치욕을 두 배 세 배로 되갚아줘야 한다.
북한의 도전에 걸맞은 대응은 철저한 응징과 보복조치다. 북한이 또 다른 도발을 해온다면 그때는 우리 군의 전력을 총동원해 보복하라는 것이 국민 절대 다수의 뜻이다. 군은 한 점 흐트러짐 없이 북한의 동태를 철저히 감시해 재도발해올 경우 도발 원점을 완전히 격멸해야 한다.
북한도 함부로 날뛰지 말아야 한다. ‘자기가 지른 불에 자기 자신이 타 죽는다’는 완화자분(玩火自焚)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불장난을 하다간 스스로 타 죽는다는 뜻으로 ‘무력’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구다.
춘추전국시대 주우(州吁)라는 위(衛)나라 장공(莊公)의 서자가 있었다. 그는 성격이 모질었다. 장공이 죽은 뒤 적자인 환공(桓公)을 죽이고 군주의 자리에 오른 그는 송(宋)과 진(陳), 채(蔡)나라 등과 연합해 정(鄭)나라를 공격했다.
이 소식을 들은 노(魯)나라의 은공(隱公)이 대부인 중중(衆仲)에게 주우의 장래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중중은 이렇게 답했다.
“주우는 무력만을 믿고 잔인한 짓을 하면서도 태연자약합니다. 그러나 무력에 의지하면 백성들의 반발을 사게 되고 가까운 사람마저 등을 돌리게 됩니다. 무력이란 불과 같은 것이어서 다스리지 않으면 장차 자신도 타 죽게 될 것입니다.” 그의 예언대로 주우는 정나라 공격에 실패한 뒤 피살되고 말았다.
완화자분(玩火自焚) 고사는 김정은에게 많은 것을 암시해준다. 서자가 적자를 내치고 북한의 최고 실력자가 된 김정은이 군사를 모든 것에 앞세우는 군사제일주의, 즉 무장력에 계속 매달리다가는 북한 주민들의 반발을 사게 되고, 끝내는 그 측근들로부터도 배신을 당하면서 자신도 그 무력에 의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암시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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