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내달부터 대남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9일 “해내외 여러분에게 알려 드린다. 2012년 12월 1일부터 ‘통일의 메아리’방송이 시작된다. 방송시간은 매일 아침 7~9시, 낮 1~3시, 밤 9~11시이며 주파수는 단파 3970KHz와 6250KHz, 중파 684KHz와 1080KHz로, 초단파 97.8MHz” 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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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다음달 1일 부터 '통일의 메아리'방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
우리민족끼리는 “‘통일의 메아리’는 ”민족적 단합과 조국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을 전하게 될 무소속 민간방송“ 이라고 주장했으나 지금까지 북한의 대남선전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인 ‘우리민족끼리’가 대남 비방매체로 활용되었다는 점에서 사실상 대남 심리전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동북아방송연구회의 박세경 이사장은 “북한 당국이 방송을 시작해야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있겠지만, ‘무소속 민간방송’이라고 내세운 점으로 미뤄 종전처럼 유령단체를 통해 대남방송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970년 6월 1일부터 남한 내 지하 방송으로 위장한 ‘통일혁명당 목소리’를 통해 대남방송을 해오다가 1985년 8월에는 ‘구국의 소리’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 합의 이후 제11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상호비방 방송을 중단하기로 협의해 2003년 8월 1일부터 송출을 중단한 상태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대남방송 재개 목적을 곧 다가올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한 국내의 민간 대북방송과 삐라 살포에 대응해 차기정부와 남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의 이행을 주장하면서 통일의 주도권을 잡고 대남 선전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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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의 최전방 대남 방송의 모습 ⓒ 누리꾼 블로그 캡처 | ||
북한은 지난 3월부터 중국의 북광전자집단(방송, 통신장비 생산업체)과 협약을 맺고 자강도 강계송신소에 북광전자집단에서 제작한 단파 송신기를 들여왔다. 또한 기술자들에게 북광전자집단에서 설비 운용을 위한 교육을 받게 했다. 강계송신소는 평양, 평안북도 구장군과 함께 북한에서 고출력 단파방송용 송신기를 보유한 곳으로 손꼽힌다. 단파방송은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도 청취가 가능하므로 남한 전 지역에서 청취가 가능하다.
이전까지 북한의 단파방송은 송신기의 노후로 출력이 낮아 평양을 제외하면 청취가 어려웠으나 이번에 대남방송 강화차원에서 출력이 높은 중국제 송신기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적극적인 대남방송 재개 움직임에 우리 군이나 안보 당국은 특별한 대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민간 대북방송 연합인 대북방송협회는 지난 29일 “북한이 대남방송을 재개함에 따라 북한 정권을 자극한다는 핑계로 대북방송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없어졌다”며 “정부도 그동안 미루어왔던 대북방송에 대한 주파수와 송출소 지원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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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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