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두 발로 서서 첫 걸음을 내디딘 이후 폭발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큰 기준이 바로 언어의 사용이다. 언어 사용의 목적은 의사의 교환이다. 오래 전부터 널리 쓰여왔고 지금까지도 가장 사랑받는 의사소통 방식은 바로 입을 통해 전하는 것, 구전(口傳)이다. 그러나 입에서 나온 말은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듣지 못하거나, 듣고도 다시 퍼뜨리지 않는다면 삽시간에 효과를 잃고 만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책, 신문 등 종이를 통한 의사전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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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각광받는 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 ||
그리고 마침내 21세기에는 종이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디지털 기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해 백과사전의 대명사인 브리태니커백과사전(Encyclopaedia Britannica)은 전자매체의 발전에 따른 이익 부재로 인쇄본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현생 인류는 전자기기를 통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다른 사람들과 반영구적인 지속성을 가진 의사소통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심에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있었음은 불필재언한 사실이다.
지난해에는 총선과 대선이 겹쳐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나타냈다. 연예인들 역시 빠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은 이슈가 바로 종북 논란이었다. 연예인 배슬기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종북 무리들이 싫다”는 발언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드러내 애국 누리꾼들의 지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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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 ⓒ 네이버 인물정보 캡쳐 | ||
한편 올해에는 KBS 아나운서 출신인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55)가 지난 1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 등을 언급하며 “종북성향의 지자체장들 모두 기억해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퇴출해야 한다”는 발언을 통해 종북세력에 대해 '돌직구'를 날렸다.
정 대표는 이어 “국익에 반하는 행동, 헌법에 저촉되는 활동을 하는 자들, 김일성 사상을 퍼뜨리고 왜곡된 역사를 확산시켜 사회혼란을 만드는 자들을 모두 최고형으로 엄벌하고, 국외 추방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여 종북 논란을 확산시켰다.
진보 성향의 누리꾼들이 “해당 지자체장들에 대한 ‘종북 성향’ 규정은 근거가 없다”며 반발하자 정 대표는 “자질이 의심되는 지자체장과 종북 성향의 지자체장들을 퇴출해야 한다니까 또 벌떼처럼 달려든다”며 “그들이 무슨 짓들을 하고 있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를”이라는 글로 반박했다.
정 대표의 지적에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즉각 반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우리 사회에 매카시 광풍이 시작됐다”며 “100만이 거주하는 성남시의 시장을 종북 성향이라며 낙선 운운한 것은 명백한 범죄행위이자 불법행위이므로 민형사상으로 형사처벌, 손해배상 책임을 전부 물게 될 것”이라고 맹공했으며 김성환 노원구청장 역시 “대중 다수의 소통공간에서 전혀 근거없이 ‘종북성향’으로 몰아가는 것은 개인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고 노원구민 전체에 대한 폄하”라고 주장하고 “사과가 없다면 법적대응하겠다”며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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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시 신청사 지하에 있는 시민청에서 열린 '시민청 개청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3.1.12 ⓒ 연합뉴스 | ||
또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21일 저녁 YTN라디오 “그런 말도 안 되는 얘기까지 답할 필요 없다”며 비교적 ‘무시’에 가까운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민주당의 당적을 가지고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출마 과정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시장 출마를 계획했던 김미희(46)씨는 후보 단일화를 위해 성남시장이 아닌 경기도의원에 출마한다. 김씨는 주체사상파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아온 경기동부연합 출신이다.
이후 이재명 성남시장이 당선되자 경기동부연합은 성남시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인수위원회 명단에는 경기동부연합 소속으로 의심되는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성남지역의 언론인 성남일보는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자리잡은 인사 24명을 ‘이재명의 사람들 줄줄이 낙하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당선 전부터 과거 발언들로 물의를 빚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광화문 네거리에서 ‘김일성 만세’를 금지한다면 헌법에 나와 있는 표현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고 억압하겠다는 뜻‘”,“대부분의 간첩단 사건은 실재했다기보다는 당시 정치적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조작된 것” 등의 발언을 통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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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루유니온 권유미 대표가 20일 오후 노원구청 앞 전시물 현장을 찾은 김성환 노원구청장과 대화하고 있다. | ||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최근 가장 많이 구설수에 올랐던 지자체장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김성환 노원구청장 역시 최근 “김일성은 귀족영웅이 아닌 자수성가형 민족영웅”,“김일성은 우리 민족의 가장 암울한 상태에 혜성같이 나타나 참으로 많은 것을 성취한 지도자”라는 발언으로 비판받은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를 인문학특강 강사로 노원구청에 초빙해 비판을 샀다. 그러나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한홍구 교수의 발언을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상의 자유를 인정하지 못하면 전체주의 국가가 된다”며 옹호해 사상 논란에 휩싸였다.
정미홍 더코칭그룹 대표는 트위터에서 해당 지자체장들을 ‘종북주의자’가 아닌 ‘종북 성향’이라고 꼬집었다. 여태껏 해당 지자체장들이 본인들의 행적으로 사 왔던 의혹을 근거로 할 때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부 좌파 성향의 누리꾼들은 정 대표를 상대로 “칼 맞아 죽고 싶지 않으면 갑옷을 입고 다니라”며 위협하는 추태를 보여 뭇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정 대표가 언급한 지자체장들은 종북세력을 묵인하거나 종북세력과 협력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들이 ‘종북 성향’이라는 비판마저 피하려 하는 모습은 국민들의 원성만 높인다.
‘사망유희’를 펼친 보수논객으로 잘 알려진 변희재 주간 미디어워치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북한의 지령을 받고 움직여야만 종북세력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그런 자들은 종북이 아니라 간첩”이라며 “간첩을 비호하고, 이들의 실체를 국민에게 속이고, 이들과 함께 정권을 잡으려는 이들을 모두 종북세력으로 봐야 한다”며 “끝끝내 종북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겠다면 ‘종북세력에 기생하는 종북거머리떼들’이라고 부르겠다”고 못박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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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인턴 기자 tlstkdqkdw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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