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감사합니다!6·25 전쟁에 참전한 한 미국 참전용사가 당시 자신의 도움으로 화상을 치료한 한국인 '소녀'와 60년 만에 상봉했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상봉행사에서 리처드 캐드월러더씨가 '화상소녀' 김연순씨와 두손을 꼭잡고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3.4.1 ⓒ 연합뉴스 | ||
72세 '소녀', 82세 '미국 아버지'와 감격의 상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김은정 기자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심한 화상을 입었던 12살 소녀는 생명의 은인인 미군 병사와 60년 만에 다시 만나 감사하다는 말만을 되풀이했다.
22살의 앳된 병사에서 백발노인이 된 리처드 캐드월러더(82)씨와 그의 도움으로 치료를 받았던 '화상소녀' 김연순(72)씨는 1일 오후 서울의 한 호텔에서 감격적으로 상봉했다.
행사장 연단에 선 채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던 김씨는 막상 캐드월러더씨가 등장하자 계단을 뛰어내려가 그를 감싸 안았다. 김씨는 '미국 아버지'의 손을 먼저 잡아끈 채 연단으로 올라가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1953∼1954년 경기도 화성의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던 캐드월러더씨는 당시 심한 화상을 입은 채 어머니와 함께 부대를 찾은 12살의 김씨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당시 김씨의 치료를 위해 병원이 있는 부산으로 가는 헬기 탑승을 주선도 했다.
 |
||
| ▲ 60년을 기다린 만남6·25 전쟁에 참전한 한 미국 참전용사가 당시 자신의 도움으로 화상을 치료한 한국인 '소녀'와 60년 만에 상봉했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상봉행사에서 리처드 캐드월러더씨가 '화상소녀' 김연순씨와 포옹을 하고 있다. 보훈처는 이번 캠페인을 계기로 21개 한국전 참전용사협회와 함께 '60년 전 한국과의 인연 찾기' 캠페인을 더욱 활성화 시킬 방침이다.2013.4.1 ⓒ 연합뉴스 | ||
캐드월러더씨가 김씨를 가장 마지막으로 본 것은 1954년 봄께였다.
그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군용 트럭으로 이동 중이었는데 누군가 차창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더니 그 소녀가 있었다"며 "소녀는 (자기를 알리기 위해) 내 시선을 끌려고 치료자국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상황상 그들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캐드월러더씨는 손키스를 날리는 것으로 이별 인사를 대신해야 했다.
화상 당시 극심한 고통에도 결코 소리를 지르거나 우는 법이 없었던 강인한 소녀가 어떻게 사는지 궁금했던 캐드월러더씨는 최근 국가보훈처에 사연을 담은 영상 편지를 보냈다.
보훈처의 도움으로 이날 60년 만에 해후한 둘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
||
| ▲ 다시 만난 60년 전 인연6·25 전쟁에 참전한 한 미국 참전용사가 자신의 도움으로 화상을 치료한 당시 한국인 '소녀'와 60년 만에 상봉했다.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상봉행사에서 리처드 캐드월러더씨가 박승춘(왼쪽 두번째) 보훈처장으로 부터 감사패를 전달받은 뒤 '화상소녀' 김연순씨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3.4.1 ⓒ 연합뉴스 | ||
캐드월러더씨는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김씨를 잊은 적이 없었고 자식들에게도 김씨 이야기를 많이 했다"면서 "그 소녀는 진정한 용기와 인내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1985년 주한미군 오산기지에서 공군으로 근무하게 된 사위를 통해 이미 한 차례 김씨를 찾아 나서기도 했다"며 "그때 김씨 모녀와의 통역을 맡았던 '에이스'(백완기씨)를 만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떨리는 마음에 말도 제대로 안 나온다는 김씨는 "'미국 아버님'을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저를 여태까지 생각하고 찾아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씨는 당시부터 캐드월러더씨를 미국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했다.
김씨는 캐드월러더씨와 함께 방한한 아내에게 각각 고운 빛깔의 한복을 선물했다.
이들은 캐드월러더씨가 4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화성의 미군 부대 장소와 판문점, 전쟁기념관, 인사동을 함께 돌아볼 예정이다.
안보단체 블루유니온에서 운영하는
블루투데이 후원도 소중한 애국입니다
기사에 언급된 취재원과 독자는 블루투데이에 반론, 정정, 사후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권리요구처 : press@bluetoday.net
뉴스팀 blue@bluetoday.net
<저작권자 © 블루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