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입대 부사관엔 호봉 인정·진급 인센티브 학위 취득·교육 확대 등 제도적 보완 필요 군 경험·전문성 제시할 자기 계발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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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비역의 경우 중사 이상 전역자는 3주, 하사 이하 전역자는 12주의 양성교육을 받는다. 사진은 부사관 후보생들이 기관총 교장으로 이동하는 모습. ⓒ 국방일보 | ||
남자들이 전역한 뒤 꿈에서 입영 통지서를 받는다는 ‘악몽’은 유명하다. 그런데 자진해서 군대를 두 번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예비역 부사관 임관 제도가 그것이다. 이들은 전역 후에도 현역 부사관으로 군대를 두 번 가는 것이다.
예비역 부사관 임관 제도는 전역 당시 2년 이상 군복무를 했다면 만 30세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따라서 부사관 장기복무 선발에 비선되거나 병 전역 후 군생활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하는 예비역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 이들은 남들보다 더 무거운 후보생 계급장을 어깨에 달고 남들이 ‘악몽’이라 생각하는 것을 ‘기회’로 바꾸고 있다. 힘든 결정을 내린 만큼 육군에서도 호봉 인정, 진급 등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병력감축과 부사관 증원이라는 과제 앞에서 그들의 경험과 무거운 책임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예비역 부사관 정원과 장기선발 확대, 현재 예비역 대위에게만 적용되는 임관시 중사 계급 부여를 확대하는 등의 추가적인 조치가 이뤄진다면 더 많은 예비역들이 ‘악몽’을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다.
전역하는 부사관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 현재 추진되는 중사→상사 근속진급 제도는 부사관 사기 앙양과 직업 안정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방안이다. 그러나 계급정년은 상사 53세, 원사는 55세로 경제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전역하게 된다. 영사 계급 신설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년 연장으로 확대는 요원해 보인다. 2006년부터 5년간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육군 부사관의 재취업률은 40.4%에 불과하다.
부사관의 자부심과 긍지가 회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장기복무 부사관에 대한 군 복무 중 학위 취득, 사이버 교육 확대, 장교 위주의 각종 위탁교육이나 기업 직무연수 등에 부사관 참여를 검토하는 등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
그러나 제도적인 보완만 바랄 게 아니라 부사관 스스로도 부단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 단적인 예로 현재 학군 협약을 맺은 대학 부사관학과가 48개고 협약을 원하는 대학은 계속 증가 추세다. 그런데 민간대학에서 요구하는 예비역 교관들은 일정 학위나 교관 경력을 요구하다 보니 장교 출신이 선호될 수밖에 없다. 부사관을 교육하면서 예비역 장교를 뽑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사관들은 자신의 군 경험과 전문성을 전역 후에도 당당히 제시할 만한 자기계발 노력이 미흡한 게 현실이다. 대통령의 국정과제 발표에 따라 부사관학군단(RNTC) 설립이 검토되고 있는데, 전문 자격이나 학위 취득 등의 노력 없이 부사관의 역할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모든 부사관이 예비역이 되는데 군 관련 취업 분야에서 정년도 비슷하고 기본학력도 높은 장교에 비해 내세울 게 없다면 인생 2막은 두려운 미래일 뿐이다. 국방대학교는 2010년부터 부사관에게도 문호를 개방해 육군부사관학교 이동범 상사 등 현역부사관 3명이 올해 초 첫 석사모를 썼다. 이러한 제도는 계속 발전 중이다. 현재도 육군부사관학교 현역 부사관 5명이 야간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더군다나 민간대학은 계급을 따지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이미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나만 제도나 여건을 탓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육군부사관으로 세 번 임관 가능… 여군은 네 번까지 자격
현재 육군 부사관으로 세 번 임관은 가능하다. 여군의 경우 네 번까지도 가능하다. 현역 부사관 지원 자격이 만 27세까지인데 비해 중사 이상 예비역은 만 30세까지 지원 가능하다. 이 때문에 만 19세에 임관한 남군의 경우 의무복무기간 4년을 고려하면 세 번까지 가능하다.
지원자격만으로는 충분히 가능하지만 세 번씩이나 도전하는 부사관이 있을까? 동기들 중에는 빠르면 상사로 진급한 경우도 있는데 자기보다 훨씬 후배들과 함께 하사로 군생활을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2012년 2개 기수 160명이 임관했는데 이들 중 세 번째 하사 임관이라는 어려운 선택을 한 부사관이 있다.
육군28사단 정비대대에서 근무하는 이주혁 하사. 부사관으로만 군생활 만 9년차인 베터랑이다. 병참 특기로 2001년 임관했으나 장기복무에 비선돼 2005년 중사로 전역했다. 2007년 예비역 부사관으로 재입대했으나 또다시 비선돼 2011년 중사로 두 번째 전역했다. 2012년 10월 세 번째 임관, 만 30세로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이번엔 꼭 장기복무로 선발되고 싶다던 이주혁 하사의 꿈이 꼭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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