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예비군이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향토방위에 이바지함은 물론 친군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사진은 육군36사단의 여성예비군들이 사격훈련을 받는 모습. ⓒ 국방일보
섬세함 접목 민·관·군 가교역할 톡톡모녀에서 다문화가정 여성까지 다양
1989년 백령도에서 여성 예비군이 창설된 지 벌써 24년. 낯설기만 하던 ‘군복 입은 여자’들이 어느덧 우리 군의 주요한 한 축이 됐다. 우리 고장 지키기에 남녀 구별 없다는 말을 몸으로 실천하며 국토방위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군사 훈련은 남성의 몫’이란 옛 통념을 과감히 깨고 남성 못지않은 열성으로 훈련장을 누비고 있다.
▶평시 교육훈련 및 사회봉사, 전시엔 전투근무지원
여성 예비군들은 여성의 섬세함을 예비군 활동에 접목해 민·관·군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 각 가정의 버팀목인 여성들이 국가 안보와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며 국방 안보 참여의 모범적 모델로 정착하고 있다.
예비군으로 편성된 여성들은 남성과 똑같은 기본 물품을 지급받는다. 예비군 전투복과 전투화, 개인장구요대, 수통 등을 지급받고 연간 6시간의 예비군 소집 점검 훈련을 받는다. 이들은 남성예비군과 마찬가지로 예비군 훈련 응소 의무를 지닌다. 하지만 소집 불응에 따른 형사처벌 규정은 없다. 대신 예비군 편성에서 제외된다.
지난해에만 총 1600회 이상의 활동을 했다. 평시에는 향방작계훈련 참여는 물론 재난 재해 구호 활동과 각종 사회 봉사활동을 펼친다.
전시에는 동원 및 향방작전 간 급식 지원, 응급 구호, 후송 지원, 편의대 활동, 선무 활동 등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일부 부대에서는 야외기동 훈련과 서바이벌 장비를 활용한 모의전투 등 실전적 훈련을 받기도 한다. 육군 관계자는 “여성 예비군들의 훈련 집중도는 남성 못지않다”며 “이들의 열성은 사회봉사활동으로도 이어져 지역사회의 대군 이미지 향상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모녀부터 다문화가정 여성까지 인물도 제각각
여성 예비군은 20여 년의 역사만큼 구성원도 다양해졌다. 지원 동기도 다양하다. 여군이 꿈이었던 사람부터 입대한 아들 생각에 지원한 여성까지 펼치면 무지개 색깔만큼 각양각색이다.
온 가족 예비군부터 모녀·친구·선후배·동창이 함께 뜻을 모아 활동하는 이들도 부지기수다. 60세가 다 된 나이에도 참여해 지역애를 몸소 실천하는 이들도 있다.
다문화 가정 여성예비군의 등장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다양해지며 생긴 특징이다. 타국 출신 여성들이 한국을 제2의 조국이라는 신념하에 여성예비군에 지원하고 있다. 현재 1군사령부에 1명, 2작전사령부에 3명 등 총 4명의 다문화가정 여성예비군이 활동 중이다.
육군32사단 박영신(38) 금산군 여성예비군 소대장은 최근 동원훈련에 참가, 남자 못지않은 전투력을 과시했다. 박 소대장은 “이루지 못한 여군의 꿈을 이룬 것 같아 정말 기쁘다”며 “국방이 남성들만의 의무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열정을 갖고 예비군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전 급식 지원 전담 훈련에 참여한 길미숙(52) 씨는 “군부대를 돌며 미용 봉사를 하던 중 여성예비군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동업하는 친구와 함께 예비군 활동을 하며 작은 힘이나마 국가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국 140개 소대… 5200여 명 활동
현재 전국 각지에서 투철한 사명감으로 활동하고 있는 여성예비군은 약 5200명이다. 1989년 4월 25일 서해 최북단 섬 인천 백령도에서 최초 창설된 후 그 필요성 증대에 따라 확대되고 있다. 각 지역 군부대가 지자체에 협조해 소대 1개씩을 편성하고 있다.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가 지원 가능하다. 18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자가 많을 때는 사단 자체 심사를 통해 선발한다. 우리 군은 여성예비군이 국가 안보와 지역사회 발전에 주요한 중심이 되고 있다고 판단, 편성 확대를 추진 중이다. 각 시군구 1개 소대 이상 편성을 목표로 지속해서 창설하고 있다.
국방부 예비전력과 관계자는 “여성 예비군은 지역안보 도우미로서 지역과 함께하는 친군 이미지를 높임과 동시에 유사시 전투근무지원 분야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향방동원 때 전투근무지원 가장 큰 보람” -전군 최초 모녀 여성 예비군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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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군 훈련을 하며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다양한 훈련을 통해 향방동원 시 전투근무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보람된 일이지만, 장병 개개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받을 때 그 보람이 배가된다. 우리 평창 여성예비군은 평창대대 장병들을 위한 상담활동도 병행하고 있는데, 군 생활에 큰 용기와 격려가 됐다는 감사편지도 받았다.
- 여성예비군끼리 자매결연을 맺었다고 하던데?
우리 평창 여성예비군은 이천 여성예비군과 자매결연을 해 지역을 넘나드는 안보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 최초다. 두 여성예비군 소대가 봉사활동도 같이 하고 긴급구호활동이나 농촌체험도 함께한다. 최근에는 평창의 대표 행사인 효석문화제에 이천 여성예비군을 초청해 ‘메밀꽃 필 무렵’의 이효석 문화마을을 방문하며 뜨거운 지역사랑과 전우애를 나눴다.
- 여성예비군 활동을 통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생업과 가사에 바빠 일상을 쫓기며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하고 있는 예비군 활동이 또 다른 전투력 창출의 근원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자부심도 들고 삶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서 사랑받고 신뢰받는 예비군이 되도록 온 정성을 쏟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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